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 숙소 / 팜응우라오 데탐거리 

Vinh GuestHouse / Vinh Hostel

269 De Tham Street, Pham Ngu Lao Ward, District 1



베트남 호치민의 숙소는 직접 발품을 팔아서 정하기로하고, 프놈펜에서 미리 데탐거리 주변의 게스트하우스들의 가격을 봐두었다. 깔끔하게 잘 갖춰진곳들도 제법 많았는데 가격대가 10달러가 넘어가더라. 왠지 비싸게 이용하는것 같은 기분이라 그냥 잠만 자면 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저렴한 가격대의 게스트하우스를 찾기로 했다. 베트남은 무비자로 15일 여행이 가능하기때문에 15일을 딱 채워서 라오스로 넘어가려고 계획을 했었다. 그래서 호치민은 치고 빠지는 느낌? 휴식은 무이네에서 가지기로 하고,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아고다와 호스텔월드를 좀 뒤적거렸다. 데탐거리에 있으면서 위치상 괜찮아 보이는 빈 호스텔이 눈에 띄었다. 한국인들도 제법 다녀간 곳인지 한국어 후기들도 있고... 사진상으로 깔끔해보이길래 이곳으로 결정. 프놈펜에서 호치민으로 오자마자 버스에서 내려 숙소를 잡으러 데탐거리로 향했다.





처음에 프놈펜에서 호치민으로 오는 버스가 어디서 내려주는지 몰라서 한참 헤맸다. 친구가 영어로된 하차 주소를 보내줬는데 어쩜 지도가 간략하게 설명되어있는지 어디가 어딘가싶었는데, 데탐거리 주변 공원앞에 세워주더라. 그야말로 여행객으로서 최고의 위치였던 셈이다. 자꾸 프놈펜에서 호치민으로 오는 버스에서 사람들이 여기서 내리고 저기서 내려서 도대체 나는 어디서 내려야하는지 몰라 창밖으로 고개를 빼고 위치를 가늠하기 바빴다. 베트남이 주소 체계가 잘 되어있어서 간판마다 주소가 쓰여있다. 그래서 위치를 검색하면 찾기 편하다는게 장점. 그러기 위해선 스마트폰 유심칩 구입을 필수라 하겠다. 어쨌든 숙소가 있는 데탐거리 초입으로 고고.





Vinh GuestHouse라 쓰여진 간판이 있길래 바로 여기다! 싶었다. 데탐거리에서도 눈에 띄는 Allezboo 레스토랑의 옆건물이라 찾기 쉽다. 입구 앞쪽에는 AP Travel 이라는 여행사를 같이 운영중이었다. 아니 아고다에서 보던 내부 모습과 달라서 흠칫 당황하긴 했다. 그런데 호스텔에 예약받는 직원이 자리에 없는거다.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여행사쪽에 앉아있던 직원이 어딘가에 전화를 했다. 안경쓴 여자분이 오더니 안내를 해줬다. 


입구앞에 보드판에 도미토리 방이 5달러인걸 봤던터라 조식이 포함된 가격이냐고 물어봤다. 조식이 포함이 안된 가격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방을 보고 결정을 하겠다고 했더니, 가방을 내려놓고 올라갔다오자는 거다. 그래서 왜인가싶었더니 죽음의 좁은 계단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ㅋㅋ 세상에 이걸 짐을 지고 어떻게 올라가나싶을 정도로 숨차는 계단인데 5층 정도 올라갔을때 문앞에 4라고 쓰여진 도미토리의 방문을 열어서 보여줬다.


(+) AP Travel 숙소아래에 있는 여행사이니만큼 메콩강투어 가격을 물어봤는데 15달러라고 했다. 신카페랑 가격이 똑같았다. 서양인 여행객들이 많이 와서 예약을 하고가던데, 나는 그냥 다른 곳에가서 투어를 알아보기로 했다.







내가 생각했던 도미토리의 모습과 다른 점이라면... 무려 12인실 도미토리였다는 사실과 그리고 아무도 없다는 것. 잘못 찾아왔나 싶었다. 방을 둘러보는데 에어컨도 있고, 화장실도 2개인데다 깔끔하게 정돈된 침대들만이 보였다. 그리고 두말할 것도 없이 방을 쓰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왜냐면 이 커다란 12인실 방을 나 혼자 쓸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2일을 숙박한다고 이야길 하고, 내려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가지고 올라왔다. 베트남은 체크인을 할때 여권을 맡기게 되어있었다. 체크아웃할때 여권을 주기때문에 오히려 안심이 들었다.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리지 않을테고, 나갈때 다시 주니까.



내가 숙소비를 베트남 돈인 동(VND)으로 해야하는지, 달러(USD)로 해야하는지 물어보았는데 어떤 것으로 하든 상관없다고 했다. 어차피 달러를 동으로 바꿔야하는 것이라 이중환전을 해야하니 그냥 숙소는 달러로 계산하기로 했다. 동으로 계산하는게 이득인지, 달러가 이득인지 셈이 잘 안되는 탓에 그냥 계산하기 쉬운 방법으로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터였다. 이럴줄 알고, 달러 소액권을 제법 챙겨왔던 이유도 있으니까.



