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이 트래픽잼(traffic jam)이 심하다고 하던데 내가 그 속에 경험하게 될줄 꿈에도 몰랐다. 트래픽잼은 교통체증을 말하는데, 서울이 아닌 평화로운 대전에 사는데다가 지하철로 왔다갔다거리는 나는 차막힘에 대한 경험이 그다지 많지 않다. 가끔가다 서울역과 신도릭역, 강남역의 패닉을 경험하고 신기하다는 듯이 SNS에 업로드하면 서울 친구들이 냉소적인 반응. "촌스럽게 왜그래. 평소보다 사람이 별로 없는것 같은데?" 라는 반응을 겪어왔으니 말이다.


첫번째 경험은 씨암쇼핑몰에서 카오산로드가있는 방향으로 이동하기위해 15번 버스를 탔는데, 진짜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하는데 트래픽잼에 걸린거다. 신호등 불이 켜지는건지 안켜지는건지 버스가 그자리에 서서 1시간을 움직이지 않았다. 세상에 거짓말 보탠것도 아니라 진짜 1시간이 훌쩍 넘었다. 내가 이 버스안에 왜 앉아있는가 무념무상에 빠져들때쯤 버스가 움직이더라. 더군다가 팬도 없는 버스여서 온갖땀을 다 흘리며 앉아있던 추억하나. 그리고 세번째 경험은 치앙마이에 다녀온후 머칫 터미널에서 버스타고 쌈센로드로 가고있는 와중에 트래픽잼에 걸린 것. 4정거장만 가면 도착한다길래 금방 걸어갈줄 알고 버스가 답답해서 내렸더니 걸어서 1시간 걸리는 거리였다. 와 진짜 아침부터 15kg 배낭가방 메고 행군을 했다. 네번째는 모든 여행을 마치고 수완나품공항으로 가던 ARL에서... 나는 이 사람들이 전부 공항으로 가는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내가 탄게 시티라인인걸 깨달았고 공항 전전역이 되어서야 사람들이 내렸다. 완전 짜부되는줄 알았던 마지막 태국의 기억. 지금 이야기는 두번째 트래픽잼 상황.




평화롭게 씨암 쇼핑몰일대를 돌아다니고 숙소가 있는 룸피니공원으로 가려하는 상황이었다. 

아침에 47번버스타고 왔던 그대로 다시 돌아가려던 길이었다. 마분콩 건너편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중.




생각지도 못했는데 내가 기다리던 시간이 오후 7시. 방콕 사람들도 퇴근길이라 붐빈다는 러시아워였던 거다. 진짜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세월아 네월아 오질 않는거다. 근데 재미있는건 사람들은 으레 그런다고 생각하는지 대부분 의자에 앉아서 휴대폰을 보며 평화롭게 기다린다. 성질급한 한국인인 나는 왜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인지 분통이 터졌지만... 나름 평화롭게 기다리고자 마트에서 장봐온 비닐봉다리는 팔랑팔랑 흔들며 주변 사람들 구경을 했다.


방콕에서 조금 멀리 교외로 가는지 미니버스들이 줄지어 서있고 사람들이 잽싸게 버스를 타는 모습도 보이고 방콕의 색다른 풍경에 흥미로워하고 있었는데... 버스를 기다린지 40분이 지나가자 이건 아니다싶은거다. 알고보니 버스가 트래픽잼에 걸려 도로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었던거다. 그러니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은 그 버스가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는거지뭐.


내가 왜 바보같이 여기 더 서있어야 하는가 싶어서 얼른 구글지도를 켜서 다른 버스 노선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부질없는게 그 정류장에 오고가는 버스가 진짜 몇대 안될정도로 어떤 버스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대충 3~4개의 다른 버스노선을 확인을 하니 내가 가려는 정류장에 서는 버스가 없어 최대한 룸피니공원쪽으로 가는 버스를 아무거나 타기로했다. 역시 스마트폰 하나면 무서울게 없다.





결국 생각지도 않았던 52번버스를 타고 룸피니공원으로 향했다. 이 버스는 종점이 룸피니공원이라서 정류장에 모든 사람이 다 내리는 버스였다. 심지어 에어컨버스라서 쾌적함을 자랑했고, 사람도 별로 타지도 않아서 자리도 많았다.


방콕 대중교통 52번 버스 11 THB (2013.8.14 기준환율 35 / 385원)




이젠 익숙해지려고 하는 HSBC 은행앞. 내가 내린 52번 버스 정류장앞이 내일 캄보디아 국경으로 가는 카지노버스 탑승 위치란 사실 ㅋㅋㅋ 여기서 걸어서 다시 숙소로 가는길은 10분 정도걸리는 데다가 이미 전날 걸어본 경험이 있어서 두렵지도 않았다. 겨우 숙소로 돌아오면서 교통체증이 정말 지긋지긋 하더라.




방콕의 밤은 평화롭게 마무리.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은 택시비가 아까워 버스를 타다가 이런 경험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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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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