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여행 / 룸비니여행 / 인도여행

네팔에서 인도 구경넘기

룸비니에서 소나울리 국경 지나 고락푸르가기


거의 한달여만에 다시 인도로 넘어가는 날이다. 네팔에서 보냈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것 같았다.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구간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일찌감치 예약을 해야 자리를 구할 수 있다고해서 포카라에서 1주일전쯤에 클리어트립으로 티켓을 예약해뒀다. 네팔에서 인도로 가기위해선 소나울리 국경을 지나 인도 고락푸르까지 이동해서 고락푸르에서 바라나시로 이동을 해야했다. 고락푸르에서 럭나우를 거쳐 델리로 이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가 네팔에서 소나울리 국경 그리고 고락푸르와 바라나시가 일반적이다.


고락푸르에서 바라나시까지는 7시간 정도 걸리는데, 기차시간이 오후 10시와 11시가 있는거다. 오후 10시를 타고가면 바라나시에 오전 5시에 도착하게되니까 너무 애매해서, 오후 11시 기차를 타고 바라나시에 오전 6시에 도착하는 플랜이 더욱 괜찮아보였다. 그래서 오후 11시 10분기차로 예약을 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면 오후 10시기차를 탔어야했음을 뼈저리게 느낀다. 암튼 그 이야기는 아래에서 하겠다.



2014년 12월 12일 14시 40분 룸비니 사원구역 정문


대성석가사에서 14시 15분쯤에 체크아웃을 했던것 같다. 배낭가방을 매고 걸어나가려니 정말 힘이 든다. 은근 정문까지 거리가 멀기때문에 부지런히 걸어가야한다. 여유가 되면 사이클릭샤를 타고 나가는 방법도 있으나 남아있는 네팔루피가 넉넉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몸이 힘들게 가는걸로 결정을 했다. 내 배낭무게는 15kg정도 나갔고, 같이 국경을 넘는 S언니는 10kg가 채 안되었는데... 배낭은 전생의 업보라더니 나는 정말 인생을 짊어지고 다니는 기분을 이곳에서 맘껏 느낄 수 있었다.





룸비니 정문앞에오니 이렇게 버스티켓 창구가보인다. 여기서 버스티켓을 사야하는가? 이곳은 포카라나 카트만두로 이동할 사람들이 버스티켓을 구입하는 곳이라 한다. 우리는 바이라하(Bhairahawa)라는 곳까지 이동해서 다시 소나울리행 버스로 갈아타야한다. 이곳에서 버스티켓을 구입할 필요 없이 지나가는 버스를 잡아 타면 된다고 한다.


그리고 전에 언급한적이 있었던 네팔에서 제일 핫한 아이템인 푸 쇼핑백이 보인다. 정말 현지인들이 많이쓰는 가방이다.





2014년 12월 12일 14시46분 바이라하행 버스탑승


길가에 멀뚱히 서있었는데 모래먼지를 휘날리며 버스 한대가 온다. 그래서 열심히 손을 휘저었는데 차장아저씨가 고개를 내민다. "바이라하~?"라고 물어봤는데 버스가 그냥 지나치길래 안가는줄 알았다. 그런데 버스가 멀찍히 멈춰 서는거다. 와... 바로 세워주시지. 배낭매고 뒤뚱뒤뚱 버스를 향해 뛰어갔다. 차장아저씨가 배낭가방을 받아서 버스위로 올렸다. 뭔가 가방 분실될까바 찝찝했지만 우선 넘겨주기로 한다. S언니랑 같이 버스에 탑승. 남아있는 자리는 한개뿐이다. 자리는 언니에게 양보하고, 나는 서서가기로 한다. 버스에 올라탄 사람들이 전부 나를 바라보는 느낌에 머쓱해진다.

 

버스 룸비니 - 바이라하 네팔 50루피 (2014.12.12기준)




한 15분쯤 달렸더니 갑자기 버스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르 내려서 자리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나도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앉게 되었다. 바이라하까지 달리는동안 정말 수십번을 멈췄고, 수많은 사람들이 버스에 올라탄다. 특히 가장 충격적인건 자전거를 타고 가시던분이 버스를 세우시더니, 버스 위로 자전거를 올려두고 버스에 올라탔다. 와... 엄청나다.





