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 맛집

난젠지 준세이 (順正/Junsei) 


교토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점심을 먹고 오사카로 이동하기로 했다. 오전에 난젠지 산책을 하고, 그 근처에서 유도후를 맛보기로 했다. 이날 아침 눈이 내렸고, 새하얀 두부요리인 유도후와 정말 잘 어울리는 하루가 되었다. 유도후(湯豆腐 /ゆどうふ )는 두부를 국물에 삶은 나베요리라 할 수 있다. 물좋기로 소문한 난젠지 유도후를 먹어보러 가볼까?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찾은 난젠지 준세이. 사실 그건 좀 오버였던것 같다. 한참 줄서서 기다려야한데서 오픈시간인 11시에 맞춰서 미리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해두었는데, 일찍 도착하는바람에 10시 30분부터 앞에서 기다렸다. 내가 어슬렁 어슬렁거리자 입구에 검정색 옷을 입은 직원이 물어와서 "11시에 김으로 예약을 했어요."라고 하니, 아직 준비가 안되었다며 기다려달라고 했다. 다행히 난젠지 준세이옆에 커다란 기념품샵이 있어서 천천히 구경하며 기다릴 수 있었다. 아침 너무 일찍 나오는 바람에 이렇게 예약을 해놓고도 기다려야하는 상황이었다.





입구에 작은 해자가 있는데 잉어가 헤엄치고 있다. 겨울인데 안추울까싶다.





정확히 11시가 되자 직원이 안쪽으로 안내를 해줬다. 내가 사진으로 보던것과 다른 풍경에 잠시 의아해졌다. 정원이 보이는 자리로 예약을 해달라고 했는데, 정원은 정원인데... 이 정원이 아니었던것 같은데... 어쨌든 자리로 안내를 받아서 식당안으로 들어섰다.





메뉴는 유도후 하나 코스로 주문하기로 했다. 1인당 무려 3만엔의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한번 먹어보는데 나쁘지 않을것 같으니 도전해보기로 했다. 더군다나 엄마랑 같이온 여행이니까 교토에서 후회없는 점심식사를 해야하겠다싶었다. 난젠지 준세이는 무려 두부의 영어이름(http://www.to-fu.co.jp/)을 도메인으로 쓰는 어마어마한 레스토랑이다. 


유도후는 교토에서 태어난 요리로 봐도 될만큼 유명한 요리인데, 난젠지 일대의 맑은 물로 두부요리를 즐기는 것으로 유명해 난젠지무시(南禪寺蒸し)라는 말이 있다.





이 날 오픈손님이라서 식당에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사진을 찰칵 찰칵 찍어댔다.  





눈이내렸다고 조그만한 눈사람을 만들어 놓은게 귀여웠다.






유도후 그릇을 준비해 주시는 직원분이 한국어로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다. 아마도 한류가수 누군가의 팬이 아닐까 싶었는데, 계속 한국어로 설명해주시려고 노력해주셨다. 뭔가 감동 ㅋㅋ "한국어 정말 잘하시네요?" 하니까 굉장히 쑥쓰러워하셨다. 계산을 할때도 한국어로 이야기해주셨다.





유도후는 육수가 70도에 끓을때 가장 맛있다고 하니, 보글보글 끓여줍시다.





두유인것 같은 뽀얀 콩국물. 맛있다. 

푸딩처럼 생긴 두부도 나온다.


난젠지 준세이의 명물 교토이야기가 담겨진 나무젓가락 포장지다. 내것은 보라색 종이였는데 무려 20가지 종류의 다양한 교토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부 일본어로 쓰여있어서 알 수가 없다는게 함정. 그래도 교토의 좋은 기념품이 될것 같아서 잘 챙겨두었다.





아삭아삭한 야채들-





정말 맛있던 두부꼬치구이 덴가쿠(田樂).





정말 맛있게 튀겨낸 튀김.





우걱우걱 옆에 놓여진 다른 반찬들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하얀옷을 입은 주방장분이 오시더니 그릇을 손으로 만져보시고, 뚜껑을 열어주셨다. 유도후를 처음 만나는 순간! 위에 유자가 동동 띄워져있다. 





전체샷을 찍어야한다며 흥분된 마음으로 찰칵!!



기모노를 입고 안내를 하는 직원들 사이로, 아까 한국어로 응대를 해주던 직원이 다가와서 유도후 먹는 방법을 설명해줬다. 우선 구조네기라 부르는 파를 올리고, 간장을 섞고 두부를 떠서 같이 섞어 먹으라고 하셨다.





그리고 기념으로 주신 팥이든 빵같은것도 서비스로 주셨다. ㅎㅎ


난젠지준세이 유도후 하나 코스 2인 6000엔 (2014.02.08 기준 / 63600원)



유도후의 맛은 그저 두부전골을 깔끔하고 가볍게 먹는 것에 불과했지만, 

엄마랑 같이 먹은것중에 제일 든든하고 배부르게 먹었던 메뉴였다. 한마디로 깔끔한 맛.





유도후를 다 먹고나서 난젠지 준세이 정원을 한바퀴 돌아보라고 하던데, 눈이 내리는 정원의 모습이 보였다. 






난젠지 준세이의 건물은 국가지정 유형문화재로 일본식 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난히 나이든 일본분들이 우르르르 많이 들어오던 식당이지만, 그 수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던 난젠지 준세이. 물 맑고 깨끗하다는 난젠지에서 유도후 정식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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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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