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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리 쉬탈게스트하우스 낙타사파리 1박2일 야영

Sheetal guesthouse camel tour






낙타사파리의 꽃은 야영이다. 


대게 낙타사파리는 보름달을 피한 날을 선택하는데 별을 많이 보기 위함이다. 나도 바라나시에서부터 달이 손톱달이 되는 날짜를 손꼽아 기다릴 정도였던터라 이번 낙타사파리를 정말 많이 기대했다. 물론 내가 평생 봤던것보다 훨씬 많은 별을 보았고, 넬의 노래를 들으며 감상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런 아름다운 시간은 30분이 채 가질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별똥별도 보고 사막에서 보내는 밤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었지만... 나는 저질체력과 사막의 추위를 못이기고, 제일 먼저 침낭 속에 몸을 구겨넣었다. 



낙타사파리는 재미있었어! 사막의 밤은 아름다웠어...


이런 이야기만 하면 재미없다. 진짜 노골적인 낙타사파리의 불만이야기를 좀 하겠다. 사진속에 보이는 모습은 아름다운 사막속에서의 하룻밤을 기록한것으로 남았지만, 나에게는 정말 힘든 야영중에 하나로 기억되었다.






하나. 상상도 못할 사막의 추위.



사막. 정말 춥다. 겨울의 사막? 말도 못하게 춥다. 내 침낭이 여름용 침낭이여서 사막에서는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 보통 네팔 트래킹을 하고 인도로 넘어온 여행객들은 침낭을 두툼한것을 쓰기때문에 사막에서도 거뜬히 버텨낼 수 있다. 중요한건 낙타사파리 출발하면서 낙타에 싣고온 이불. 우리는 이 이불을 덮지도 못하고, 침낭하나만으로 잠을 자야했다.


저녁식사때쯤 쉬탈사장님이 우리가 주문한 닭고기를 들고 야영지로 찾아왔다. 지프차를 끌고서. 우리의 잠자리를 깔아주었는데, 모닥불에서 멀리떨어진 곳에 두어서 어둠속에서 이불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었던 것이였다. 사람들은 추우니까 모닥불 옆에 침낭을 하나둘씩 펼쳤고, 우리는 모래위에서 오들오들 떨며 잠을 청해야했다.



= 낙타사파리에 가거든 밤을 대비해 두꺼운 침낭과 성능 좋은 윈드자켓을 준비하자.






둘. 모두 잠들지 않는다.


소리에 예민한 나는... 사막에서의 밤은 정말 조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밤의 그리고 빛나는 별이 빛나는 밤의 모습을 기대했다. 나는 낭만이 차고 넘쳤던 것이다. 시끌벅쩍한 사람들은 끝끝내 술과 함께 밤을 새고 만다. 모닥불에 모여서 각자의 이야기를 한마디씩 툭툭 던졌는데... 한사람 한사람의 한마디가 모여 끊임없는 대화를 만들어 낸다. 이날 낙타사파리에는 20대, 30대, 40대, 50대까지 골고루 있었기때문에 정말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오고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인원이 많으니 이야기가 금방 중구난방으로 흘러가는데...(한숨)



이날 조드푸르에서 자이살메르까지 슬리핑버스를 타고 새벽에 도착한 아침에 바로 쿠리에 왔기때문에 체력이 말이 아니였다. 사막에서의 야영이 힘들었던데다가 낮에 탈리를 먹고 배탈까지 났으니 몸상태가 엉망이였던 나는 짜증과 예민함이 상당했다. 그래서 사막의 밤이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모두가 낙타사파리 재미있었다고 이야기할때, "나는 정말 별로였어. 쿠리가지마." 라고 이야기하게된 이유가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에서였다. 낙타사파리에서 내 불운과 불행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하는데 큰 일조를 했다.



물론 규모가 작은 인원은 그만큼 사막에서의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있다. 특히 여성여행객은 성추행의 위협이 있으며, 잠이 들었을때 소지품을 분실한 가능성도 있다. 여럿이 모이면 안전해질 수 있으나 그만큼 사막이 가져다주는 평온함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 낙타사파리의 적정인원은 6명.






셋. 염소고기는 개의 이성을 마비시킨다.


