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오랜만에 서울문화나들이를 준비하며 전시와 뮤지컬공연 하나를 보기로한 날이었다. 미리 오고갈 버스도 예매해놓고 전시와 공연까지 예약을 해둔 이 날은 영하 10도아래로 내려가는 추운날씨를 자랑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여러 전시들을 찾아보다가 내가 고른것이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 마리스칼 (Mariscal)전'이었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규모 단독전시로 스페인의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작품 1200여점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작가는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올림픽의 마스코트 '코비'를 만들어낸 분이라 소개하고 있었다. 가장 익숙하지만, 낯선 천재를 만나러 한가람미술관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예술의 전당!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서 내려서 5번출구로 나와 미친듯이 쫑쫑걸어서 도착했다. 

아주 칼바람으로 후벼파는 날씨에 온몸을 움츠리게한다.





마리스칼전 티켓 가격 & 예매


전에 한가람미술관에서 <내셔널지오그래픽전 -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 관람하는 줄이 너무 길어서 한참 짜증도 나고 지쳤던게 생각나서 일찌감치 전시예매를 해야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중에서 팀버튼전과 지브리레이아웃전도 사람들로 득실거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던터라 '인터넷에서 미리 예매해서 가야지...' 했는데 이게 왠걸.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예술의 전당 지하 1층으로 들어가서 안쪽에 보면 인포메이션 & 티켓창구가 있는데 이곳에서 현장 예매를 하거나, 인터넷 예매분을 찾을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전시라면 전시티켓을 배송수령해서 찾아가면 되지만 이렇게 한가함이 예상된다면 현장예매를 해도 충분하다. 관람객이 많으면 전시장내 6000명으로 입장제한을 한다고 하는데, 전혀 그런거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게 바로 맹추위때문이었을까...






인터파크에서 티켓예매를 했더니 현대카드는 20% 할인이 되길래 일반 2장으로 예매를 하니 19200원인줄 알았더니만 예매수수료 1000원이 추가되어 20200원을 결제했다. 이렇게 한가로울줄 알았다면 그냥 현대카드를 들고 현장예매를 할껄 그랬나보다. 인터넷 예매를 할때는 전시관람일을 선택하게 되어있으니 관람하려는 날짜로 예매를 잘 해야한다.




티켓을 수령하고 1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3천원을 내고 오디오가이드 한대를 대여하고.






아트플레이어로 꾸며진 포토스팟





카페가 있는 한켠에 훌리안. 이걸 줄리아로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전시표기가 훌리안으로 되어있었으니 그렇게 부르겠다. 

저 의자가 18만원이나 한다니 와우.





그리고 정말 탐나는 빌라 훌리아(Villa Julia)!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시키는 재미있는 가구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애어른에게도 어울릴만한 집~

직접 외관을 색칠하고 꾸밀 수 있게 되어있는데 정말 아이디어가 좋은 상품같다.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이 제작된 마리스칼의 'the art player'





스케이치의 방

사람들이 없을때 사진을 찍어야한다며 한참을 밖에서 사진을 찍어대고 나서야 티켓을 들고 입장했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드로잉이 그려진 긴 장막커텐이 나타났는데 그 커텐을 걷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건데 사람들이 그걸 몰라서 다시 밖으로 나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스케치의 방으로 불리는 첫번째 전시실에서 그냥 낙서같은 드로잉과 스케치들이 작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검은색 양 4마리가 앉아 있는 작품이 기억이 난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건데 굉장히 독특했다. 검은색 양이라니... 그리고 태블릿PC로 작품활동을 하는 마리스칼의 작품들이 이어지는데, 일상생활의 다양한 장면들이 작품으로 탄생하는 모습이 굉장하다.


콜라주, 풍경을 이루다.

함께간 친구가 미술 작품은 젬병이라며 걱정을 했는데, 마리스칼전은 그런 고민은 접어두어도 좋다. 콜라주 기법을 통한 마리스칼의 다양한 독창적인 작품들은 그냥 그런 미술전시들과는 다르다. 로텍 아르테미테(조명) 작품의 설명을 오디오가이드를 통해 들의미부여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산업혁명과 이어지는 21세기를 조명하나에 담아내다니. 뭉크의 절규를 패러디(?)한 스페인 재즈가수의 액자 작품도 재미있다. 그리고 이 방이 색감이 좋아서 기념사진이라도 찍고픈 충동이 일었으나 전시작품이라 그리하지 못한게 아쉬웠을 정도다.


컬러퍼레이드

영화 <치코와 리타>의 메이킹 필름을 상영하고 있어서 제작과정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실제 배우의 모습을 촬영해서 200명의 사람들이 그려낸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마리스칼이 'the new yorker'라는 잡지 표지에 일러스트를 그린것 줄줄이 모아놓았는데 그것도 꽤나 멋졌다. 1992년과 2012년까지 매해 달라지는 잡지의 가격에 눈길이 가기도 했고. 올림픽 마스코트중에 제일 수익성이 좋았다는 '코비'의 다양한 상품들을 보며 우리의 '호돌이'를 비교하며 감상을 늘어놓기도 하고, 일본 여행중에서 보았던 헬로키티 콜라보레이션 작품이 마르스칼이라는 것에 놀람을 표하기도했다.





마지막 전시실에서 마리스칼의 뇌라고 표현한 분홍색길을 따라 나오면 이런 공간이 나온다.

나만의 '아트 플레이어'를 만들 수 있는 곳인데 아마 관람객들에게 제일 인기있는 곳이 아닐까싶다.




2013년 12월 7일부터 시작한 마리스칼전은 3월 16일까지 계속된다. 

그 기간동안 많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아트플레이어를 이곳에 남길텐데 벌써 상당한 양으로 벽을 장식하고 있다.




직원에게 마리스칼전 티켓을 보여주면 머리, 팔, 몸통, 다리를 뽑아서 나만의 아트플레이어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완성한 나의 아트플레이어.

꼼데가르송과 나이키의 오묘한 옷을 표현하고 싶었다.ㅋㅋㅋㅋ




친구랑 나는 같은 머리를 뽑았는데 완전 다른 아트플레이어를 만들어냈다.




그냥 벽에만 붙이고 가는게 아니라 장식까지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제일 대박은 벽면에 붙이는게 아니라 서로 손에 손잡고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붙여놓은 단체 관람객.

다들 창의력이 돋는데? 그리고 팔,몸통,다리를 모두 까맣게 색칠해놓은 아트플레이어가 제일 인상깊었다.

뭔가 마리스칼전을 보고나면 알록달록 색칠해야할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그걸 과감히 무시하고 표현한 이 사람.. 궁금하다.



꽤, 재미있고 만족했던 전시였다. 



마지막에 기념품샵에가니 엽서는 장당 1000원. 조그만한 빌라 훌리아가 6000원이다. 그정도는 구입할만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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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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