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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

영축산 / 靈鷲山 / Griddhakuta / 그리다꾸타



오늘 방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장소였는데, 딴곳을 둘러보다가 영취산을 놓치고 말았다. 빔비사라의 감옥에 갔다가 영취산은 도대체 어디였던거냐며 다시 찾아왔다. 영취산은 부처님이 오랜기간 설법을 했던 장소로, 불교의 법화경(法華經)도 이곳에서 전해진것으로 알려져있다. 우리가 사회시간이나 윤리시간에서 봤을 '법화사상'이라는게 법화경을 근본으로 한 불교사상중에 하나다. 법화사상 체계를 만든건 중국인이지만... 그 근본은 부처님의 가르침이니까. 그래서 우리가 배운 법화사상의 내용이 전부 한자로 정리가 되어있던거였다.  





저어기 보이는 꼭대기가 영취산, 그리다꾸따다.

이미 불교단체에서 방문중이었는지 사람들이 빼곡히 서있었다.





생각한것보다 길이 정돈이 잘 되어있었는데, 이 길을 빔비사라왕의 길이라 부른다. 영취산의 뜻이 '독수리봉' 인데, 부처님이 이곳에서 설법을 전하자 친견하려는 사람들로 모여들게 되었다고 한다. 모두 이 길을 통해 걸어올라가야했고, 빔비사라왕은 더 수월하게 찾아가기위해 길을 정돈하게 되었다.





올라가는길에 두개의 스투파 표식이 있는데, 하나는 빔비사라왕이 가마에서 내려서 걷기 시작한 곳. 또 하나는 수행원을 모두 물리고 혼자 걸어갔던 곳으로 되어있다. 빔비사라왕의 불심이 어느정도 였을지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해발고도 229m 정도 된다고 하는데, 15분정도 걸으면 올라갈 수 있는 것 같다. 겨울철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햇살때문에 목이 좀 마르고 힘이 들었다. 20대도 힘들다고 느끼는데, 날이 더워지면 어떻게 올라오시는지...





이런 생각을 할때쯤 가마꾼을 발견했다. 라즈기르에는 가마꾼들이 있는데, 영취산과 칠엽굴에서 만날 수 있다. 아무래도 어른들은 무릎이 안좋으니 걸어 올라가실 수 없는 분들은 가마꾼을 고용하는 것 같았다. 젊을 때 두발로 직접 갈 수 있는것도 굉장히 행복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올라가다가 금박지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바위틈을 보았다. 이곳은 독수리봉 아래에 있는 굴인데, 우기때 흙이 쓸려가며 생긴 암좌라한다. 이곳에서 한 스님이 앉아 계셨는데,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계신 분이 계셔서 뭔가 분위기가 있었다.

 




돌무더기들이 쌓여진 곳은 승원이 있었던 곳인가보다.










그리고 정상인 영취산에 도착했다. 와... 뭔가 화려하진 않아도, 기운이 느껴지는듯 했다. 부처님의 설법을 직접 들을 수 있었던 그 시대의 사람들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들이 었을꺼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성인(聖人)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건 얼마나 감동적인 일일까? 그래서 빔비사라왕은 모든 걸 다해드리고 싶었겠지...






그러나 여기서 내가 씁쓸했던 사건이 있었다.


방금까지 있었던 단체분들이 내려가시고, 우리 일행만 영취산에 있게되었는데... 오른쪽에서 자리를 지키는 관리인 아저씨로 보이는 한분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이곳에 사람들이 공양한것으로 보이는 돈이 놓여져있는데, 전부 고액권의 지폐만 남아있는 것다. 미국 달러로 100달러, 그리고 태국 지폐중엔 1000바트. 물론 돈 금액에따라 공양하는 마음이 결정이 된다면, 누구든 고액을 내고싶겠지만... 인도 지폐가 아닌 자국의 돈을 낸다는 사실이 좀 의아하기도 했다. 그리고 보통 소액권 지폐도 많이 놓고가던데 이렇게 깔끔하게 지폐가 정리되어있는게 굉장히 기분이 이상한거다.


내가 멀뚱하게 바라보고만 있자, 그 인도인 아저씨가 "너는 왜 돈을 안내? 뿌자해." 라며 이야길 하는것에 빈정상했다. 뿌자가 바로 공양(供養)을 말하는 것인데 '얼른 돈 내.'라고 들려서 굉장히 기분상했다. 결국 찾아오는 사람들을 돈으로만 보는게 아닌가? 저 아저씨가 인도정부의 관리인이라면 외국인 불자들을 삥듣는 것처럼 보였기때문이다. 나는 "저는 뿌자안해요."라고 쌜쭉하게 말하고 들을 돌려 나왔다.





영취산이 있는쪽에서 내려다보이면 보이는 빔비사라의 길.

이 길에서 사는 사람들인지 조그만 천막을 치고, 앉아있는 가족들이 있다. 이들도 이곳을 찾는 불교인들에게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곳을 올라오면서 보시(布施)를 강요당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요동쳤다.





Y언니는 기도를 하는 시간을 가졌고, 나는 저기 앉은 인도인 아저씨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우리가 이곳에서 머물고 있던 10분정도 시간이 지난뒤에 다른 단체 순례객분들이 방문을 했다. 중국에서 오신 분들이신것 같았는데, 가마꾼을 이용해 올라오셨다. 아! 여기도 신발을 벗고 들어와야하는데 입구에 신발 정리를 해주면서 팁을 받는 사람도 있다. 신발을 닦아서 정리를 해주고 돈을 받는건데... 내 아쿠아슈즈도 닦았다면서 보여주는걸 보고 이걸 어찌해야하나 한참 고민했다.


결국 여기서 나는 돈에 인색한 사람이 되었다. 아.. 나는 돈에 대한 집착으로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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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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