특히 중간에 지나가다가 우유아저씨가 타게 되었는데, 우유통이 6개나 되었다. 그걸 차장아저씨가 도와서 다 버스에 태우고서야 출발을 했다. 내가 앉아있던 자리 바로 앞에 있었는데 파리가 얼마나 꼬이던지 윙윙거리는 파리때문에 열심히 손을 휘저어야했다.





2014년 12월 12일 15시 42분 바이라하(Bhairahawa) 도착


룸비니에서 바이라하까지 버스타고 1시간정도 걸렸다. 버스위에 올려둔 우리의 배낭가방을 무사히 되찾았으나 먼지 어텍을 받아서 가방끈있는 부분이 먼지로 점철되었다. 털어내고, 소나울리 국경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걸음을 옮겼다. 바이라하에 있는 삼거리에서 버스를 잡아타면 된다기에 별로 고민도 안하고 걸음을 옮겼다.


S언니가 남아있는 네팔루피 다 쓰자고하셔서 이 주변에 있는 상점들을 둘러보게 되었다.






S언니의 추천 간식. 땅콩구이. 아직 인도여행 초짜인 나에게 S언니는 많은 꿀팁을 선사해주셨다. 언니는 혼자서 카주라호에 다녀온 여자니까!! 엄청난 내공을 가지셨다. 무튼 인도에서 길거리 음식을 사먹는건 조금 두려운 일인데, 땅콩 구운 것 만큼은 제일 쉽게 사먹을 수 있는 간식이라고 했다. 그래서 한봉지 구입.






이렇게 한봉지가 네팔루피로 20루피. 착한 가격이다.

그리고 잠시후 버스안에서 미친듯이 땅콩을 까먹게 되는데...


바이라하 구운땅콩 1봉지 네팔20루피 (2014.12.12기준)





그리고 S언니는 그 옆에 있는 상점에서 오렌지도 구입하셨다. 오렌지는 언니가 구입하셔서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7개를 구입하셨는데 살뜰한 가격에 구입을 했던것 같다. 이 오렌지도 우리에게 귀중한 양식이 되었다.





그리고 이곳이 바이라하 삼거리. 여기서 소나울리 국경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지프차 한대에 사람들이 올라타는거다. 어디가는거냐 물으니 소나울리가는 차라한다. 그래서 우리도 차에 올라타려고하니 우리는 타지 말라한다. 대체 왜죠? 우리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지프차에 올라탄 다른 아저씨가 이야길 해준다. "외국인은 탈 수 없어. 이건 국경을 바로 지나는 차야."


그렇다. 외국인은 네팔국경에서 내려서 출국심사를 받고, 인도 국경에서 다시 입국심사 도장을 받아야하기때문이다. 네팔과 인도는 서로 무비자라서 여권없이도 오고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인인 우리를 차에 태우면 멈춰야하기때문에 안태워준다는 것이였다.


그럼 우리는 어떤 차를 타야하는가? 잠시 후에 버스가 올테니 기다리란다.




2014년 12월 12일 16시 네팔 소나울리행 버스


그렇게 지프차를 실랑이하던 그 자리에 초록색 버스 한대가 와서 멈춘다. "소나울리?"라고 물어보니 맞댄다. 그러면서 버스 뒷칸의 문을 열어주더니 배낭가방은 뒤에 넣으라 한다. 가방을 벗어서 버스 뒷칸에 싣고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게 천운이라는걸 느꼈다. 이 버스에 앉아갈 수 있다니 천망다행이라는 사실을... 정말 소나울리까지 이동하는데 미친듯이 사람들을 태웠다. 진짜 버스에 올라탄 사람들이 차장아저씨한테 소리지를 정도였다. 그만좀 태우라고. 이 버스안에 얼만큼 사람을 많이 태울 수 있는지 기네스기록을 세울것 같은 느낌이었다. 진심 버스에 앉아있는 순간이 감사했다.


버스 바이라하 - 네팔 소나울리 15루피 (2014.12.12기준)





2014년 12월 12일 16시 30분 네팔 소나울리 국경 도착


30분간 달려서 네팔 소나울리 국경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버스에 실어둔 짐을 찾느냐고 버스 뒷편이 분주했다. 버스에서 쉴새없이 내리는 사람들로 자리에 한참을 앉아있다가 버스에 내렸는데도 아직도 버스 뒷편에서는 짐찾는 사람들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S언니와 나도 버스 짐칸에 실어둔 배낭가방을 되찾았다.




