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디우여행

디우에서 라즈고트 버스타고 가기


천국같았던 디우를 떠나는 날. 다음 행선지를 산치로 결정했다. 불교유적지가 있는 작은 시골마을인 산치까지 가는 배낭여행객은 드문편이라 정보가 많이 부족했다. 심지어 같이 가려는 여행자들도 찾기 어려워서 나만의 불교성지순례를 완성하기위해 방문을 결정했다. 


디우에서 산치로 가는 방법은 직행은 없다. 디우에서 아메다바드로 버스타고 나간 뒤 아메다바드에서 기차를 타고 보팔로 이동하면 될 것 같았는데, 아메다바드에서 보팔로 가는 기차 좌석이 없어서 이 방법으로 나갈 수 없었다. 이때 우다이푸르에서 찾아갔던 여행사에서 제안한 것은 구자라트주의 라즈고트(Rajkot)란 곳으로 가서 기차를 타면 좌석이 있다고 했다. 라즈고트는 우리나라 가이드북에도 소개가 안된 도시라서 걱정이 되긴했지만, 그래도 버스를 오래타는 것보다는 기차를 타는 쪽을 더 선호하고... 라즈고트에서 보팔까지 기차타고 18시간이 걸리는 먼 이동거리이기 때문에 장기이동엔 역시 기차! 어쩔 수 없이 기차로 이동을 선택했다. 정말 오랜만에 혼자 이동하는거라 긴장을 많이한 아침. 




2015년 1월 24일 5시 4분


디우의 아침... 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른 새벽시간. 과연 체크아웃이 가능한가했는데, 직원들이 리셉션 바닥에 이불을 깔고 자고 있었다. 숙소를 나가는 뒷문을 알려줘서 겨우 탈출. 체크아웃은 같이 룸쉐어를 했던 M.밍끼가 대신해주기로 했다. 디우 제티바이 버스스탠드 앞에 있는 여행사에서 라즈고트행 버스를 물어봤더니 아침 5시 40분에 있다고 했다. 그리고 라즈고트까지 버스타고 6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했다. 분명 우다이푸르 여행사에서는 라즈고트까지 4시간이면 갈꺼라해서 라즈고트에서 보팔로 향하는 오후 2시기차를 확인했는데... 이러다 못가는게 아닌가 싶었다. 아무튼 라즈고트행 첫차를 타야지 겨우 기차를 탈 수 있을것 같아 그렇게 가기로 했다. 이미 줄줄이 다음 일정 기차표를 구입해 놓은터라 달리 미룰 방법이 없었다. 





디우의 새벽... 조용한 골목.




2015년 1월 24일 5시 11분


버스 스탠드에 굉장히 일찍 나왔다. 아무래도 버스를 놓칠까봐 부지런떨었는데, 버스가 이미 대기하고 있지만 아직 사람들을 태우지 않았다. 라즈고트행 버스가 맞냐며 연신 확인을 하고, 버스문이 열리길 기다렸다. 다행인건 나 말고 다른 도시로 향하는 한국인 여행객이 있었다. 이들도 구자라트주의 어느 도시로 간다고 했는데, 아마 베라발(Veraval) 이었던것 같다. 디우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인데, 가장 가까운 기차역이 있기때문이다. 내가 타야하는 기차도 베라발을 지나가는 기차였는데... 진짜 이럴줄 알았으면 베라벨에서 타는 기차티켓을 구입할껄 후회했다. 뭘 알았어야... 새벽시간이었지만 한국인 여행객분들이 있어서 조금 안심이 되었다.





5시 30분쯤... 버스 출발하기 10분전 차장아저씨가 문을 열어줬다. 라즈고트행 버스가 맞는지 다시 확인하고 탑승. 디우 여행사에서 예약한 라즈고트 버스는 싯팅좌석으로 가려고 했는데, 여행사아저씨가 여자 혼자타니까 안전을 위해 어퍼 슬리퍼로 좌석을 끊으라하셔서 그렇게 했다. 새벽에 비몽사몽깬지라 슬리퍼로 예약한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버스에 기절할 듯 쓰러져 잠들었다.



사설버스 디우 -> 라즈고트 슬리퍼 SL C 230루피 (2015.1.24기준/4600원)






2015년 1월 24일 9시 11분 휴게소


자다가 번뜩 눈을 떠보니 농촌풍경이 펼쳐졌다. 가만보니 버스가 멈춰서 움직이질 않는거다. 이상해서 좌석문을 열고 고개를 빼고 확인하니 버스안에 사람들이 내려서 화장실로 가는 것이였다. 아 잠시 쉬어가는 모양이다. 화장실을 가야겠다 싶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길가에 있는 휴게소.





아니 근데 화장실이 정말 충격이었다. 정말 말로만 듣던 맨 바닥에 가림막만 세운 오픈 토일렛이었다. 아... 도저히 저기는 못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리입은 아주머니들도 막 오고가시고, 여기 아니면 화장실을 못갈거라는 걱정에 과감하게 도전했다. 정말 잊지못할 경험이다. 노상방뇨랑 다를게 뭐람.





2015년 1월 24일 11시 47분


어느 한곳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길래 살펴보니 도시 느낌이 나는 곳에 도착했다.





2015년 1월 24일 11시 56분 라즈고트 도착


구글맵을 살펴보니 기차역 방향으로 잘 가고있길래 가는 도중에 내릴 수 있다면 버스에서 내리기위해 배낭가방을 챙겼다. 하지만 기차역까지는 채 못가서 라즈고트 중심에서 버스를 떡하니 세워주고 내리라 했다. 슬리핑칸을 모두 두드리면서 내리라고 손짓했다. 나도 겨우겨우 1층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난 뒤에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다. 이렇게 버스가 멈추고 나면 으레 오토릭샤들이 몰려든다.





갑자기 몰려드는 아저씨들이 무서워서 우선 좀 더 걸어가다가 오토릭샤를 잡아보기로 하고 길을 건너려는데, 교차로라서 차들이 너무 많이 지나다녀 배낭을 매고 건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오토릭샤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걸어오니, 너도 나도 릭샤왈라들이 태우려고 한다. 가격을 물어보니 라즈고트역까지 100루피를 달란다. 아무리봐도 그정도는 아닌것 같아서 바로 패스. 말도 안된다고 고개를 내저으니, 결국 50루피에 합의를 해준 아저씨 등장했다. 이것도 더 준것 같은 느낌이지만 처음 불렀던 가격보다 깎았으니 만족했다. 떡하니 뒷좌석에 미터기가 있는데도 써먹질 못하니.



오토릭샤 고하나가르 -> 라즈고트역 50루피 (2015.1.14기준/1000원)






오토릭샤에 앉아서 보는 라즈고트도 꽤나 번잡한 곳이였다.





2015년 1월 24일 12월 16일 라즈고트역


그래도 기차시간 전에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낯선 도시에 안전하게 발디디고 있다는 게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배가고파서 점심을 먹고 싶었는데, 라즈고트역이 워낙 규모가 커서 역 밖에있는 상점으로 나가기가 귀찮아서 그냥 기차역으로 들어갔다. 역안에 음식점이 있는줄 알았으면 밥을 사먹었을텐데... 또 그것도 모르고 의자에 쪼그려 앉아서 시간을 보냈던게 아까웠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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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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