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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엽굴

Saptaparni Cave / 七葉窟


어제 시간이 늦어져서 찾아가지 못했던 칠엽굴을 아침일찍 가기로 했다. 아침공양을 먹고, 미얀마사원을 나온 뒤 바로 찾아갔다. 진짜 이곳이 칠엽굴로 가는길이 맞는가 다시 확인해야할 정도로 어안이 벙벙했던 초반 온천모습에서 당황했지만, 힌두교의 모습이 지나고나면 다시 불교성지로 가는 기분이 드는 돌계단을 오를 수 있게된다.




2014년 12월 17일 8시 칠엽굴 입구


입구에는 보시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줄지어 앉아있다. 나중에 칠엽굴을 올라갔다 내려오면 그 행렬이 더 길어져있다.





보기만해도 뜨끈뜨근해보이는 작은 온천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게 된다.





계단을 한참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보니 온천이 있는 뾰족한 힌두교 건물이 보인다.





올라가다보면 하얀색 자이나교의 건물들도 나온다. 이 무슨 종교적 경쟁인가싶다.

 한곳에서 힌두교와 자이나교 그리고 불교적 의미있는 장소라는 것은 이곳은 영험한 땅이라는 걸까?





그리고 이곳을 먼저 오르고 있는 미얀마 단체 순례객을 만났다. 처음엔 어디에서 오신 분들인지 몰랐는데, 미얀마사원 식당에서 봤던 한국어를 하시는 아저씨가 "아가씨 힘없어요."라고 계단을 못올라가서 헉헉대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셔서 알았다. 아저씨는 젊은 시절 한국에서 일을 하셨는데, 공장에서 일하시다가 손가락이 잘리셨다고 한다. 정말 전형적인 한국으로온 노동자셨던거다. 손가락이 잘린 아픔이 있지만, 한국인을 싫어하지 않으신것 같았다. 힘들어하는 우리를 다독이시기까지 할 정도였다.





구름에 가린 날씨였지만, 아침부터 시작된 돌계단 어텍은 정말 힘들었다.





2014년 12월 17일 8시 30분 칠엽굴


30분정도 걸어올라왔을때 드디어 칠엽굴(Saptaparni Cave)을 발견했다. 칠엽굴의 칠이 당연히 숫자 7. 7개의 동굴을 의미하는줄 알았는데, 인도 북부지역에서 자라는 나무인 칠엽수가 있어서 그 이름을 따서 칠엽굴이라 부른다고 한다. 나뭇잎에 7개의 잎이 붙어있다고 하는데... 그 나무가 어떤나무란 말인가?






이곳은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후 제자들이 모인 '1차 결집'이 있던 장소라 한다. 종단의 분열을 막고, 부처님의 말씀을 모아 정리하는 회의를 하게 된 것인데 이 결집은 부처님 가장 가까이서 모셨던 아난존자의 암송을 듣는것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워낙 기억력이 뛰어나 부처님의 모든 설법을 암기한 승려로 알려져있다. 그래서 불경의 문구는 아난존자의 암송으로부터 나왔기때문에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라고 정리되어있다.


이 결집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자격을 갖춘 이들이 였고, 대회의는 엄격히 진행되었다. 그 인원이 500명이 넘었다고 하는데, 이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라즈기르가 낙점이 되었던것 같다. 칠엽굴에서 500명이 모였다고 하기엔 장소가 비좁아 보였다. 





굴은 2개가 있는데, 굴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생각한것보다 깊숙했다. 이 굴 끝에는 순례객들이 피워놓은 양초가 켜져있다. 좁은 굴을 오고가기 좋게 들어가는 사람과 나오는 사람이 서로 배려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굴 끝에서는 산소가 부족한지 머리가 띵해져서 금방 나왔다.







이곳에서 인기있던 미얀마 아기.






미얀마 단체분들은 모여서 불경을 외우셨다. 






이렇게 4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니, 이곳이 비좁긴해도 500명이 모여드는것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든 생각이 있다면 이렇게 높은 곳에서 모여서 회의를 해야했던건 엄격한 회의를 위해 대중들을 피해 모일 장소가 필요했을 것 같다.





다리가 불편하신 미얀마 할머니 한분이 가마꾼 지게에 올라앉아 하산을 하셨다.






산에서 내려와서 보이는 힌두교의 온천 (Brahma kund).

이건 또 새로운 풍경이었다. 우리에게 온천은 뜨끈뜨근한 탕같은 느낌인데, 이곳 사람들은 돌로된 사자나 코끼리 머리에서 나오는 관에서 콸콸 나오는 온천수로 몸을 씻는 것이 온천욕인것 같았다. 힌두교도들은 이 물로 씻으면 죄업이 씻겨진다고 믿는다고 한다. 이 물도 갠지스강 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고, 인도아저씨들 목욕하는 모습을 꼴까타에서 부터 길거리에서 봐왔기때문에 쳐다보는 것이 어색하진 않았다. 이곳은 힌두교만 입장이 가능한것 같았다. 탈의실과 목욕이 구분되어있지 않고, 남녀 상관없이 목욕을 하는 것이 특이했다.






어쩌다보니 목욕 훔쳐보기가 되었네... ^^;;;







뜨끈한 온천탕을 지나서 차에 올라타니, 힌두교였던 안누의 이마에 빨간색 쿰쿰이 발라져 있었다. 여자들처럼 예쁘게 원형모향의 빨간점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빨간색 안료를 뭍혀서 내려찍은 모양인데 신의 은총을 받는 모양이라고 한다. 이 온천은 힌두교인들에게 큰 의미의 사원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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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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