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비자센터에서 비자신청후에 시간이 많아 남아서 예방접종 주사를 맞고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5일간 인도여행을 다녀오셨던 지인, 그리고 현재 인도에서 6개월간 일하고 있는 대학교후배에게 물어보았다. 인도에 갈때 예방접종을 맞아야할까? 15일간 여행을 다녀오셨던 언니는 예방접종 그런거 없이 잘 다녀오셨다고 한다. 하지만 나의 상황과 비교하기엔 여행일정이 짧다. 특히 음식 입맛에도 잘 맞아서, 설사병하나 걸리지 않고 무사히 잘 다녀오셨다했다. 그래서 현재 남인도 쪽에서 일하고 있는 대학후배에게 물어보았다. "인도에 갈때 예방접종했어?"


대답은 이러했다. "저는 하나도 안맞았는데, 대부분 파상풍 주사는 맞고와요. 저도 파상풍 주사는 맞고 오는게 좋을 것 같아요. 워낙 건물이 오래되고 녹슨 못이나 철구조물이 노출 되어있는게 많아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피부가 긁혀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결정했다. 파상풍 주사는 맞고가기로.


인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질병이 여행자 설사. 하지만 현지에서 지사제를 구입해 먹으면 낫는다더라. 드물게 말라리아, 콜레라, 광견병이 걸리기도 하는데 보통은 A형간염, 파상풍, 장티푸스 주사를 맞고 떠난다고 했다. 인도 예방접종의 3종 셋트가 결성되는 순간이었다. 예방접종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한참을 고심하다고 결국 맞고 가기로했다. 나는 오래 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는 동안에 아프긴 싫더라.


서울 한남동에 있는 인도비자접수센터에서 420번 버스를 타고, 서울특별시 동부병원으로 바로 갈 수 있길래 버스를 탔다.



A형간염은 병원에서 접종가능한 백신인데 서울특별시 동부병원에서 저렴하게 맞을 수 있다는 정보가 많았다. 대게 5~8만원 정도인데 이곳에서는 약 36000원. 그리고 파상풍은 28300원. 뭐 이게 확실히 저렴한 가격인지는 직접 비교해보지 않았지만, '그렇다더라... 이왕 서울에 온김에...' 라는 생각에 이곳에서 예방접종을 맞기로 했다. 버스가 바로 병원앞이 아닌 사거리에서 내려 걸어가는 와중에 어떤 행인분이 내게 물으셨다. "서울 동부병원이 어디에요?"

"저도 가는길인데 같이 가세요." 나도 여기 초행길인데, 지도어플대로 이렇게 가서 저렇게가면 있을것 같다고 이야길 했더니 "여기서 독감주사 싸게 맞을 수 있거든. 작년에 왔었는데, 기억이 안나네... 호호. 점심시간 되기전에 서둘러 맞으러가요." 라 하신다. 그리고 병원간판을 발견했다.





나도 이곳 병원의 전경사진을 찍게 될 줄이야. 

인도여행을 준비하는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진 병원이다. 예방접종을 위해서 -!




우선 접수를 해야하는데, 번호표를 뽑았더니 함께온 아주머니가 "예방접종기록지 써야해." 하시며 왼쪽에 따로 마련된 데스크에서 기록지를 챙겨다주셨다. 뭔진 모르겠지만 기록지를 쓰는데 아주머니가 독감주사가 저렴하다는 이야길 하셔서 왠지 독감주사도 맞아야할것 같은 기분에 기록지에 인플루엔자(독감), 간염(A)에 체크를 하고 파상풍도 같이 적어 놓았다. 




그리고 독감 주사를 맞은 2일뒤에 나는 감기에 걸렸지...




접수를 하고 가정의학과로 갔는데... 아뿔싸 1시 30분까지 점심시간이라네?





그리고 독감예방접종 시즌이라서 가정의학과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다행히 접수한 순서대로 컴퓨터로 등록이 되어있기때문에 차례대로 간호사 언니가 불러서 체온을 재고, 주사를 놓아주신다고 한다. 나는 기록지에 독감 주사 외에 A형간염과 파상풍을 같이 적어두어서 다른사람들과 다르게 의사선생님과 면담을 해야했다.


"김지나님, 독감주사 맞으러 오셨어요? 체온 재볼께요."

"저 A형간염이랑 파상풍 주사도 맞으러 왔는데요."



그러니까 주변에 앉아 계시던 아주머니들이 쑥덕쑥덕... 파상풍은 어쩌구 저쩌구... 





