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서 떠나는 메콩강 투어 ①

유니콘섬에서의 오전



베트남 호치민에 도착해서 어떤 곳을 둘러봐야하나 싶어서 검색을 하고 있었는데, 딱 눈에 띄는 것 두가지. 호치민 도보여행메콩강투어였다. 호치민을 방문하는 대부분의 한국인 관광객들이 둘중 하나의 여행은 꼭 하고 가는 편이었다. 호치민 도보여행은 벤탄시장과 노트르담성당 그리고 중앙우체국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하지만 호치민의 수많은 오토바이들에 금방 질려버린 나는 메콩강 투어로 시선을 옮겼다. 메콩강투어는 굉장히 오래된 베트남 호치민의 대표 관광코스였다. 아무래도 가이드도 있고, 버스로 데려다주고 몸이 편한 관광쪽으로 마음이 기울었기 때문이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는 여행사인 신투어리스트와 데탐거리에 즐비해있는 여행사들을 비교해가며 메콩강투어의 가격을 알아보니, 신투어리스트에서는 약 15달러의 투어 가격을... 다른 여행사에서는 10달러의 가격으로 투어를 진행하고 있었다. 어차피 똑같은 코스대로 진행을 하던데 뭐가 다른가싶어서 저렴한 쪽으로 결정을 하였다. 정말 아무데나 들어가서 가격만 확인하고 계산을하고, 바우처를 받았더니 다음날 7시 45분까지 여행사앞으로 오라고 했다. 




2013년 9월 16일 7시 50분


여행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베트남 현지인들도 메콩강 투어를 신청해서 이용하는걸 보고 굉장히 놀랐다. 외국인들만 이용하는 여행 코스는 아니었나보다. 바우처를 보여주니 여행사 직원이 확인을 하고, 길 건너에 세워진 버스로 안내를 했다. 이곳도 여기저기 여행사에서 신청한 사람들을 한데모아 1일 투어를 진행하는 것 같았다. 신투어리스트는 자신들의 고객만 태워 전용버스를 이용하고, 물과 물티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하겠다. 버스의 빈자리 아무곳이나 앉아 창가를 내다보니 투어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판매하려는 상인이 빵을 흔들며 유혹을 한다. 나는 이미 반미카페쓰아다를 사서 우물우물 먹고 있었다. 버스는 이곳저곳 여행사 앞에서서 버스안에 사람을 태우고 8시가 조금 넘어 출발했다.





메콩강투어는 호치민에서 버스로 2시간쯤 떨어진 메콩 델타(Mekong Delta)라는 메콩강 하류로 이동해 메콩강 상류에서 내려온 퇴적물로 만들어진 미토(Mytho)와 벤쩨(Bentre) 지역 사이의 4개의 섬중 가장 큰 유니콘섬(Unicorn Island)을 관광하는 일정이다. 베트남 남서부에 있는 삼각주는 비옥한 흙으로 쌀농사를 짓는 곡창지대로 쌀국수 면인 후띠우의 생산지로도 알려져있다. 그야말로 교과서에서만 보던 2모작이 가능한 쌀 생산지를 눈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메콩강은 중국 티벳고원에서 발원한 물이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으로 도착하는 총 길이 4020km의 기다란 강이다. 그래서 인지 태국에서 봤던 강도 흙탕물이었고, 캄보디아에서 보았던 강도 흙탕물이어서 그런지 베트남에서 만나는 메콩강에 대한 기대치가 별로 높지 않았다.





버스 창가에서 바라본 호치민의 풍경은 상상이상이었다. 수많은 오토바이의 행렬은 그야말로 정신을 쏙 빼놓기 충분했다.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오토바이 의자밑에 챙겨둔 우비를 꺼내 입는 모습이 무척이나 자연스러웠다. 보통 우비도 아니고, 오토바이와 혼연일체가 될 수 있는 특이한 우비 모양에 놀라기도 했고, 뒤에 앉은 사람을 위한 2인용 우비를 둘러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캄보디아와는 다르게 헬맷 착용을 꼭 하는 모습을 보니 과연 그냥 오토바이의 천국이 아니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오늘의 가이드인 훔(hùm)이 독특한 베트남 발음으로 메콩강 투어 일정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훔은 베트남어로 호랑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뭔가 이런것만 자세히 기억이 난다. 투어일정을 소개하면서 미토와 벤쩨 사이에 있는 4개의 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각각 이름이 유니콘(Unicorn Island), 불사조(Phoenix Island), 거북이(Tortoise Island), (Dragon Island)이었는데 영어로 들으니 왜 이렇게 조악한 이름으로 붙여놓았나 싶었다. 베트남어로 이름이 버젓이 있는데, 외국인을 배려한답시고 영어로 부르는게 별로 보기 좋지않았다. (나중에 무이네에서 투어할때도 느꼈던 점이다.) 이 4개의 섬이름은 불교와 관련되어 있다고 하는데 자세히 알아듣지 못했다.