네팔국경 환전소


나에게 남아있는 네팔루피가 500루피가 있어서 인도루피로 바꾸기위해 환전소를 찾았다. 널려있는게 환전소라더니 제대로 운영중인 환전소가 없었다. 네팔쪽 환전소 분위기는 이렇게 엉망인건가? 어쨌거나 3번정도 퇴짜를 맞은뒤에 겨우 환전을 해준다는 곳에 500루피를 내밀었더니 인도루피로 300루피를 건네준다. 인도루피로 12.5루피 정도 손해봤다. 원래 인도루피와 네팔루피는 1.6:1의 비율로 고정환율이 정해져있어서 맞춰서 환전을 해준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는데, 남은 네팔루피를 인도루피로 바꾼다고 하니까 잔돈은 안챙겨주는거다. 아유... 그냥 돈 다쓸껄 그랬나보다.



네팔국경 환전소 네팔 500루피 -> 인도 300루피 환전





이제 네팔 출입국사무소에 들러 출국 스탬프롤 받아야한다. S언니가 인도에서 네팔로 올때 소나울리 국경을 지났기때문에 이미 이곳에 와본 경험이 있었다. 언니만 철썩 믿고 헤맬 필요없이 출입국사무소를 찾아갔다. 네팔국경 나가기 바로 왼편에 있으니 놓치지 말고 들려야한다. 이미그레이션오피스 (Immigration Office)라고 쓰여있으니 놓치지 말고 출국스탬프를 받는다.





네팔 출국서류 간단하게 작성하고 여권과 같이 내밀면 아저씨가 도장을 쿵~ 찍어준다. 여기서 좀 웃긴건 이곳 국경에서 스탬프만 찍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다. 인도에서 멀티비자 6개월을 받아와도 6개월 계속 체류가 가능한게 아니라 3개월까지 있다가 네팔이나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근교 국가를 방문하고 다시 들어올 수 있게 되어있다. 그래서 비자연장의 목적으로 네팔국경을 애용하는 여행객들이 많다. 출국하는날 그런 외국인 여행객이 있었다. 영국인 여행객이었는데, 어제 입국을 했는데 오늘 출국을 하는 것이였다. 그래서 출국심사하던 아저씨가 "어제 입국했는데 왜 벌써 네팔을 떠나?"라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여기 너무 추워."


아저씨는 웃으면서 출국스탬프를 찍어주었다.ㅋㅋㅋ


이미그레이션 사무실 옆에 화장실이 있길래 들렸다가 인도 국경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진짜 코앞이다. 걸어가면 된다. 출입국사무소를 나가는 도중에 여행객 두명이 출입국사무소를 보다가 그냥 나가는 것이다. 착한 S언니는 친절하게 "너네 여기서 출국스템프 찍어야해." 라며 안내도 해줬다.


네팔 국경을 지나가는 도중에 가방검사가 있었다. 여권을 확인하고 가방을 열어서 확인하는데, 아까 출입국사무소에서 만난 영국인은 가방을 열어보라고 검사를 받았다. 나와 S언니는 여권을 보여주니 그냥 지나가란다. 이게 마약반입때문에 검사하는것 같았는데, 국적과 성별마다 사람을 가리는건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무사 통과.





2014년 12월 12일 16시50분 인도 소나울리 국경 도착


어흙... 다시 돌아왔다. 인도!!! 근데 인도 국경 넘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뀐다. 길거리에 쓰레기가 널려있고, 네팔보다 건물들이 좀 괜찮아보인다. 뭔가 딱 인도같은 분위기가 느껴서 웃고 말았다. 이제 해가 뉘엿뉘엿 질 모양이다. 뭔가 아슬아슬하게 국경에 도착한 느낌이었다. 네팔과 인도 국경은 24시간 개방되어있어서 출입국사무소에 제한 시간은 따로 없는것 같은데, 밤에 이곳을 찾아오면 굉장히 무서울 꺼란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국경은 해 있을때 넘어가길.





인도 국경을 넘어서 조금만 걸어가면 왼편에 인도 이미그레이션이있다. 이미 소나울리 국경넘는 방법을 여러번 찾아봤던 지라, STOP간판을 보고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는거다. 여기서 인도 입국심사를 한다.





여기서 더욱 놀란건 이곳 직원이 정말 친절하다. 여기가 인도인가 싶을 정도로 친절지수가 엄청 나다. 심지어 한국어도 가능하다. 통째로 외운 모양이었다. 여권과 입국 심사서류를 간단히 작성하고 건네주면 기다리라고 한다. 가방매고 서있으니까 친절하게 앉을 곳 까지 찾아줘서 앉아서 쉬라며 이야기해준다. 소나울리 국경은 왜이리 친절해?


