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바라나시여행

바라나시정션역 외국인기차티켓예약사무소

Varanasi Junction 


1주일넘게 같이 여행을 했던 Y언니와 J오빠가 카주라호로 떠나는 날이다. 나도 바라나시 이후에 대한 일정을 위해 곰곰히 생각하다가 1월 1일까지 아그라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여행일정을 세웠다. 문제는 기차티켓을 예약을 해야하는데, 아직 인도에서 기차를 이용하는게 어색했던지라 클리어트립으로 미리 예약하는 것보다 기차역에서 직접 예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했다.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모바일로 예약을 하는게 더 쉬운일이었지만... 직접 손에 티켓을 쥐고있는 것 만큼 마음편한 일은 없었기때문이다.



고돌리아에서 사이클릭샤를 잡아 3명이서 100루피에 간다고 협상후에 도착했다. 커다란 배낭 두개에 릭샤에 셋이 올라탄게 굉장히 미안해 질정도로 사이클릭샤 아저씨가 땀을 뻘뻘흘려서 미안해졌다. 게다가 오후시간이라 그런지 도로가 꽉 막혀서 30분정도 걸렸다. 사이클릭샤 아저씨는 바라나시 정션역 길건너 골목에 우리를 내려줬다. 나는 어차피 다시 고돌리아로 돌아가야해서 30분만 기다려달라고 했더니, 기다렸다 안오면 돌아갈꺼라 하며 쿨하게 이야길하셨다. 이 자리로 돌아왔을때 이미 사이클릭샤는 떠난 상태였지만...




2014년 12월 22일 17시 20분 바라나시 정션역 (Vatanasi Junction)


두번째로 와본 바라나시정션역. 처음에 바라나시에 도착했을땐 고락푸르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와서 정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보니 하얀색 건물이 퍽 인상깊었다. 역 위에 둥그런 바퀴모양은 인도의 국장의 모양을 나타내는 것과 닮아 있었다. 사르나트에서 봤던 그 수레모양이 생각나던... 바라나시 정션역은 꼴까타 하울라역에 혼자왔을때 보다는 조금 덜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일행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좀 더 편안하게 했던 것 같다.







Y언니와 J오빠가 타고 갈 기차는 월,수,토만 운행을 하는 21108 BSB KURJ LINK E 였다. 이 기차는 며칠뒤에 카주라호로 떠나 는기차라 기억을 해야했다. 이 기차는 17시 45분 바라나시 정션역이 시발역으로 출발해 다음날 5시 15분에 카주라호에 도착하는 기차였다. 카주라호로 떠날 여행객이라면 이 기차를 타는 것이 좋다.


역앞에 있는 전광판을 보니 아직 기차가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았다. 겨울철 기차 지연이 빈번하다더니 출발하는 역부터 지연이 될줄은 몰랐던터라 전광판에 기차번호가 없어서 한참이나 찾고 있는 나를 Y언니가 질질끌고 기차티켓 예약사무소로 데려다 주시기로 했다. 사무소가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겠지...





우선 전광판에 보이는 오른쪽 모습을 살펴보니, 기차를 타러 가는 사람들과 기다리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이제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여행자 안내센터가 보인다. 어? 여기인가 싶었는데... 기차티켓예매 하는 곳은 이곳이 아니라한다.





전광판을 기준으로 왼쪽 벽쪽을 보면 이렇게 작은 파란색 안내 간판이 있다. 저 철문을 열고 들어가면 되는 것이였다. 이렇게 써놓으면 누가 찾아올 수 있겠나 싶어서 어이가 없었다. 그래도 외국인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걸 보니 기차티켓을 예매하는 곳은 이곳이 맞는것 같다.





사무실안에 들어왔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전부 기차티켓을 예매하려고 기다리는 사람인줄 알았다. 그게 아니라 바라나시 정션역의 외국인 기차티켓 사무소는 외국인 여행객들에겐 웨이팅룸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기차가 지연되면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와서 기차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안와봤으면 꼼짝없이 기차역 로비에서 쭈구려 앉아서 기다릴뻔 했다는 생각을 했다. 기차를 기다리는 한국인 여행객 몇몇분들도 계셨는데, 유독 중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보여서 놀랐다. 벵갈리토라에만 있다보니 바라나시에 한국인들만 있는줄 알았는데, 확실히 인도로 여행온 외국인 들에게 인기있는 장소임을 여실히 보여주는게 바로 이 기차티켓 사무소에서 본 풍경이었다.


오래된 CRT모니터를 두들기는 아저씨에게 기차티켓 예매를 위한 폼(Form)을 달라고 이야길해서, 서류를 작성하고 기다렸다.





아니... 내 앞에 앉아서 기차티켓을 예매중인 여행객때문에 답답터짐.


여기는 번호표를 뽑고, 순서대로 기다리는 시스템이 전혀 없다. 그저 앞사람이 끝나야 뒷사람이 잽싸에 기차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다. 그럼 미리 폼을 작성해서 준비라도 하면 좋으련만... 자리에 앉아서 서류를 하나씩 작성하고, 기차시간을 확인하고 있는거였다. 아까 역에 올때 사이클릭샤 아저씨에게 기다려달라고 이야길 했던터라, 아저씨가 떠났으면 어떻게 고돌리아로 돌아가야할지 한참을 생각했다.






인도에서 기차티켓을 구입할때 주의할 점!