쉬탈게스트하우스에서 키우는 티프라는 개다. 털이 덥수룩한 삽살개스타일의 개인데, 이 개가 염소고기가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저녁에 염소 두마리를 잡은 의지의 한국인이였던 우리들과 낙타몰이꾼은 염소고기 파티를 열게된다. 염소의 잡내를 없애기 위해 커리를 넣어서 푹 끓인 염소커리탕을 먹게 되었다. 파티수준이다. 우리가 사온 맥주를 얻어간 낙타몰이꾼들은 자기들끼리 술자리를 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모여 3시간을 기다린 염소고기를 어둠속에서 먹게 되었다. 근데 나타난... 개들. 염소고기와 염소뼈를 얻기위해 자기들끼리의 개싸움이 벌어졌다. 개들끼리 사막에서 치고박고 싸우는데, 그걸 왜 우리 옆에서 모래를 엎치락 뒤치락 거리면서 싸우냐고요. 결국 개싸움을 지켜보다못한 남자여행객분이 호일을 다쓰고 나온 종이를 가지고, 개들을 때려서 쫓아냈다.



그리고... 이 개들은 염소 뼈다귀를 물어다가 밤새 먹기 시작했다. 

새벽에 머리맡에서 자꾸 할짝거리는 소리가다서 일어나보니 염소뼈다귀 물고 있는 티프를 보고 식겁했다.



= 사막의 개조심. 모래언덕으로 동네개들 몰려온다.





넷. 호갱의 정점. 아침식사.


우리는 쉬탈게스트하우스를 스스로 선택했다. 이전에 이곳에서 낙타사파리를 했던 여행객들이 하나같이 칭찬을 했기때문이다. 이제 알아서 찾아오는 여행객을 마다하지않으니 서비스의 질이 형편없어지는건 순식간이다. 16명이 아침식사를 하라며 내어준 2개 볶음밥에 황당했다. 지금 사람이 몇명인데 이게 뭐야? 안주니만 못한 밥에 어이가 없네? 전에 다녀간 여행객들은 토스트를 먹었다고 하길래, 나쁘지 않은 구성이라 생각했는데 이건 아니였다. 결국 아무도 입맛이 없다며 밥을 먹지 않았다.


= 낙타사파리 출발하기전에 인원, 일정과 제공되는 식사를 확인하자.





결국 배고파서 길멍이들 주려고 사왔던 파를레(parle-g)를 뜯어먹었다.





2015년 1월 13일 8시 13분 


마을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각자 짐을 잘챙기자. 우리가 가져다 놓은 나무는 거의 다 태웠다.





그리고 작렬하는 태양과 함께 돌아가게 된다. 





다섯. 양아치 낙타몰이꾼.


내 낙타몰이꾼은 3마리의 낙타를 줄로 연결해 나와 같이 낙타를 타고 돌아갔다. 내 뒷자리에 앉아서 담배를 엄청나게 피워댄다. 나이도 되게 어리게 생긴게 성냥불을 켜서 담배를 피는데, 담배가 그리 오래피울 수 있는게 아닌지 마을로 돌아가는 내내 수십개의 담배를 펴댄다. 근데 성냥불을 긁을때마다 그게 무슨 수신호라도 되는듯이 낙타 엉덩이를 쳐서 뛰어가는거다. 여성여행객들은 주의를 해야하는게 낙타몰이꾼이 뒤에 앉아기 때문에 성추행이 있을 수 있다. 가뜩이나 발디딜 곳 없는 커다란 낙타위가 불안해 죽겠는데, 낙타는 엄청나게 뛰어가고... 얘는 귀옆에 대고 말하고, 담배피고, 전화질 해대고. 정말 힘들었다. 진짜 나중에 정색한 표정으로 "담배피지마." 라고 했으나, 비웃었다. 왜 저는 담배안피냐고, 껄렁껄렁 이야기하는데 정말 마음에 안들었다. 다른 남자여행객들은 달리는 낙타에 익숙해져서 몰이꾼 없이 혼자타기도 하는데, 나는 달리는 낙타에서 떨어질까봐 손잡이를 꼭쥐어야했다. 



쉬탈게스트하우스에 돌아와서 짜이를 내어주는데, 이제부터 낙타사파리를 정산할 시간이다. 


우리는 1인 350루피 가격으로 확인 했고, 몰이꾼팁은 주고싶은 사람들만 주라고 했는데... 그들이 우리에게 뭘 더 해준것도 없고 불쾌한 기억만을 줬는데, 팁을 안주는 사람을 쫓아가서 달라고 하더라. 심지어 낙타 한마리당 몰이꾼이 한명씩 관리해줬으면 모를까. 낙타 세마리를 줄로 연결해서 끌고만 다녔으면서 3명의 사람에게 팁을 받아내는걸 보고 여긴 진짜 안되겠다 싶었다.


낙타사파리 1인 350루피 + 낙타몰이꾼 팁 50루피 = 400루피 (2015.1.13기준/흥정가/8000원)




여러모로 낙타사파리는 안좋은 기억 투성이. 쿠리에서 낙타사파리 하시는 분들 주의 요망.

어차피 다음해가 지나면 다른 한국인이오고, 이들은 또 찾아온 여행객들을 맞이할뿐 달라지는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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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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