그리고 끝까지 친절을 잃지 않는다. "자 이제 너희는 어디로 갈꺼야?" "고락푸르가야해." "택시탈꺼야 합승지프탈꺼야 버스탈꺼야?" "버스타려고." "그럼 여기서 쭈욱 걸어가면 버스가 세워져있어. 그거 타." 버스는 버스타는 터미널이 따로 있다고 본적이 있는데 길가로 나가면 바로 버스가 있다는 거였다. 아무튼 "고마워요~" 하고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더 걸어갔다.





인도 이미그레이션지나서 이 구간을 주의해야한다. 이제 사이클릭샤가 붙어서 호객행위를 시작한다. 

"버스타러 갈꺼지? 150루피에 가줄께."


인도의 사기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진짜 코앞에 있으니 사이클릭샤의 사기에 넘어가지말고, 걸어서 찾아가면 된다. 해가 뉘엿뉘엿지니 조금 조급해지긴 했는데.. 그래서 평정심을 잃지않고 걸어나간다.





2014년 12월 12일 17시 10분 고락푸르행 버스 탑승


그리고 정말 눈앞에 세워져있는 버스가 보였다. 마침 자전거를 타고 여행중인 중국인 3명이 버스에 자전거를 올리고 있었다. 그래서 자전거때문에 차장아저씨가 뒤에 서있었는데 고락푸르행 버스를 확인하고, 배낭가방을 짐칸에 싣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S언니가 갑자기 외쳤다. "버스안에 자리있는지 확인해봐! 안그러면 우리 꼼짝없이 서서가야해. 아니면 맨뒷자리만 남았는지 확인하고."


그렇다. S언니는 이미 국경을 넘어본 경험이 있기때문에 버스 맨뒷자리에 앉지 말아야함을 알고 있다. 5명정도 앉을 수 있는 이 자리에 6~7명이 낑겨 앉아서 탈 수 있다는거였다. 거기에 여자이기때문에 성추행까지 추가될 수 있다. 언니에게 배낭가방을 맡기고, 일찌감치 달려서 버스에 자리를 확인했다. 다행인건지 버스 맨 뒷칸에서 앞자리가 하나 비어있어서 언니랑 둘이 앉을 수 있었다. 근데 이 버스 의자가 너무 좁아서... 둘이 앉는데도 내 엉덩이 반쯤이 복도로 튀어나왔다. 이걸 3시간이나 타고 가야한다니...





버스 소나울리 - 고락푸르 90루피 (2014.12.12기준/1800원)





우선 출발한 1시간은 즐겁게 네팔 바이라하에서 구입한 과일을 먹고, 땅콩을 까먹었다. 그런데 버스가 곳곳에서 멈추더니 또 다시 엄청 많은 사람들을 입석으로 태우기 시작하는거다. 내 반쯤 삐죽 복도로 나가있던 엉덩이를 힘겹게 버스의자에 지탱해 앉을 수 밖에 없었다. 복도에 서서가는 사람들도 있으니 얼마나 힘겨울까 싶을정도로... 버스엔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탄다. 여기서도 성추행이 발생할 수 있으니 여성여행객은 주의할 것.


그래도 경계심은 오래가지 않았고, 덜컹거리는 승차감 그리고 잠에 취하고 만다. 고개를 숙이고 꿀잠을 잤다.





2014년 12월 12일 20시 28분 고락푸르 정션역 앞 도착


한참 미친듯이 헤드뱅잉을 하고있는데, 사람들이 서서히 내리기 시작한다. 고락푸르에 다 와가는 모양이었다. 이 버스의 종점은 고락푸르 기차역앞이라서 우리는 끝까지 타고 가면 된다. 버스 도착하자마자 배낭가방을 찾으러 버스 뒤에 삼삼오오 모인다. 근데 문제는 차장아저씨가 짐을 내려주는게 아니라, 자기 짐을 스스로 꺼내야한다는 것이였다. (충격) 저길 어떻게 올라가?


결국 우리 뒤에 타고왔던 중국인 여행객들이 자신들의 자전거를 꺼내러 올라간김에 우리 배낭가방도 버스 아래로 내려다줬다. 

"씨에씨에-"




아... 혼돈의 인도에 도착했다!! 기차시간까지 3시간이 더 남았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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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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