빈 호스텔(Vinh Hostel) 12인실 도미토리 2박 10 USD (2013.9.15 기준 / 11185원)





화장실은 12인실이라 2개가 있었다. 우선 내가 고른 침대 옆에 하나, 그리고 안쪽에 하나. 문이 불투명유리로 되어있어서 만약 12인실에 사람들이 가득 있었다면 씻는 소리가 들려서 불편했겠다 싶었다. 화장실은 뭐 그리 나쁘지 않았다. 물도 잘나오고~ 





내가 고른 침대. 콘센트가 옆에 있기도 했고, 옆에 간이 테이블도 놓여져있고, 창가 옆이고. 뭐 나쁘지 않은 위치라 생각하며 우선 콘센트부터 멀티탭에 연결해서 배터리 충전을 시작했다. 베트남 호치민 지도를 건네주길래 지도를 살펴보며 오후에 뭘 하며 보낼지 생각을 좀 했다. 





이건 보관함인데 침대 번호와 상관없이 열쇠를 가져다 주었다. 이게 약간 불안한게 잘 잠기긴 하는데, 잘 안열려서 열쇠를 열심히 돌려야했다. 그래도 그냥 가방에 놓고 나가기 불안한 것들은 보관함에 넣고 다녔다. 





그런데 왠걸... 싼게 비지떡이 바로 이런거였다. 


저녁을 먹으러 데탐거리를 어슬렁 거리다가 숙소로 돌아왔는데, 방에 조명이 2개 뿐이 안켜지는거다. 그것도 아주 희미하게. 당황해서 1층에 내려가서 불이 안켜진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남자 직원이 올라왔는데, 그 불마저 나가버린거다. 깜깜한 어둠이었다. 화장실에 있는 불을 켜서 겨우 빛을 만들어냈다. 대체 이게 뭔가 싶었다. 직원이 곤란한 표정으로 "오늘은 수리를 못할것 같으니 내일 조명을 바꿔줄께." 라는 거다. 그래 알았다. 나 혼자 이 방을 쓸건데 이정도 불편이야 감수할 수 있지.


그런데 갑자기 나를 안내했던 호스텔 직원과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이 들어오더니 방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이 캄캄한 방을... 내가 검은머리에 동양인이란걸 안 남자가 영어로 어디서 왔냐고 묻는거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는 일본에서 왔다고 한다. 그리고 옆에 있던 여자애랑 대화를 하더니 이 방에서 숙박을 한다고 하는거다. 아니, 임뫄. 지금 이렇게 불이 안들어오는 어두운 방인데 방을 쓰겠다는 거냐? 나는 혼자서 방을 쓰게 될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등장한 일본인 청년에 당황했다. 너랑 나랑 둘이 방을 쓰는거냐... 


옆에 있는 여자애는 베트남애였는데, 같이 온 일본인이랑 아는 사이인것 같았다. 여기가 저렴한 방이라면서 저녁먹었냐고 묻길래 난 이미 저녁을 먹고 왔다고 이야길했더니 대화할 거리가 없었다. 그래서 둘이 저녁을 먹고 온다고 나가고, 혼자 남겨진 방안에서 생각을 좀 했다. 저 남자애의 숙소 정하는 기준이 뭘까...



어쨌든 내가 일찍 잠들었고, 불을 끌 뭐도 없이 어두운 방안이었는데 다음날 새벽에 시끄러운 오토바이소리때문에 일찍 잠에서 깼다. 일본인 남자애는 어젯밤 언제들어왔는지 모르게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술을 먹고 들어왔는지 아침일찍 일어날 기새가 없길래 나는 미리 신청해둔 메콩강 투어를 위해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2일째 저녁에 그 일본인 청년이 자기 친구 2명을 더 데리고 들어온거다. 대체 이 숙소가 어디가 맘에 든거냐...


1층에 있던 남자직원은 내가 돌아오자 숙소에 전구를 갈아놓았다며 오늘은 밝은데서 잘 수 있을꺼라 했다. 근데 이게 왠걸. 사진으로 찍어두었지만 이것이 니가 말하는 밝음 이구나.ㅋㅋㅋㅋㅋ 베트남은 절전운동하는줄 알았다. 어제와 별로 다를바 없는 조명밝기에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또 일찍 잠에 들려고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일본인 3명의 친구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방으로 들어왔다. "Hi~" 서로 뻘쭘한 대화를 하고, 나는 나대로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리고, 일본어로 대화를 나누더라. 다행히 내 욕은 안하는것 같았다. 밖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를 하더니 셋이 돌아가면서 창가쪽 화장실에서 씻고 조용히 잠에 들었다.


이 호스텔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ㅋㅋㅋㅋㅋ 저렴하고, 위치상 데탐거리와 가깝다는것 빼고는 밖에 소음하며, 짐을 들고 힘겹게 올라와야하는 위치. 그리고 어두운 실내조명때문에 추천하고 싶지 않는 곳이다. 그렇다, 나도 저렴하기때문에 여길 숙소로 잡은게 아니었던가. 혼자와서 돈 아끼려는 여행객이 아니라면, 이곳 도미토리는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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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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