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에서 3층 성소 입장금지를 겪고나서 앙코르와트 유적내에 있는 경찰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찾아간 쁘레아칸(Preah khan). 원래 앙코르와트 유적지내에 가이드를 자처하며 관광객들에게 달라붙는 어린이들이 많다고 듣긴했는데, 그런 캄보디아 아이들을 관리해야할 경찰들이 관광객들을 따라다니며 가이드를 해주고 팁을 달라고 하는 부패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여즉 그 경찰아저씨의 얼굴이 계속 생각나서 내 기억속에 쁘레아칸은 별로 기분좋은 곳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이드없이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꽤나 복잡한 구조의 쁘레아칸에서 길을 잃고, 유적관리 경찰을 만나 탈출하고 팁을 얹어주기도 한다는데... 그런 쁘레아칸을 찾아가보자.



10시 51분

앙코르와트를 구경하고 나서 뚝뚝이를 타고 빅투어 코스대로 쁘레아칸으로 향했다. 앙코르와트에서 쁘레아칸으로 가기위해서는 앙코르톰을 지나게 되어있었다. 꽤 먼거리를 뚝뚝이를 타고 이동하는 셈이다. 어제보았던 앙코르톰의 풍경이 이어지면서 한번씩 복습을 해보아도 좋다.







쁘레아칸 입구앞이라며 서쪽탑문쪽에 내려주었다. 제법 기다란 나무길을 따라 들어가야 유적지가 나온다고 한다. 입구앞에는 지뢰를 밟은 군인들이 모여서 악기를 연주하는데, 관광객들이 지나가면 경쾌한 음악을 연주한다. 그게 정말 사람이 지나가면 잽싸게 연주를 시작하고 그들이 멀어질때까지 끝까지 연주를 한다. 이런 분들이 제법 입구 길이가 긴 곳에 많이 계셨다. 그리고 캄보디아 어린이들도 1달러를 외치며 다양한 물건을 파는것도 꼭 보이는 풍경이고.





그런 무리들을 적당히 무시하고 잽싸게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천천히 걸어오던 J언니가 핀(뚝뚝이 기사)이 파인애플을 사줬다면서 나눠주셨다. 우리가 파인애플을 구입하면 비싼데, 캄보디아 현지인인 뚝뚝이 기사가 구입하면 가격이 달라진다고 한다. 파인애플 꼬치 4개를 3000리엘(0.75달러)에 구입해서 우리에게 먹으라고 건네줬다. 아마 우리가 구입했다면 2개에 1달러 정도에 구입했을텐데... 현지인과 관광객의 물가차이가 상당하다.





쁘레아칸(Preah khan)은 크메르어로 신성한 칼이라는 뜻의 불교식 사원이다. 크기가 제법 커다란 사원이었다. 

성벽이 4개로 되어있는 두툽한 외벽이 있지만 많이 훼손되어서 지금은 나무들에게 자리를 내어준것 같다.






서쪽탑문 입구로 들어가는데 수문장들의 목이 잘려져있다. 







서문으로 곧장 들어와 중앙 성소로 들어오니 금나무 2개가 놓여진 스투파가 나온다. 중요한건 이곳이 바로 유적관리 경찰의 영업장소의 시작이다. 성소 틈새로 들어오는 빛을 이용해 기념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접근을 한다. 손을 위로 올리고 스투파를 잡는 형태로 기념사진을 찍어주겠다면서 카메라를 달라고 하고, 그리고 이어 쁘레아칸 사원에 대해 줄줄이 영어로 이야기를 하며 가이드를 시작한다. 이들은 쁘레아칸을 빠져나가는 출구에서 팁을 요구하는데, 그 사이 쁘레아칸 곳곳의 이것저것을 설명해주고 사진 포인트를 알려주고 찍어주기까지 한다. 난 이런 친절이 불편하게 느껴져서 인상을 찌푸리곤했는데 이들의 설명을 듣고자하는 분들도 제법 많았던 곳이다. 포토스팟을 찾아 생각보다 기가막힌 기념사진을 찍어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서진 돌석상 위에서서 사진을 찍는건 좀 아니잖아...;;






함께 다니던 Y오빠는 결국 경찰 한분에게 팁을 주기로하고 쁘레아칸 곳곳을 안내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도 오빠를 따라다니며 그냥 둘러봤으면 놓쳤을만한 다양한 부조들을 보게 되었다. 







Y오빠와 유적관리 경찰분. 정말 이곳저곳 쁘레아칸의 포토스팟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주기위해 부지런히 데리고 다니셨다.






무희들의 광장. 함께다니던 경찰분이 압사라 모양으로 포즈를 잡으라고 하셨다. 이곳은 궁중연회가 개최되었을때 무희들이 춤을 추었던 장소였다고 하니 기념사진 포즈로 압사라 만한게 없었을텐데... 그 경찰분은 내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포즈를 잡으라 설명을 했다. 이때 찍은 사진에 내 표정은 정말 하기싫어하는 표정이어서 할말을 잃었다.







밖으로 빠져나오니 쁘레아칸의 멋진 풍경이 이어진다. 졸졸따라다니며 사진을 찍어주던 경찰분이 우리에게 팁을 요구했다. 손가락 5개를 펴며 5달러를 달라고한다. 보통 1~2달러를 내준다고 하는데, 우리에게 사정사정을 하며 달라고 하신다. 딱잘라 2달러를 손에 쥐어드렸더니 환하게 웃으시며 잘가라 인사를 하신다. 좋은 풍경과 유적앞에서 괜시리 기분이 가라앉았다. Y오빠랑 이야길 하면서 "아까 앙코르와트 3층 성소는 돈 안냈잖아요. 왜 여기서 경찰한테 돈을 쥐어준거에요?" 라고 물었더니 "그래도 적당히 돈을 쥐어주고 설명듣는게 나쁘진 않잖아. 얼마나 노련하게 사진을 찍어주냐?" 라는 말로 돌아왔다. 이렇게 캄보디아의 부패에 일조를 한 기분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위해 뚝뚝이로 돌아오면서 핀에게 파인애플 잘먹었다는 인사를 건넸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뚝뚝이 기사에게 미안해진다. 누군 관리직으로 돈을 버는데, 누구는 열심히 일하는 처지가 별반 다른것 같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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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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