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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르가 포르

Nahargarh Fort 



하루종일 부지런떨며 돌아다닌 탓에 금방 시간이 지나갔다. 같이 자이푸르를 다니던 H양은 샌들을 신고 돌아다니는게 힘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숙소에 돌아가는것을 원했고, 나는 아직 자이푸르 관광지 통합입장권으로 갈 수 있는 곳을 더 가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 힘들면 숙소로 먼저 돌아가있으라고 했더니 "언니 혼자가면 걱정되잖아요. 오후에 금방 해질텐데..."하면서 나를 배려해서 마지막 니하르가르 포르까지 같이 가주겠다는 H양에게 고마워졌다. 우선 지친 다리는 시티팰리스 뒷편에 있는 제이니와스가든(Jai Niwas Garden) 벤치에서 좀 쉬었다 가기로했다. 시티팰리스쪽에서 니하르가포르까지 걸어서 40분정도 걸린다고 했다.




2015년 1월 4일 15시 36분 니하르가로드 (Nahargarh Rd)


니하르가포르로 올라가는 방법은 오토릭샤를 타고, 10km를 돌아서 찻길로 올라가거나 니하르가로드로 걸어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걸어서 올라가는 방향은 오토릭샤 엔진으로는 올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걸어갈 수 밖에 없게 되어있었다. 이왕 걷기로 한거 이 길을 따라 가보기로 했다. 이미 힘들까봐 입구에서 물을 한병 샀다.





그리고 이곳에서 H양에게 잊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다. 왜 항상 H양에게 이런 사건이 발생하는 걸까? 자이푸르 숙소에서 주인아저씨가 손을 만지작 거려서 심기가 불편했던 우리에게 나하르가 포르는 그야말로 인도인 남자들은 왜그런가? 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게 했다. 니하르가 로드는 사람들이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되어있는데, 현지인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간다. 꼭 혼자서 올라가지 않고 뒷좌석에 일행을 태우고 올라가는데 가끔 뒷자리에 2~3명씩 더 앉아서 올라가는 모습도 볼 수있다. 이렇게 오토바이가 지나가면 위험하니까 도로 끝에 올라서서 피해주곤 했는데... 사건은 불시에 발생했다. 한참 힘겹게 낑낑대며 올라가고 있는데, 오토바이 한대가 H양 옆을 지나갔다. H양도 비켜주려고 도로 끝에 있는 난간으로 올라간 사이...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있던 현지인이 H양의 허벅지를 손으로 쓸어내린거다. 고의적인 손짓이였다. 


H양은 기겁을 하고 소리를 질렀다. "언니 ㅠㅠㅠ 저 새끼가 내 허벅지 쓸구 갔어요.ㅠㅠㅠㅠ"


H양이 어리기도해서 그런 나쁜 손짓에 많이 놀란것 같았다. 괜히 내 걱정된다고 따라와서 봉변을 당했는데, 나는 이대로 나하르가 포르를 포기할 수 없어서 H양을 달래주긴 커녕 "니가 좀 더 안쪽으로 피해서 조심해서 걸었어야지. 인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건 여행객도 주의를 해야하는거야." 라고 이야기를 한거다. 물론 H양의 잘못보다는 그 나쁜 손짓을 한 현지인이 잘못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여행객으로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주의해야한다고 혼내는 내게 무척이나 섭섭했던 모양이다. 그날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쓴 H양에게... 두고두고 미안했다. 언니가 옆에서 지켜주고, 같이 욕도 해줬어야했는데 되려 혼내서 미안해. 


이후 계속 지나가는 오토바이에 기겁을 한 H양은 또 다른 나쁜 손짓을 막기위해 손에 돌을 하나 쥐고 걷기 시작했다. 언제든지 던져버릴 수 있게... (하지만 이 사건은 고아에서 H양에게 생긴 잊을 수 없는 사건 2에 비하면 아주 약한 성추행이기도 했다. 아주 슬프게도...)





올라가는 길에 댐(Nahargarh Fort Bawari(Stepwell))같은 시설이 있었는데, 입구에 있는 힌두교 사원에서 한창 파티를 하고 있었다. 사원 주변에 풍선도 달아놓고, 노래부르는 악사들도 있고, 음식을 준비하는 걸보니 결혼식이 있는것 같았다. 





나하르가포르 위쪽으로 올라오니 걸어갈때 올라갔던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과 오토릭샤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아... 보통은 오토릭샤를 타고 찾아가는 것이 정상이였던 것이다. 심지어 북인도 골든트라이앵글 관광지 답게 한국인 여행객들도 제법 많이 마주칠 수 있었던 곳이였다. 니하르가 포르가...!!!





니하르가 포르의 입구. 

자이푸르 관광지 통합티켓으로 입장을 했다. 현지인들에게는 호랑이성으로 불리운다고 하는데, 1734년 마하라자 자이싱2세에 의해 지어진 성이라고 한다. 자이싱2세는 잔타르만타르 천문대를 지었던 그 마하라자다.






솔직히 내부는 별로 볼 것이 없었지만, 성벽에 그려진 벽화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암베르성도 그렇고, 노란색 외벽이라서 그런지 내 마음을 더 건들이는 부분도 있었고.





니하르가 포르의 2층에 있는 창문들이 전부 작게 만들어져 있다. 무릎을 꿇고 앉아야 창문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크기라서 대체 왜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의문이 든다. 어쨌거나 올라오면서 기분이 꿀꿀해진 H양을 달래주기 위해 엄청나게 사진을 많이 찍어 주었다. 성안이 'ㅁ'자 구조였는데, 반대편 복도로 가서 사진을 찍어주는 열과 성의를 다했다.ㅋㅋ






내부에는 가구나 물건들이 전혀 없고, 이렇게 휑한 모습으로 코너마다 방이 있다. 그리고 꼭 새가 한마리씩 있었다. 라자스탄주에 갈때마다 보게되는건 벽장을 붙박이 형식으로 미리 만들어 놓았다는 점인데, 이게 꽤 괜찮아 보였다. 여기에 그림도 그려놓고.






뭐니뭐니해도 나하르가포르를 찾아오는 이유는 자이푸르의 멋진 뷰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뭔가 핑크시티답게 핑크빛으로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옥상을 색칠해야지만 실현 가능한 일인것 같다. 사진에서 보이는 호수가 우리가 나하르가 포르 오기전에 앉아있었던 제이니와스 가든 옆에있던 곳이였다.







해지기전에 내려가야한다며 더이상 지체하지 않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겨울의 해는 짧으니까.

H양은 내려갈때도 손에 돌멩이를 쥐고 걸었다.





거의다 내려왔을 즘에 석양이 하늘을 물들였다. 니하르가 포르에서 바라봤다면 더 멋졌을 테지만 우리의 안전을 위해 금방 내려온 걸 다행이라 생각했다. 오늘은 오토바이 사건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내려오니 하늘에 뭔가 펄럭펄럭 날아다니길래 벌레 떼인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옥상에서 연을 날리고 있다. 정말 많이...





무슨 집에 돌아오면 전부 연날리기 하는거야?





내려가는 길에 동네 꼬마 아이랑 사진도 찍었다. 인도에서 돼지도 처음봤고 ㅋㅋㅋ 

그리고 사진 찍자마자 꼬마애가 돈달라고 해서 빈정상했다. (-_-);





이제 더이상 걸어갈 수 없어서 숙소까지는 사이클릭샤를 타기로 했다. 고생했다 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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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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