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페이 여행 / 타이완 지우펀 여행

비내리는 날 지우펀의 야경


관광객들이 사라지는 저녁 6시 30분쯤이 지나면 북적거리던 작은 마을이 한순간 고요해진다. 아름다운 야경으로 소문난 지우펀(Jiufen/九份)은 타이페이가 아닌 신베이(New Taipei City) 루이팡지역에 있는 산골마을이다. 옛날에 이곳에 단 9개의 가구가 있었는데, 인근 마을에서 공수해온 생필품을 9가구가 나눠가졌다고 해서 지우펀(九份)이라고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인근 진과스에서 금광이 개발되면서 마을이 생기를 불어 넣었으며 그로인해 일본식 건물들과 중국식 건물들이 혼합되어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지우펀의 수취루(竪崎路)는 가장인기있는 포토스팟. 지우펀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인데 바로 홍등이 펼쳐지는 거리이기때문이다. 지우펀을 방문하기전에 텍스트로만 접했을땐 엄청 화려하게 홍등이 펼쳐지는 줄 알았는데, 다녀온 여행객에 의하면 "그냥 좁은 계단길에 찻집에만 주렁주렁 홍등이 달려있더라구요."라고 이야길 들었던터라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에 조금은 실망했다. 비도 추적추적내리고, 안개도 자욱히 끼어있어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아무리 찍어봤자 별 느낌이 없어서 금방 포기했다.





수취루의 아메이차관(阿妹茶酒館)은 지우펀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유명한 곳인데, 바로 일본 애니메이션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千と千尋の神隠し: The Spiriting Away Of Sen And Chihiro, 2001>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만화를 보지 못했기때문에 다녀와서 영화정보를 찾아보니 그 유명한 캐릭터 '가오나시'가 이 만화에서 나오더라.


우리나라에서는 드라마 <온에어>의 촬영지로 소개가 되었는데, 역시 이 드라마도 보지 못해서 지우펀에서의 감성을 살리진 못했다. 배우들도 비가 내리는 때에 지우펀을 방문했었구나... 정도로 알 수 있었다. 







지우펀에서 하룻밤을 보내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게... 

1시간 전만해도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거리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야말로 느긋하게 지우펀을 즐길 수 있었던 곳. 이날 저녁은 아메이차관앞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던 상하이에서 온 중국인 보희를 알게 되어서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산책을 했다. 우리나라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을 정말 좋아해서, 한국에가면 유재석을 보고싶다고 말하기도 하고... 이때 방영중이던 드라마 <엔젤아이즈>를 챙겨보길래 정말 깜짝 놀랐다. 한국 문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서 지우펀에 있는 동안 숙소에 있는 중국인 여행객들에게 나를 소개해 주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참 별난 인연이다.



아메이차관 반대편에도 찻집이 하나있는데, 여기서 사진을 찍는게 전경을 담기에 제일 좋더라. 유난히 반대편집에 일본인 단체 관광객이 많이 있길래 보희가 "여긴 왜이렇게 일본인들이 많지?"라고 이야길하길래 "아마 일본에서 유명한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어서 그럴꺼야."라고 이야길했더니 자기도 그 만화를 안다고 하더라. 결국 같은 이유에서 한중일 사람들이 모여서 이렇게 복작대고 있는 거겠지. 그리고 우리는 일본인 아주머니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드렸고, 둘의 기념사진을 남겼다.






내가 대충 스마트폰으로 몇장 찍고나서 열심히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던 보희를 기다리고 있었더니,"왜 사진을 안찍어요?"라고 물어봤다. 원래 카메라는 올림푸스 펜을 쓰고 있지만 플래쉬가 없어서 야간촬영에는 젬병이라서 사용하지 않았고, 스마트폰으로도 그다지 맘에 안들어서 안찍는다고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어서 "그냥 눈으로 담아가도 충분한것 같아."라고 이야길했더니 눈을 반짝이면서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이다." 라고 이야길 하는거다. 짧은 영어실력 탓에 속내를 다 이야기 하지 못했는데, 그게 꽤나 감상적으로 들렸던 모양이다. ㅋㅋ





밤 9시쯤 넘어가자 지우펀은 그야말로 썰렁한 기운만이 남는데, 이렇게 라오지에 거리엔 홍등이 불을 밝히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에 있다가 편의점에 가려고 나왔더니 이렇게 붉은 홍등이 켜져있어서 사람들이 상상하던 아름다운 지우펀이 생각보다 더 소박한 면이 있다는걸 느꼈다. 다음날 지우펀은 내게 큰 선물은 주는데... 투비컨티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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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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