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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 저먼베이커리

Shiva Cafe And German Bakery



이날은 크리스마스날이었다.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던것처럼 딱히 특별할 것이 없던 하루였다. 슬렁슬렁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밖으로 나섰다. 옆 숙소에서 자꾸 노래부르는 한국인때문에 제대로 잠을 못잤다. 이게 알아듣지 못하는 인도 현지인의 노래였다면 '바라나시에서는 원래 그런가보다...'라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는데, 바라나시에서 듣는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소음 그 자체였다. 아니 이봐요 양반. 밤 11시에 그렇게 방안에서 노래를 부르는건 예의가 아니지 않아요? 그래서 제 점수는요...


무튼 잠을 한참 설친뒤에 일어나서 나온거라 기분이 별로였다. 하지만 이날 저녁에 더 큰 짜증이 내게 닥칠지 꿈에도 모른채...




평소에 이동하던 행동반경보다 더 멀리 걸어나가니 보이는 저먼베이커리. 우리에게 파리바게트가 유명해서 프랑스 빵이 최고로 맛있다는 고정관념이 생기게 되었다면, 인도와 네팔은 저번베이커리가 유명해서 독일빵이 맛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물론 사용하는 밀가루가 달라서 그런지 퍼석하니 내 입에는 식감이 별로이긴했어도 그래도 이만한 아침식사가 없다. 오랜만에 블랙퍼스트를 먹어보기로 한다.





이곳에서 굉장히 반가운 인물을 만났다. 네팔 포카라에서 만난 J언니다. 사실 이름을 바라나시에 와서 물어봐서 알게 되었다. 스쳐가는 인연이라면 서로 이름을 물어보지 말자며 ㅋㅋㅋㅋㅋ 포카라에서 자주 만난건 치고는 이름을 몰랐었는데, J언니는 바라나시가 마음에 든다며 거의 한달가까이 이곳에서 머물고 있었다. 심지어 타지마할은 보고 와야겠다며 아그라에 야간열차로 다녀온것을 빼면 계속 바라나시에 머물며 마헨드라 음악교실에서 젬베를 배우고 계셨다. 어제 저녁에 쉬발라가트에 머물고 있는 H양은 배웅하기위해 고돌리아에 갔다가 돌아오는길에 마헨드라 음악교실에서 만났다. 


H양은 고돌리아에서 릭샤타고 돌아가곤 했다. 그래도 한국인들과 멀리 떨어져있는 기분이 좋다며 벵갈리토라로 숙소를 끝끝내 옮기지 않았다. 매일 저녁 벵갈리토라에서 놀다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대단하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나도 그렇게 했었어야 한다는 후회를 만들기도 했다.



저녁에 한참 수다떨고 숙소에 돌아왔는데, 오늘 아침에 약속이나 한것처럼 저먼베이커리에서 다시 만나게 되다니. 포카라에서부터 느낀것이지만 J언니는 아침에 블랙퍼스트 메뉴를 드시는 것을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느긋한 아침의 기분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바라나시 저먼베이커리의 메뉴판.

J언니가 이곳의 아침식사 메뉴를 전부 드셨다고하셔서 추천을 받았다. 해쉬브라운 블랙퍼스가 내 입맛에 맞을 것 같아서 골랐다. 이곳 분위기를 보니 포카라의 저먼베이커리를 그대로 옮겨온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네팔리 블랙퍼스트 메뉴도 있는게 눈에 띈다. 


바라나시 저먼베이커리 해쉬브라운 블랙퍼스트 110루피 (2014.12.25기준/2200원)





해쉬브라운 블랙퍼스트는 2개의 계란, 토스트 or 크로와상 중 선택해서 버터나 쨈이 제공되며, 해쉬브라운 감자와 짜이 또는 블랙커피를 선택하는 구성이다. 가장 베이직한 구성인 셈이다. 나는 당연히 반숙 계란과 블랙커피로 선택. 먼저 나온 커피를 마셨는데... 음... 그냥 인스턴트 블랙커피 맛이다.






마침 언니가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언니가 주문한 구성은 뭐길래 토마토가 같이 나왔지? 언니는 왜 빵이 없는거지?! 따로 주문한게 아닐까 싶다.





언니랑 수다떠는 사이에 나온 블랙퍼스트. 이것도 한 15분정도 걸려서 준비되었다. 크로와상이 내가 생각한 빵보다 더 퍽퍽해서 좀 많이 아쉬웠지만 버터를 잔뜩 묻히고 먹으니 괜찮았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블랙퍼스트였다. 포카라에서 호사스럽게 보냈던 그 시간들이 그리워졌다. 해쉬브라운도 좀 더 양념된 감자를 원했었는데...






그래도 언니랑 같이 아침식사를 하며 바라나시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재미있었다. 


우연이 우연을 만들어 인연이 된다는 말이 정말 인것 같았다. 언니는 바라나시가 정말 좋아서 카트만두에서 귀국해야하는데, 비행기 일정을 바꾸신다고 했다. 나에겐 아직 바라나시에 대한 애정이 자라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면 이곳이 그렇게 마음에 드는지 의아하곤 했다. 아무래도 내가 깔끔한 도시분위기를 좋아해서 그런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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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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