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에서 떠나는 메콩강 투어 ②

코끼리귀생선과 논 모자와 맹그로브 보트



계속해서 이어지는 메콩강 투어 이야기 두번째. 베트남 호치민 데탐거리의 여행사에서 '메콩강 1일 투어'를 신청한 우리들은 달리는 시곗바늘을 따라 오전을 보냈다.  메콩 델타(Mekong Delta)의 퇴적물로 만들어진 미토(Mytho)와 벤쩨(Bentre) 지역 사이의 4개의 섬중 가장 큰 유니콘섬(Unicorn Island)에서 곡창지대로서의 면모를 엿보기 보다는 코코넛 공장에서 달큰한 코코넛의 냄새를 맡았고, 양봉장에서 꼬물꼬물 기어다니는 벌들이 만들어낸 꿀차 한잔을 마시고, 커다란 뱀을 어깨에 둘러보는 체험을 마쳤다. 이제 메콩강투어 답게 메콩강을 보여주겠니~? 투어의 오후 시간을 따라가보자!


메콩강투어의 오전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글을 클릭!





우왓, 그냥 소도 아니라 버팔로(Buffalo)다!!!



2013년 9월 16일 11시 37분 버팔로와 코끼리귀생선


꿀차와 뱀을 둘렀던 곳을 떠나 다시 전동보트를 탔다. 탈탈거리는 요란한 엔진소리에 지쳐 흙탕물을 바라보고 있는데, 마이크를 잡고 안내를 하던 가이드가 뒷자리까지 와서 묻는다. "코끼리생선 먹을꺼니? 10달러를 추가하면 먹을 수 있어." 나는 고개를 내젓고 되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유니콘섬의 어느 한자락에 도착한듯한 보트에서 내리니 물소 한마리가 풀을 뜯고 있었다. 이렇게 멋진 뿔을 가진 버팔로를 만난건 또 처음이라 사람들이 다가가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어댄다. 그리고 식당으로 이동.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점심메뉴를 추가하지 않았는데, 식당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깜짝 놀랐다. 좀 살만한 곳에서 왔다는 사람들은 주문해서 먹지 않을 그런 점심 메뉴가 나온다. 이게 바로 10달러라는 가격에 포함된 점심메뉴의 수준이라니... 그래서 신속히 스마트폰을 꺼내 신투어리스트의 메콩강투어를 보니 그 투어에서는 코끼리귀생선 요리가 기본으로 제공되더라. 아하, 이제야 신투어리스트와 다른 여행사 상품의 차이를 깨달았다. 그건 바로 점심메뉴에 있었다. 서양인들도 메뉴 구성에 당황했던지 다들 깨작깨작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Tip! 채식자를 위한 채소볶음 요리는 따로 준비되기때문에 가이드에게 미리 이야기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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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추가해서 맛봐야하는 메콩강의 별미인 코끼리귀생선(Elephan ear fish)이 무엇인가!! 베트남어로는 까따이뜨응(Ca Tai Tuong)이라고 부르는 이 요리는 코끼리의 귀를 닮았다는 생선을 튀기거나 코코넛 우유랑 같이 쪄서 먹는 요리다. 이 물고기는 오염된 물에서도 잘 자란다는 그런 물고기였는데... 메콩강에서 만날 수 있는 민물고기인셈. 메콩강 투어에 왔으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는게 대부분일텐데... 진짜 아무도 이 요리를 추가해서 먹지 않는줄 알았다. 18만동이나 돈을 더 내고 먹기엔... 쩝.





근데 놀라운건 메콩강투어를 신청한 베트남 현지인 여행객들인 이 요리를 주문을 했다. 메콩강에 왔으면 이 요리를 꼭 먹고가야하는 것처럼 이들은 이 요리를 주문했더라. 그래서 자리에 앉기전에 코끼리귀생선 튀긴요리를 사진으로 찍었는데, 비닐을 살짝 벗겨내기만 하고 그대로 튀겼는지 비쥬얼이 약간 소름이 돋았다. 어디가 코끼리 귀처럼 생겼다는거야...





빈자리에 아무데나 앉으라 그래서 베트남 신혼부부로 보이는 커플이 앉은 자리에 합석하게 되었다. 이상한 돼지고기 밥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부부는 코끼리귀생선 찜요리를 추가 주문했던것. 그래서 갑자기 테이블에 요리를 셋팅을 했다. 어라라? 그러더니 부부가 수줍게 같이 먹자고 제안을 하는 것이다. 