내가 기대했던건 바로 예방접종 카드를 적어주신다는 거였는데 그런거 없이 나와 면담을 한 의사샘은 딱히 별거 안물어보셨다. "다른 주사 맞으실 거 있으세요?" "다음주에 보건소가서 장티푸스 맞으려구요." "A형간염은 6개월 뒤에 1번더 맞으시면 되는데, 이번에 백일해도 같이 맞으니까 다음에 맞을때 기억해 두었다가 이야기해주시면 되요. 오늘 주사 맞고 열오르고 힘들면 감기약 먹으면 됩니다." 


암튼 굉장히 쿨한 면담을 끝내고, 나는 이곳에서 주사를 맞는게 아니라 수납처에서 수납을 한뒤에 주사실에서 주사를 맞으라고 하신다. 수납처에가서 계산을 하니 A형간염, 파상풍, 독감주사를 총 77,630원에 결제를 했다. 뭐긴 몰라도 이게 저렴한건가보다. 어떤 병원은 A형간염 주사 1회 맞는데 8만8천원이라고 하니...



-A형간염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되거나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함으로서 전달되는데, 2시간마다 어지러움.구토.복통.고열.식용부진.황달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고 한다. 요즘 10~20대는 항체가 거의 없어서 대부분 항체검사 없이 바로 예방접종을 맞는다고 한다. 처음 접종뒤 6개월뒤에 2차로 접종해야 100% 항체가 생긴다고?


-파상풍 DTaP 주사는 디프테리아와 백일해가 포함된 혼합백신이라고 하는데, 오염된 상처를 통해서 옮게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인도에 긁힐게 많은것 같으니 파상풍은 맞고 가는 쪽으로...


주사실에 앉아서 왼쪽팔엔 A형간염, 오른쪽 팔엔 독감과 파상풍을 맞았다. 독감주사는 꼬꼬맹이들도 맞고 갈정도로 아무런 느낌이 안나는데 A형간염은 맞고서 깜짝 놀랐다. 내가 레고가 되는 기분이었다. 주사 맞을때 약이 들어오는 기분이 느껴져서 가만히 있다가 "으억-" 이라고 소리를 내니까 간호사 언니가 웃으신다. 그리고 스티커를 붙여주시는데, 직접 누르라 하셨다.ㅋㅋㅋㅋ 집에 가려고 옷을 입고, 가방을 챙기는데 주사 맞은 팔쪽의 움직임이 신경쓰였다. 


집에와서는 주사 맞은 부위가 아파서 이틀 정도는 꼼짝을 못할 정도였다. 잠잘때도 팔이 눌리지 않게 정자세를 유지했다. 좀 오버같긴 한데, 그만큼 내가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백신주사를 맞아서 그랬던것 같다. 끙끙... 이제 다음주에 장티푸스 맞으러 보건소에 가봐야지.





(+) 출발D-9 보건소에서 장티푸스 예방접종 2014.10.28




장티푸스 주사를 맞기위해 대전 서구보건소를 찾아갔다. 장티푸스는 보건소에서 맞을 수 있다고 했으니 9시~18시사이에 방문하면 된다. 예방접종은 2층이라 하길래 바로 계단으로 올라갔는데, 1층에서 먼저 수납을 해야했다. 불쑥 번호표를 뽑긴했는데 다른 사람들을 보니 예진표를 작성하더라. 그래서 순서가 엉망진창 꼬여서는 어찌저찌해서 주사를 맞았다. 주사는 순식간에 쑤욱 들어오고, A형간염에 비하면 전혀 아프지 않았다. 그리고 귀여운 뽀로로 밴드를 붙여주셨다. 보건소는 아이들이 많이 오는가보다. 장티푸스 주사 4040원으로 알고갔는데, 4400원이었다.





주사맞기전에 의사선생님이랑 잠시 상담을 했는데, 부작용이 없으니 바로 맞으면 된다 하셨다. "여행 2주전에 맞으면 좋은데..." 라고 하시길래 "저 다음주에 출국하는데요?"라고 화들짝 놀라며 말하니 "그래도 상관없다."라 하신다.


- 장티푸스는 보균자의 소변이나 변으로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먹으면 감염되고, 더러운물로 인한 음식류들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증상은 잠복기를 지나 고열, 복통, 두통, 피로감 그리고 성인은 변비를 호소한다고 한다.



장티푸스는 혹시나 길거리 음식이나 물을 잘 못사먹을까봐 걱정이되어...

예방접종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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