2013년 9월 16일 9시 35분


버스가 한참 달리더니 한 휴게소에 잠시 정차했다. 창밖을 보는 동안 그냥 국도로 달리고 있는줄 알았는데, 나름 고속도로를 타고 있던 모양이었다. 베트남은 고속도로에서도 오토바이들이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모양이었다. 정말 문화충격이다. 휴게소를 들린김에 버스안 사람들을 둘러보았는데 한국인은 나 혼자 뿐이었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은 주로 신투어리스트나 한인 여행사로 유명한 리멤버투어를 이용하나보다. 메콩강투어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투어인데... 내가 신청한 투어에 한국인이 안보이다니.


휴게소에서 커피를 구입할 수 있는데 카페쓰아다는 1만5천동, 쌀국수를 판매하는데 버스에 내린사람들 중에서 구입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들 화장실만 이용하고 잠시 쉬었다가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처음 본 휴게소의 풍경은 바로 기둥과 기둥사이에 해먹이 있는 것.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휴게소에서 잠시 잠을 자며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해먹이 놓여져있었다.



이 버스가 메콩강투어의 버스



휴게소에서 사람들을 태우고 다시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베트남 남부의 곡창지대가 펼쳐지나 싶더니 쌀로 추정되는 벼 하나가 보이질 않는다. 9월 우기라서 그런지 이미 수확이 끝난건가? 베트남 전통모자 논(Non)을 쓴 사람들이 논두렁에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2013년 9월 16일 10시 8분

한참을 달리던 버스는 Saigon Petro라는 주유소에 섰다. 태국 방콕에서 현지 투어를 이용할때도 자주 주유소에 들러서 쉬었기때문에 주유를 하려나 싶었는데, 가이드가 명부를 뒤적거리더니 몇몇을 불러서 내리라고 한다.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사람들인데 이 주유소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 이동을 하는 거였다. 거참 신기하네...





2013년 9월 16일 10시 30분


버스가 보트 선착장에 도착을 했다. 1일 투어와 2일투어로 사람들을 나누어 안내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잠시 쉬는 시간을 주었는데, 화장실 다녀올 사람은 빨리 다녀오라고 안내를 했다. 나는 선착장을 걸어다니며 서있는 전동보트들을 구경했다. 관광객들을 태우고 유니콘섬으로 떠날 배들이다.





선착장 입구에서는 우비와 베트남 전통모자인 논을 판매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구입을 했다.





탈탈탈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는 전동보트 번호 하나를 알려주더니 타라고 했다. 내가 제일 먼저 보트에 올라타서 자리를 골랐는데, 뒤쪽의 의자에 편하게 앉았다. 근데 이게 왠걸, 내 자리 밑으로 엔진이 있는지 요란한 소리가 나는거다. 그래서 앞쪽에서 가이드가 이야기하는게 제대로 들리지 않아서 무슨 이야길 하는지 들을 수가 없었다. 


Tip! 가이드의 설명이 듣고 싶다면 앞자리에 앉아라.





자, 유니콘섬으로 구경을 떠나볼까~








미토와 벤쩨 사이에 있는 4개의 섬중에 가장 큰 유니콘 섬 곳곳을 이동하며 관광하는 투어 코스다.





2013년 9월 16일 10시 57분 코코넛 사탕 공장


보트가 탈탈 거리며 이동하더니 내리라고 한다. 가이드를 따라 걸어들어간 곳에 코코넛 열매 껍질이 굴러다닌다. 처음 도착한 곳은 코코넛 사탕을 만드는 곳. 가이드는 바닥에 박힌 날카로운 못의 끝으로 코코넛 껍질을 벗겨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글의 법칙>에서 김병만이 코코넛을 벗겨내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별로 신기한 광경은 아니었다.





달짝지근한 코코넛 향기가 나는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커다란 양동이에 든 코코넛 원액을 열심히 휘젓는 기계가 보인다. 옛날에는 사람이 손수 휘저어 만들었겠지만, 요새 기계들이 잘 되어있다보니 사람은 아궁이에 불만 지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작업을 보여준다. 이 코코넛을 휘저으면 노란색 끈적끈적한 찰진 반죽으로 변하는데, 기다란 모양틀에 부어서 모양을 내고 잘라서 코코넛 사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식을 해보라며 듬성듬성 잘라서 건네주는데 원래 코코넛 사탕을 좋아하진 않아서 그냥 단맛만 느껴졌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코코넛 사탕, 그리고 과일의 왕 두리안 사탕등 총 4가지 맛의 사탕을 판매한다. 코코넛으로 만든 비누도 판매하고 코코넛을 담근 술도 시음을 하라고 내어준다. 메콩강투어는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소를 보여주는 거라더니... 진짜 그말 그대로였다. 강매는 아니지만 그냥 판매소를 구경온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다쓴 코코넛은 코코넛 수공예품으로 탄생하는데 코코넛 껍데기를 조각으로 만들어낸건 익살 맞았다. 투어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사탕을 구입하는 모습이 굉장히 의외였다. 서양애들이라 돈을 안쓸것 같더니만... 그래도 코코넛 사탕을 구입하네.





