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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가 오카와치야마 고려인묘지(高麗人の墓)



영양가 없이 곤겐다케진자에 올라가서 힘만 빼고 내려왔다. 한국에서 오카와치야마를 왔으니 고려인묘지(高麗人の墓)는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발길을 옮겼다. 조선백자에 눈독을 들이던 일본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때 도공들을 일본으로 납치해왔고, 일본에 끌려온 조선 도공 이삼평(李參平)은 백자의 원료가 되는 흙을 발견한 오카와치야마에서 일본 최초의 자기를 빚었다. 그래서 이삼평을 도조(陶祖)로 추앙하며 신사까지 만들어 극진히 대한다고 한다. 그렇게 이름이 알려진 도공이 있는가하면, 같이 끌려왔던 수많은 조선의 도공들이 오카와치야마에 갇혀 평생을 도자기를 빚었다.






17세이면 한국사에서 조선시대인데, 임진왜란때 끌려온 조선의 도공들을 고려인으로 불렀다는건 좀 이해가 안갔지만 곤겐다케진자를 올라갔다오니 도자기를 굽는 기술이 새어나가지 않게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조선 도공들을 도망칠 수 없는 요새와도 같은 산속에 가둬둔것과 다름이 없어보였다. 그렇게 한평생 이 곳에서 도자기를 굽던 도공들의 망향에 대한 그리움을 기리기위해 고려인묘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지도를 보면서 한참을 걷는데... 완전 산속 임도를 혼자 걷고 있었다. 영 어째 불안하다 싶을때 마을로 돌아갈 수 있을 듯한 길이 보여서 서둘러 들어갔다. 오카와치야마의 지도보다 훨씬 거리가 멀다.





어... 나 제대로 가고 있는게 맞겠지...





이 울창한 산림욕장스런 분위기는?!?!





마침 내 불안을 알기라도 하듯 고려인 묘지 안내판이 보였다.





정말 소박하기 그지없는 위령비







과연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짠하게 묘지를 바라보고 있는데, 나 혼자 이곳을 찾아온건 아니었다. 뒤에서 밭을 일구던 할머니께서 내게 말을 걸어오셨다. "저기 산에봐봐- 꽃이 예쁘게 피어있지?"라고 이야길 하셔서 산쪽을 바라보니, 내가 방금 올라갔던 곤겐다케신사로 올라가는 계단을 말하시는 거였다. "예쁘네요~"라고 이야길 했더니, 금방 다시 발을 일구는데 집중을 하셨다. 오카와치야마에 살고 계신 할머니라면 조선인 도공의 후예가 아닐까 싶기도하고...


쓸쓸했을 고려인묘지에 그래도 사람들이 오간다고 생각하니 다행인 기분이었다.





오카와치야마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이라면 한번쯤 들려보라고 권하고 싶다.




굉장히 씁쓸한 기분이 드는걸 보면 내가 진짜 한국인이 맞는것 같다. 






다시 길을 따라 오카와치야마 마을로 들어가려는데, 동네개가 길가에 서서 나를 향해 엄청나게 짖어대는거다. 진짜 화들짝 놀랐다. 다행히 목줄이 묶여있었는데, 끝까지 나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던 멍뭉이.






이제 진짜 오카와치야마 도자기 마을 산책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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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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