안그래도 맛이나 보고싶었는데, 이런 기회를 주시다니... (흥분함)





직원이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적신뒤에 야채와 소스 그리고 코끼리귀생선을 발라내서 돌돌 말아서 주는데, 나도 먹으라며 접시에 덜어서 건네주셨다. 정말 맛없는 돼지고기밥을 먹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운좋게 요리를 맛볼 수 있었네. 그런데 맛은 그냥 생선요리같았다. 라이스페이퍼와 코끼리귀생선이라는 특이함때문에 베트남에서 먹는 별미같은 기분은 낼 수 있지만... 꼭 추가해서 맛볼만한 맛있는 메뉴는 아니었다. 신혼부부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셔요. 복받으실꺼에여... ^^








점심을 먹고 처음에 내려준 곳이 아닌 엉뚱한 곳에 서있는 보트를 찾아서 올라탔다. 다른 여행객들은 보트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알아서 보트를 찾아 타는 신공을 발휘한 셈이다. 내가 보트에 앉아서 돌아오자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라. 이게 바로 혼자서 투어를 하는 한국여자의 대담함이라고. 보트가 떠날까봐 알아서 찾아타는 신공정도는 발휘해줘야하지 않겠어?




2013년 9월 16일 12시 55분 맹그로브 보트


메콩강투어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바로 맹그로브 나무로 만든 보트를 타고 좁은 수로를 이동하는 것.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기위해 메콩강 투어를 방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남 전통모자인 논(Non)을 쓰고 기다란 보트를 타고 수로를 지나는 모습을 사진을 찍으면 된다. 그런데 이 보트의 정원은 4명. 베트남 가족이 짝이 안맞아서 가이드가 혼자 온 사람이 있냐고 물어서 번쩍 손을 들었다. 맨 뒷자리에 앉으려니 할머니로 보이는 분이 앞으로 가라고 한다. 아무래도 자기들끼리 기념사진을 찍기위함이겠지...




배 안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베트남 모자 여분이 준비되어있다. 모자를 쓰고, 맹그로브 보트를 타는 기분을 내면 된다. 




내가 탄 보트는 부부가 함께 노를 젓는 거였는데, 앞에 앉은 아주머니의 노련한 움직임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어찌나 팔힘이 좋으신지 배가 쓱쓱 앞으로 나간다.




그리고 반대편에 관광객들을 전동보트로 데려다준 후 돌아오는 보트들과 부딪히지 않기 서로 피해가는 모습도 일품이다.





우리가 타고온 보트까지 데려다주고 나면 팁을 주어야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베트남 현지인 가족들과 함께 탔기때문에 그들이 대신 뱃사공에게 돈을 내주었다. 심지어 나는 배에 놓여진 논을 쓰지도 않았다고...ㅠㅠ (아무래도 여러사람들이 쓰는 모자라서 찝찝한 마음이 있었고, 나는 내 벙거지 모자가 따로 있었다.) 그렇게 부부의 배는 사라지고... 쉴새없이 여행객들 태우고 오는 보트들이 줄지어 서서 왔다.





2013년 9월 16일 13시 05분 과일 디저트

이제 메콩강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과일체험 농장으로 고고. 

사실 농장이랄 것도 없다. 과일시식과 함께 풍악을 듣는 자리라 하겠다. 





커다란 나무를 따라 섬안으로 들어가면 기다란 돌테이블위해 다양한 과일 디저트를 준비한 곳이보인다. 

파인애플, 파파야, 바나나, 람부탄, 드래곤푸르츠! 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과일들이다.





베트남의 전통악기와 아오자이를 빼어입은 여자분이 오셔서 노래를 부른다.

베트남 전통 노래인듯한 선율에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과일을 맛본다.





그리고 팁바구니가 테이블에 하나씩 놓여진다. 팁팁팁... 내 앞에 있는 베트남 현지인 여행객분이 "팁을 내세요~~"하면서 흥을 돋구었다. 대부분 1달러씩 내는 분위기. 우리 테이블이 슬슬 정리되는 분위기자 악기를 연주하던 악사들이 바로 옆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다른 투어 여행객을 맞이해 또 노래를 부른다. 나는 메콩강투어로 메콩강을 보러 왔는데, 여기저기 물건 사러 다닌 기분이랄까.


여기서 호치민으로 돌아가는 버스가 시간이 안맞아서 30분정도 기다린다고 했다. 사람들이 테이블에 누워 잠을 자기도 하고, 뒷편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산책을 걷기도 했다. 나도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서 신기한 남쪽 식물들을 구경하다 금방 지쳐 돌아와 내일 떠날 무이네에 대한 정보를 얻기위해 여행책자를 뒤적였다. 아무래도 한국인 하나 없는 여행객 무리에서 한마디도 안하고 졸졸 따라다닌 이번 투어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다시 왔던 길을 2시간을 달려 호치민에 도착했을땐 오후 5시.

이것이 당신이 기대한 메콩강 투어가 맞은가요? 누군가는 10달러라는 착한 가격에 즐기는 가벼운 1일 투어라 생각하겠지만, 차라리 호치민 도보여행이 훨씬 좋았으리라 생각했던 아쉬운 투어였다. 그래도 떠나겠다면 당신의 선택! 이왕이면 코끼리귀생선이 조식으로 나오는 여행상품으로 골라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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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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