태국 북부여행을 마치고, 이제 2달간의 동남아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이제 이 길었던 여정을 마무리하기위해 태국 방콕을 다시 찾았다. 방콕에만 4번째 돌아오는데도 이 도시는 지루하지 않다. 치앙마이 아케이드 버스터미널에서 솜밧투어를 타고 10시간을 달려 아침 6시 56분 방콕 모칫 버스터미널(Mochit)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코를 골며 자는 아저씨때문에 역시나 잠을 못자 밤을 새서 나온터라 정말 피곤했다. 


머칫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러 가려하는데, 다시 등장한 시장에 잠시 당황했지만 그래도 능숙하게 길을 헤쳐나갔다.


2013년 10월 14일 6시 56분




어차피 지금 시간은 아침 7시. 택시를 타고 이동해도 마땅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래서 시내버스를 타고 느긋하게 카오산로드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이 버스타는 입구앞에서 치앙마이에서 헤어졌던 30대 여행객 오빠들을 만났다. 끄라비에 가기위해서는 에까마이 버스터미널로 가야해서, 모칫에서 어떻게 이동할지 고민중이셨다. 아무래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게 가장 나은 방법이겠지... 그래서 나혼자 카오산로드로 향하는 3번 시내버스에 올라탔다.





주변 상황을 잘 봐야하기때문에 버스 운전수 바로 옆자리에 짐을 내려놓고 앉았다. 이건 정말 잘한 일이었다. 엄청 많은 사람들에 버스에 올라타 서서 가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는데, 나는 이를 관망하며 앞자리에 편하고 느긋하게 앉아있을 수 있었기때문이다. 근데 이 앞자리가 내게 독이 되는 상황이 벌어질줄은 꿈에도 몰랐지...


태국 방콕시내버스 3번 모칫버스터미널 - 쌈쎈쏘이 24 6.5 THB (2013.10.14 기준 / 228원)





버스는 7시 10분 종점인 모칫버스터미널을 출발해 기나긴 여정을 하게 된다.





2013년 10월 14일 8시 30분


버스가 한참을 달려 8시 30분쯤 되서야 쌈쎈(samsen)로드에 들어섰다. 내눈에 Samsen 32 Alley 라는 표지판에 눈에 들어왔고, 이제 거의 다왔다는 생각에 느긋하게 앉아있으면 되었는데... 내 생각에 쌈쎈로드는 골목 골목 사이가 촘촘해서 금방 도착할거라 생각을 했던거다. 쌈쎈로드가 길고 커다란 도로일줄은 상상도 못한채로... 쌈쎈로드에 들어서자 방콕의 유명한 교통체증이 시작되었다.


나에는 그저 이른 아침이었지만 방콕 사람들에게는 출근시간이었던 셈이다. 쌈쎈로드에 들어섰으니 금방 내릴줄 알고, 내 황금같은 앞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내어주고 나는 가방을 챙겨 버스 뒷문 쪽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게 왠걸... 선풍기도 없는 이 오래된 버스는 교통체증에 꿈쩍도 하지 않는거다. 시간이 점점 흐르고, 서서 기다리는게 지루하다 못해 짜증이 나서 계속 발을 동동 구르자 옆에 서 계시던 현지아저씨가 어딜 가냐고 물어오셨다.


그래서 쌈쎈 쏘이2에 간다고 대답을 하니 '쏘이썽~'이러니까 4정거장 남았다하셨다. 버스로 4정거장이면 걸어가는게 더 빠르겠다싶어서 버스의 답답함을 못버티고 다음 버스정류장에서 내려버렸다. 엄청난 실수를 하였지....




버스 교통체증의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여기에서 경찰이 도로통제를 하고 있었기때문이었다. 지도를 보아하니 Royal Irrigation Dept Ministry of Agriculture라고 쓰여있는데 정부기관인 모양이었다. 태국의 높으신 분들이 일하는 곳으로 이들의 출근을 위한 차들이 오고다니니 도로까지 통제해가며 차량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시작된 끝도 없는 행군. 쌈센로드가 이렇게 긴것인가!! 아무리 걸어도 쏘이 2가 나오질 않는다. 이 사이에 대학교 2개를 지나고, 각종 학교를 지나니... 학생들이 도로에 많이 있어서 15kg 가방을 매고 걸어가는 나를 구경하기에 이르렀다. 진짜 땀은 비오듯이 오기 시작하고... 이미 내가 타고왔던 버스는 교통체증을 뒤로한채 지나치기에 이르렀다. 내가 미쳤지... 왜 일찍 버스에 내려서 이런 사서 고생을 하는가.ㅠㅠ





내가 걸어온 쌈쎈 쏘이 24에서 쌈쎈로드는 이렇게 쭈욱 펼쳐져있다. 걸어가는 동안 대학교 3개를 지나쳤다.





이렇게 자처한 아침의 행군은 9시 40분이 되어서야 쏘이 2에 위치한 지니네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하는 것으로 끝이났다. 다행이 아침에 문이 잘 안열려있는데, 문이 열려있어서 벌게진 얼굴로 1층 거실에 쓰러지니... 다들 어디서 오길래 힘들어하냐 물어오셨다. 신기한건 몇주전에 있었던 분들이 아직도 계시다는 점에서 깜짝놀랐다. "저 버스에서 잘못내려서 쌈쎈 쏘이 24에서부터 걸어왔어요.ㅠㅠ" 이랬더니 다들 또 놀래하시고, 아침부터 힘을써서 힘들어서 솜밧투어에서 주었던 빵을 꺼내 와작와작 먹었다.


체크인은 11시부터 가능하니 거실에서 쉬라고 하셔서 바로 가방 내려놓고, 쓰러짐 모드.... 왠 개고생이야 이게...ㅠㅠㅠ

이날의 교훈. 모르는 길에 무턱대로 내리지 않는다. 내가 생각한것보다 방콕은 크고 멀다. 아, 나의 3번 버스는 유유히 카오산로드를 지나 내려갔겠지... 모칫터미널에서 3번 버스를 타면 이렇게 긴 쌈센로드를 지나 카오산로드 인근까지 갈 수 있다. 아주 긴 시간동안 버스를 타면 말이다.




블로그 이미지

silverly

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