2013년 09월 16일 11시 04분 베트남 무덤

코코넛 사탕을 만드는곳을 나와서 다시 배를 타고 이동. 또 배에서 내려서 걸어들어가니 신기한 베트남의 묘지를 볼 수 있는데 바로 집앞에 시멘트로된 무덤을 만드는 것. 우리나라는 흙으로 묘소를 만드는데 반면 베트남은 목욕탕에 있는 타월같은 것을 붙여서 욕조모양으로 무덤을 만들어 놓는다. 가이드에 이 묘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잘 알아듣지 못해 타들어가는 햇살을 피해 그늘을 찾아 앞서 걸어갔다.





2013년 9월 16일 11시 11분 꿀차와 뱀


무덤을 지나 걸어들어오자 위잉 위잉- 벌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꿀인가...




사실 꿀을 모으기위해 벌을 기르는 모습을 처음 보는 거였다. 꿀통에 판을 올리면 수많은 꿀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꼬물꼬물 기어다니는게 신기했다. 가이드도 능숙하게 들어올리더니 지원자 한명을 받는다고 했다. 한 여행객이 손을 들자 와서 손가락으로 꿀을 찍어먹어 보라고했다. 용기있는 여행객 한명은 꿀을 먹어보더니 "Sweet~"이라고 외친다. 뭔가 예상되는 답변이었는데...ㅋㅋ





그리고 테이블 마다 빈 자리에 앉으라 하더니 이 꿀차를 마셔보겠다고 한다. 두번째 판촉행사로 구나. 꿀 원액을 가져와서 앞에 놓인 찻잔에 따르고 뜨거운 물을 붓는다. 이 꿀에 라임같은것을 짜넣기도 하는데 과연 흰피부에 노랑머리를 한 서양인들에겐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약간 이런건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니말이다.




로얄젤리의 효능에 대해 영어로 쓰여진 안내판을 받았다. Honey bee~~ 애애애앵~~




라임씨가 동동 띄워진 꿀차와 곁들여 먹는 마른 안주들

생강맛이 나는 과자, 코코넛을 말린 것, 바나나를 말린 것 등이 있었는데... 바나나 말린게 제일 맛이 괜찮았다.





이 꿀차를 맛보면 직원들이 판촉을 하는데... 강매는 역시 없으나 괜찮으면 사라~ 이런 분위기다. 나는 서양인들 무리에 앉게 되었는데 다들 꿀차에 대해 한소리를 했다. 한번 먹어볼 만은 한데 별로인것 같다는 이야길 하더라. 이때 내 앞에 앉은 두 자매를 눈여겨 보자. 베트남에서 무려 3번을 마주친 인연이 있는 자매다. 이날 메콩강 투어를 하면서 만났는데, 나랑 딱히 대화를 나누지 않았지만 나중에 무이네 가는 휴게소에서 만나고 서로 반가워했고... 무이네에 있는 백팩커 호스텔에 투어 신청을 하러갔는데 이 자매가 그 숙소에 묶고 있어서 또 만났다. 이게 왠 인연이래 하면서 서로 인사를 했던게 기억이 나는 자매였는데 꿀차를 마실때 별로 표정이 좋지 않았다.





꿀차를 마시고 나서 바로 옆에있는 곳에서 뱀을 보여줬다. 이것도 약간 한국인 스타일의 투어인데...





뱀을 두르고 기념사진을 찍는 타임~ 



나와 세번을 만난 자매중에 어여쁜 동생이 뱀을 두르는 용기를 냈다.




뱀을 두르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이 굉장히 재미있었는데, 뱀이 머리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자 다들 불안해했다.






그리고 제일 재미있던 여행객. 마치 표정이 심즈 같아서 정말 재미있었다. 뱀이 스물스물 올라오자 "On my god!!" 이라며 외치는 모습이 굉장히 익살 맞았다. 이렇게 뱀 구경을 하고 나면 오전 시간이 마무리 된다. 분명 나는 메콩강 투어를 왔는데, 코코넛 공장에 가고 양봉하는 곳에와서 꿀차를 마시고... 뱀 구경을 했다. 자... 다음엔 메콩강을 보여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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