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들이 일부러 찾지 않지만 카오산로드를 방황하다 가게 되는 파쑤멘요새(Phra Sumen Fort). 방람푸시장을 둘러보고선, 아침으로 뭘 먹을까 고민하며 지도를 펼쳤더니 로띠마타바라는 음식점이 딱 눈에 들어오길래 이곳에서 뭘 좀 먹어야겠다 싶어서 찾아갔더니 9시부터 문을 연다고 한다. 물론 문을 열고 직원들이 준비를 하지만 손님은 받지 않는다. 가게 앞을 기웃거리다가 길 건너에 있는 흰색 건물을 발견하고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바로 파쑤멘요새다. 방콕 여행중에 밤늦게 돌아다닐때에도 파쑤멘요새앞을 으레 지나가게 된다. 바로 수상보트 선착장 파아팃 바로 위에 있기때문이다. 파아팃에서 보트를 타고 내려 쌈쎈로드로 가는 방향엔 항상 노란 조명을 받은 파쑤멘요새를 만나게 된다. 





파란하늘 아래 흰 구조물. 세월의 흐름을 반영하듯 검은때가 낀 모양새이지만, 230년 정도의 역사의 오래된 건축물이다. 1782년 라마 1세가 수도를 톤부리에서 방콕으로 이전하며 14개의 요새를 만들었는데, 현재 남아 있는 요새는 이 파쑤멘요새와 민주기념탑 인근에 있는 마하깐요새라고 한다. 가만보니 운좋게 두 요새를 걸어서 지나가는 동안 둘러보았네? 다음에 마하깐요새도 소개하겠다.





파쑤멘요새는 싼띠차이쁘라깐 공원(Santichai Prakan Public Park)과 함께 있다.

 아침에 찾아갔는데, 운동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보이고 굉장히 평화로운 곳이었다. 술과 담배는 이곳에서 금지!





공원의 수목을 하나하나 관리하는지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뭔가 평화로운 대학 캠퍼스에 와 있는 기분도 들고?






내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구경하자 이 곳을 지키는 관리인(?) 분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를 크게 틀기 시작했다. 오, 딱봐도 한국인 처럼 보이나보네? 하지만 아는체 하지 않고 공원을 지나다니기로 했다. ㅋㅋ





평화로운 아침이다.





아,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사건. 책을 가지고 나올껄. 이렇게 평화로운 아침을 공원에서 맞이하리란 생각을 하지 못했다. 역시 서양인 분들은 어디서나 책을 읽을 준비가 되어있다.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라니... 밤이면 흥겹게 변하는 카오산로드 인근에서 이렇게 조용한 곳을 찾기 힘들텐데 싼띠차이쁘라깐 공원은 방콕에서의 여유를 선물한다.





공원 끝은 바로 차오프라야강과 맞닿아 있다.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을 했다.






아까 <강남스타일> 노래를 틀며 나를 발겨주던 관리자분이 다가오더니 어디서 왔냐고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굉장히 반가워한다. 아까 노래에 반응을 안해서 다른 나라 사람인지 서로 궁금해 했던 모양이다. 벤치에 앉아서 멍때리는 나를 되게 심심하게 보았는지 공원 이것저것을 설명해 준다. 마침 차오프라야강에서 기다란 조정보트가 지나가고 있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탄 조정보트였는데 내일 경기가 있어서 사람들이 연습하고 있는 거란다. 내일 보러오라고 이야기도 해주신다.


뭔가 이 공원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뜻밖의 여유와 호의.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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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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