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까지만해도 아직 배낭여행자들의 숙소잡기 스킬에 익숙치않았던 때라... 모든 숙소는 예약을 통해 찾아가야한다는 그런 고정관념이 있었다. 비수기라면 발품을 팔아 숙소를 잡아도 되는데 말이다. 캄보디아 프놈펜 올림픽경기장 근처에 숙소를 잡아야해서 아고다를 뒤적거리다가 결정한곳이 스타우드인(Star Wood Inn)이다. 호텔이라하면 호텔이긴한데... 저렴한 도미토리를 잡아도 되긴하는데 5일간 숙박을 하면서 가방이나 짐을 놓고 다니기 편해야하고, 한국어교육봉사를 할 예정이라 숙소에서 만큼은 편히 쉬고싶다는 생각이 들기도해서 1인실을 과감히 쓰기로 했다.





리버사이드에 있는 카모리백팩커호스텔에서 141번도로에 있는 스타우드인까지 걸어가려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15kg가 넘는 배낭가방을 등에지고 땀을 뻘뻘흘리며 갈생각을 하니 끔찍한거다. 내가 왜 걸어갈 생각을 하느냐하면... 프놈펜에 도착했을때 숙소로 이동하는데 뚝뚝이 기사들이 5달러를 불렀다. 미친 가격...;; 그래서 뚝뚝이 기사들이 " Lady~" 라고 부르면 지레 겁을 먹고 피하며 걸어다니곤했는데... 프놈펜에서 배낭가방을 매고 돌아다니는 여행객을 한명도 못봤을 정도로 다들 뚝뚝이를 탄다. 그래서 이번엔 가방도 무거우니 뚝뚝이를 타야겠다고 생각하며 호스텔을 나섰는데 입구앞에 서있는 뚝뚝이 아저씨가 어디가냐고 물어왔다.


각각 호텔이나 호스텔마다 연결되어있는 뚝뚝이들이 있어서 자릿세같은걸 넘겨주나보다. 그래서 호스텔측에서도 자신들과 연계된 뚝뚝이를 소개해주곤하는데 이 아저씨가 그런 뚝뚝이 기사였던 모양이다. 2달러를 부르시길래 고개를 끄덕이며 올라탔다. 가방을 내려놓고 편히 갈 수 있으니 좋았다. 


뚝뚝이에 올라타서 스마트폰을 만지지말라고 하는데, 옆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채갈수있으니 주의를 해야한다. 

진짜 그런일이 빈번하게 있는 모양이다.





오래 걸리지않아 프놈펜 141번 도로에있는 스타우드인 호텔에 도착했다. 그래서 결정을 쉽게 내렸는데, 나중에 여행끝나고 생각해보면 그냥 주변에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어도 괜찮았을꺼란 생각이 들긴한다. 암튼 아고다에서 5박을 미리 예약하고 방문했다. 그래도 호텔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그런지 가격이 좀 나갔다. 



아고다 스타우드인 스탠다드싱글 5박 87715원 (2013.9.9기준 / 실 결제금액 89872원)

= 1일 17543원 (약 17 USD)



호텔프론트에 있는 직원이 매일같이 어디가냐 물었다. 2명이 번갈아가며 물으니 3일째 되니까 귀찮아졌다. 나보고 킬링필드안가냐고 계속 물어왔는데, 아마 이곳에 일하는 뚝뚝이랑 연계해서 보낼 생각이었나보다. 나는 한국어교육 봉사를 하러 와서 이 앞에 있는 파고다에 가야한다고 이야기를 하니 쉴때 다녀오라고 계속 말을 걸어왔다. 저녁에 방에 들어왔다가 다시 나갈때에도 어디가냐고 물어왔다. 친구만나러갈껀데? 럭키마트갈껀데? 이때마다 내가 걸어간다고 이야기를 하자 나중에는 나에게 뚝뚝이 타라는 말도 안걸어오더라.





내가 배정받은 3층의 방. 스탠다드 싱글룸이 맞는가 싶었다. 베개가 2개라서.

어쨌든 수건도 2개가 있길래 널찍한 침대도 쓰고 괜찮다싶었다. 에어컨도 빵빵하지~ 

도미토리를 쓰다가 혼자만의 공간이 생기니 좋네.





입구 문에 안내문구가 쓰여있는데, 마지막에 두리안을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실제로 두리안 금지 공지를 보니 제대로 동남아에 온 기분이 든다.




호텔이라고 칫솔, 치약, 빗, 비누들이 갖춰져있다. 

이건 나중에 예비용으로 쓴다며 가방에 쑤셔넣었는데 청소할때 리필해줄줄 알았더니 

내 목욕용품이 늘어져있는걸 보고 다시 가져다주진 않더라.





이곳이 내게 휴식처가 되었던건 이렇게 LG TV가 달려있었고, 한국드라마가 나오는 채널이 있었다는거다.

근처에있는 왓 모하몬트레이에서 한국어 교육봉사를 끝내고 5분정도 걸어서 숙소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 TV를 보았다. 여기서 보았던게 드라마 <유령>. 이건 한국에서 챙겨봤었기때문에 복습하는 과정이었고. 대박 신기한건 한국에서 방영중이었던 <주군의 태양>을 바로 볼 수 있었다. 전날 방송분이 다음날 캄보디아에서 영어 자막으로 볼수 있으니 얼마나 신기하고, 글로벌한 세상인가 실감했다. 내가 캄보디아에서 <주군의 태양>을 볼줄 알았겠는가?





그리고 MTV 채널에서 한국 뮤직비디오가 얼마나 나오던지, 그야말로 한국에 있는 기분이 든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뮤직비디오를 많이 보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때가 2013년 9월이었는데, 8월에 나왔던 엑소의 으르렁이 정말 지겹도록 나왔다.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그리고 한국 가요들을 이렇게 자막으로 깔아서 노래방처럼 보여주는데...


엑소 MAMA가 나올때 찍어놓았던게 있더라. "Dwendago malhaeyo Mama. Mama.(된다고 말해요 마마. 마마.)" 

으엉, 해외팬들 짠내난다. 발음이 얼마나 어려울까.





요건 문을 다 열어놓고 청소하길래 스윽 들어가서 본 다른 방들. 여긴 트윈베드룸같았다.





여긴 더블 베드룸.





더블베드룸에 있던 TV는 벽에 붙어있는게 아닌 브라운관 TV였다. 고로 내가 쓰던 방은 침대에서 느긋하게 올려볼 수 있는 벽걸이 TV였기때문에 더 좋았다고 할 수 있나. 아쉬운건 냉장고가 없었던점. 나름 5박인데 아고다로 예약해서 할인을 못받은게 아쉽다. 이때부터 예약의 불필요함을 느끼고, 이제 찾아다니며 숙소를 가기로했다. 내게 참 많은 교훈을 가져다준 숙소였다.





내가 쓰던 방에서 보이던 숙소. 분홍색 숙소도 유명한 곳인가보던데 팬룸 1인실이 4달러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배낭여행자 주제에 굉장히 호사스러운 방을 쓰고있구나 싶었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면서 잤으니 나름 위로는 한다만... 이때로 돌아간다면 나는 주저없이 도미토리로 가거나 저 분홍색 숙소를 찾아갔을거다.


한국인들이 꽤 자주찾는 숙소고, 단기로 짧게 프놈펜에 들리는 사람들이라면 부담없이 이용가능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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