기차티켓을 예약하러 갈땐 여권, 기차티켓을 구입할 돈 (소액권으로 준비 / 잔돈 없다고 바꿔오라고 한다.), 그리고 기차 스케쥴을 미리 인도 철도청에서 검색을해서 기차번호, 시간,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안그러면 하루종일 기차티켓을 구입하는데 시간을 써야한다. 그리고 폼을 작성할때도 최대한 작성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입해야한다. 안그러면 다시 써오라고 종이를 다시 돌려줘버리는 야박한 기차역 직원들을 만나면 다시 줄을 서야할지 모른다.


기차티켓 예약사무소를 온건 꼴까타와 다즐링, 보드가야 이후로 세번째인데 이렇게 답답터지는 앞사람때문에 기다리는게 길어질지 몰랐다. 사실... 이미 해가 진 뒤라 혼자서 고돌리아로 돌아가야 한다는게 걱정이 되어서 더 초조했던것 같다.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드디어 앞사람이 기차티켓 구매가 끝나고, 내가 미리 작성해놓은 폼을 전해드렸다. 


씨익. 빨리해주세요.


바라나시와 카주라호, 그리고 카주라호에서 잔시로 이동하는 기차티켓을 구입했다. 카주라호에서 잔시로 이동하는 구간은 미리 기차 티켓을 구매하기가 힘든데, 이는 가까운 거리라서 미리 예매가 안된다는거다. 그래서 뒤에 앉아 계시던 한국인 여행객분이 한정거장 더 가는걸로 예매를 하면 된다고 이야기해주셔서, 잔시 다음역인 DATIA라는 곳까지 가는 기차로 예매를 했다. 아저씨가 굉장히 친절하셔서 다음역도 확인해주시고, 꼼꼼하게 기차시간도 확인해주셨다. 기차티켓에 써있는 시간은 DATIA역 도착시간이니까 잔시는 그전에 내려야 한다고 표시까지 해주셨다. 전부 슬리퍼칸 UPPER로 예매하는것도 잊지않는다. 이때까지만 해도 기차에 혼자있을껄 생각하고, 안전을 위해 그래야한다고 철썩같이 준비를 한 상태였다.


바라나시 외국인기차티켓예약사무소 바라나시-카주라호, 카주라호-다티아 410루피 SL (2014.12.22기준)


잔시를 가는 이유는 오르차에 가기 위해서였는데, 이 기차가 오르차역에서 멈춘다는 사실을 몰라서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생겼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포스팅에서 이야길 하도록하고... 





기차티켓 예약사무소의 풍경. 외국인 여행객들이 전부 여기 앉아서 기차를 기다린다.

Y언니와 J오빠는 마침 카주라호로 떠나는 한국인 커플을 만나서 같이 가게 되었다. 다행인것 같았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으면 보자며 인사를 했고, Y언니는 나중에 푸쉬카르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ㅋㅋㅋ 다들 즐거운 여행되세요!





2014년 12월 22일 18시 


헉. 기차티켓을 구입하고 나오니 어느새 깜깜한 밤이 되었다. 이렇게 해진 저녁시간에 숙소 이외에 장소에 홀로 돌아다닌적이 없어서 걱정이 되었다. 고돌리아로 돌아가는 외국인여행객이 있을까 싶었는데, 아쉽게 기차를 타고 떠날 사람들 뿐이라서 혼자서 돌아가야했다. 혼자 가야하는데 오토릭샤 타는건 부담스러워서 사이클릭샤를 타기로 했다. 바라나시 정션역앞에서는 전부 호객을 하니까 길건너 골목길에서 사이클릭샤를 타기로 했다.





마침 사이클릭샤에서 내리는 인도아주머니가 있어서, 릭샤왈라에게 붙어서 물어보았다. '고돌리아 자나헤-?' 고돌리아 가나요?라고 물었더니 아저씨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40루피에 갈 수 있냐고 물으니 아저씨가 고민도 안하고 끄덕인다. 여러번 흥정할 줄 알았는데, 단번에 사이클릭샤를 잡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어두운 골목길을 달리던 사이클릭샤가 잠시 멈췄다. 가로등도 없는 골목길, 무서웠다.



와씨... 어쩌지?



아저씨가 갑자기 사이클릭샤에서 내리더니,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머릿속으로는 온갖 생각이 다났다. '뭐야?! 여기서 소리를 지르면 나는 얼마나 소리지를 수 있지? 뭐라고 소리쳐야하지?' 진짜 그 짧은 시간에 릭샤에서 내려서 뛰어서 도망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저씨가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마담..."하면서 손가락으로 벽을 하나 가리킨다. 기다리란다.


그리고 헐레벌떡 벽으로 뛰어가시더니, 볼일을 보셨다. 


화장실이 급하셨던거다. 어두운 골목길, 그리고 노상방뇨중인 사이클릭샤 아저씨. 웃음이 절로 났다. 





그리고 다시 달리는 사이클릭샤. 내 아쿠아슈즈와 아저씨의 쪼리. 바라나시의 겨울.

나는 이 이후로 저녁때 혼자서 사이클릭샤를 타지 않았다.ㅋㅋㅋㅋ





아저씨는 열심히 달려 고돌리아로 나를 데려다주셨다.





토마스교회가 보이는데,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무사히 돌아왔다는 생각에 정말 안심이 들었다.

여유가 되면 아저씨에게 팁으로 얼마 더 드리고 싶었는데, 기차티켓 사느냐고 가져갔던 돈을 대부분 썼던지라 더 못드려서 죄송했다. 아저씨는 40루피 받고 미소도 지어주시고, 잘 가라고 손도 흔들어주심.ㅠㅠ 고마워요. 


사이클릭샤 바라나시정션역 - 고돌리아 40루피 (2014.12.22기준/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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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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