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여행왔으니 마사지(massage)를 받아봐야하지 않겠어?


길거리 마사지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는데, 아무래도 첫날 치곤 많이 걸어다녔다. 걸어서 왕궁- 왓 포 - 왓 아룬의 일정을 소화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알것이다. 내 다리가 아닌것 같은 기분. 평소에 운동도 잘 안하니 괜시리 발이 고단해졌다. 아무리 휴족시간 파스를 붙인들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기분이다. 이대로 숙소에 돌아가 침대위에 앉아서 쉰다 한들, 촉촉히 이슬비가 내리는 이 기분이 영 아니올시다. 그래서 카오산로드에서 제일 규모가 큰 마사지샵 Charlie Beauty Salon Massage & Spa 를 기웃거리게 되었다.





비가 좀 내리는데도 안쪽에서 닥터피쉬를 즐기는 사람들,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긴 사람들 그리고 길 밖엔 발 마사지를 받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분위기다. 직원들도 정말 많고, 카오산로드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다.





오늘 혹사한 발에게 30분간의 휴식을 주기로 했다.



Charlie Beauty Salon Massage & Spa 발 마사지 30분 120 THB (2013.8.14 기준 환율 35 / 4200원)





우선 안쪽 카운터에 들어가 원하는 마사지를 고르라고 표를 건네 준다. 발 마사지 30분만 한다고 계산을 한뒤 지정해주는 마사지사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완전 길가 밖에 있는 분홍색 자리를 보여주더니 앉으라 한다. 아직 길가엔 비도 좀 내리는데 너무 대놓고 길가에 앉나 싶다가도 그냥 앉았다. 왕궁패션을 하고 있어서 긴 바지를 입고 있었기때문에 무릎위까지 접어서 올렸다. 아니 이런? 마사지사가 남자다. 살짝 당황하긴했다. 그리고 나는 아쿠아슈즈를 신고 있었는데, 빗물에 젖어 다리가 퉁퉁 불어 있는게 아닌가? 내 발을 보고 괜히 내가 부끄러워졌다. 목욕탕에 다녀온 듯한 불어 있는 발이라니...





내가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며 구경을 하니 와이파이가 된다고 이야길 해주셨다. 그냥 이 상점앞에 있으면 잡히는 와이파이라 누구든지 사용이 가능한 것 같다. 내 옆엔 완전 엘프 커플이 앉아 있었고, 안쪽은 한국인 2명이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옆에 두분은 어찌나 다리도 길쭉길쭉 한지. 안쪽에 계시던 한국분들은 등에 헤나를 하셨는지 옷을 올리고 계셔서 내가 조금 민망했다. 두분이서 옆에 앉아있는 서양인들 외모에 대한 폭풍 칭찬을 하시길래 나도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맞장구를 칠뻔했다.


마사지사들은 앉아서 서로 수다를 나눈다. 내 이야기를 해도 전혀 못알아 들으니 도통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르겠다. 손님한테는 관심이 없이 자기들끼리 수다를 떠느냐 바쁘다. 





갑자기 두 엘프들이 자리에 앉더니 어깨 마사지를 받는다. 마사지 받는게 제법 익숙한 서양인들이었다. 이후 내게 다가올 비극을 알지 못한채... 구경하고 있는데 내 발 마사지를 하던 마사지사분이 자리에 앉으라는 거다. 나는 발 마사지만 받으려고 한건데? 발마시를 하면 서비스로 어깨를 마사지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세상에... 내가 제일 약한 부분이 어깨다. 하도 뭉쳐있어서 더 이상 손도 댈 수 없을 만큼 아픈 부분이 어깨란 말이다. 마사지사분이 어깨를 잡자마자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웠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내가 아프다고 찡찡대자 살살 마사지를 해주시곤, 다시 의자에 앉혔다. 옆에 있던 두 엘프들이 날 구경했다. 마사지에 아파하는 동양인 처음봐여?







발은 쪼리모양대로 타서 자국이 남아있고, 마사지사분은 열심히 내 종아리의 알을 다 풀어 버릴듯이 마사지를 해주신다. 친구들이 카톡으로 '뭐하고있어?' 라고 물어보길래 이 사진을 보내줬더니 '아주 호사를 누리고 있구만?' 이런 반응이었다. 길바닥에서 이러고 있는데 호사처럼 보였니?ㅋㅋ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네들에겐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길가에 앉은 자리는 그야말로 카오산로드를 걸어다니는 여행객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는 자리다. 다 나를 구경하고 지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참으로 부담스러운 자리.



발마사지 30분을 받아본 소감은... 이날 다리 아픈거 없이 푹 잠을 잤으니 풀어주긴 잘한것 같다. 마사지를 잘 했다고는 말하긴 어려운데, 처음에 다리에 바르는 마사지 오일에 대한 낯선 경험과 아저씨가 다리를 주물럭 거리니 약간은 부담스럽다는 많이 느꼈기때문이다. 이런 내가 다음날 전신 오일마사지를 받게 될 줄이야 ㅋㅋㅋ 그냥 한번쯤 경험해봐도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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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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