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라즈고트여행

라즈고트에서 보팔 야간열차타고 가기 : RAC좌석



인도에서 가장 긴 시간인 18시간을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날이다. 구자라트주의 라즈고트에서 마디아프라데쉬주의 보팔까지. 마디아프라데쉬주는 카주라호 이후로 오랜만에 방문인 것이다. 어떤이들은 30시간 이상을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뭔가 그건 효율적으로 이동경로를 계획하지 못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혼자서 기차안에서 심심할까봐 엄청 걱정을 했다. 이것저것 주전부리도 사고, 정시에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인도 겨울 기차는 연착이 즐비하고, 연착때문에 역에서 오들오들 떨며 기다린 경험도 있는데... 이건 뭐 신세계였다. 구자라트 만세! 그런데 이번 기차의 문제는 RAC 좌석으로 컨펌이 났다는 것이다. 





2015년 1월 24일 13시 58분 라즈고트 정션역


라즈고트역에서 13시 58분 출발예정인 기차 Train No 11465 SMNH JBP EXPRES 가 들어오고 있다. 인도에서 중간 기차역인데 연착없이 정시에 들어오는 기차를 처음봐서 엄청 신기했다. 출발하는 도시부터 날씨가 굉장히 좋았나보다.







내가 타고 갈 기차좌석은 S14 77번 좌석이었다. 그리고 RAC좌석. 우다이푸르 여행사에서 예약을한 기차티켓인데, 여행사쿼터로 구입한 티켓이였다. 여행사에서도 RAC좌석으로 발권이 된다고 이야길 해줬다. 기차 타는 날까지 RAC좌석으로 배정이 되었을 줄이야? 이 좌석은 슬리퍼칸을 2명이서 배정을 받아서 앉아가는 좌석이다. 슬리퍼칸인데 둘이 나눠서 앉아간다니? 18시간을 앉아 간다니? RAC좌석으로 예약이되도 기차를 탈 수 있다는게 이런 이야기였구나. 여행사 아저씨말로는 여성좌석이라 내 옆자리에 여자가 앉을꺼니 걱정하지 말라했는데, 그래도 걱정이 되었다. 아니... 18시간이잖아요! 하지만 라즈고트에서 그녀는 타지 않았고, 나는 당연히 내 자리가 맞을거라 생각했다. 기차올라탈때 좌석컨펌내역을 확인을 못했던게 문제였다.





배정받은 자리가 복도쪽 아래자리라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쪽에 가방을 두었다. 자물쇠로 잠는것을 잊지 않는다.





기차에 사람들이 많이 타지 않아서 널널한 편이었다. 내 맞은편에는 아주머니 한분이 앉아 계셨다. 아주 다행인건 콘센트가 작동을 해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아도 충전할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점이었다. 이럴줄 알고 오프라인에서도 작동하는 버블버블 게임도 다운받아놓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당일 일기도 쓸 수 있었다.







라즈고트를 떠나며...





기차역 매점에서 구입한 과자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인도 과자 삼인방.

영원불멸 1순위 다크판타지, 밀라노 초코칩쿠키, 그리고 마스카 러스크 (MASKA RUSK)! 이 러스크는 꼭 연두색 봉지로 사야한다. 버터맛이라 맛없을 수 없다. 짜이랑 먹으면 찰떡 궁합. 나중에 노란색 봉지를 샀고... 생강맛에 질색을 한 경험이 있다.


라즈고트역 매점 다크판타지 30 + 밀라노 초코칩 25 + 러스크 10 = 65루피 (2015.1.24기준/ 1300원)





2015년 1월 24일 18시 34분 아메다바드역


자다 먹다 자다 먹다... 낮시간은 그럭저럭보냈는데, 이제 아메다바드(암다바드)역에 도착했다.





앉아계시던 아주머니도 내리고, 아메다바드역에서 우르르르 사람들이 올라탔다.





이 역에서 15분을 정차해서 쉬기떄문에 밖으로 나가 먹을것좀 사올까 한참 고민하다가 그냥 앉아있었다.





기차에 가만히 앉아있었는데, 한 가족이 올라타더니 내쪽 창문을 열어서 배웅나온 가족들과 인사를 했다. 가족들을 살펴보니 아들집에 놀러온 할머니,할아버지네 가족이었던지 할머니가 배웅 나온 아들과 손녀딸을 보며 인사를 건네며 눈물을 훔치셨다. 전세계 어디나 어머니의 애정은 이렇게 따스해 보인다. 할머니가 연신 아들과 손녀딸에게 손키스를 날리시는데, 눈물 젓은 손수건을 보며 가슴 찡해졌다.






2015년 1월 24일 19시 5분


기차를 돌아다니며 아저씨가 도시락을 나눠주신다. 나에게도 먹을꺼냐 물어서 고개를 끄덕이니 60루피짜리랑 80루피짜리 두종류가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좀 더 비싼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80루피짜리로 골랐다. 아저씨가 나에게 묻고나서 다른 아저씨가 흰색 종이에 네모난 것을 가져온다. 난 당연히 이게 내것인줄 알고, 꺼내서 먹으려고 했더니 내 윗침대 아저씨 저녁식사였던 것이다. ㅋㅋ 아저씨가 정색하더니 뺏어가셔서 영문을 모른채 내꺼 아니냐고 물었더니, 조금있다 가져올꺼라 했다. 그리고 받은 진짜 나의 도시락. 하마터면 남의 도시락 뺏어먹을뻔 했다.


도시락 탈리 80루피 (2015.1.24기준/1600원)


그냥 먹을만한 구성. 나는 너무 배가고파 받자마자 뜯어서 먹었는데, 기차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구경했다.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손을 닦고, 짜파티를 두손으로 찢어먹고, 커리를 스푼으로 떠마시는 것 까지 하나하나 전부다. 어떻게 저렇게 먹나싶은 표정으로 구경을 하시는 것에 멋쩍어졌다. 원래 국물류를 잘 안먹어서 커리를 먹다만 것처럼 남겼는데, 내가 다시 뚜껑을 받고 기차 바닥에 내려놓으려고하자 다먹었으면 창문 열어서 밖으로 버리란다.


헐???? 그냥 밖으로 던지라구요? 내가 머뭇거리자, 할아버지가 대신 창문으로 던져버리셨다. 나원참 ㅋㅋㅋㅋㅋㅋ 오늘도 문득 생각난 인크레더블인디아. 이날 기차타고 가면서 제일 인상깊은 기억이 도시락 먹은거였다.





2015년 1월 24일 19시 20분


멈춰선 역에서 짜이왈라가 올라타서 한잔 주문했다. 식후에 짜이 한잔. 러스크와 함께 - 좋다 좋아!



기차안 짜이 10루피 (2015.1.24기준/200원)





2015년 1월 24일 9시 58분 Vadodera


RAC좌석인데 올라타는 사람이 없어서 이대로 보팔까지 가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침대석으로 만들고 드러누워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침낭을 깔고 안에 들어가서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는데... 바도다라(Vadodara)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한꺼번에 올라탔다. 그러더니 한 여자분이 나를 보며 웃으며 걸어오는 것이다. 나와 RAC좌석으로 같이 앉아야한다는 것이였다. 응? "여기 자리 맞아요?"라고 물었더니 티켓을 보여준다. 같은 RAC좌석이었던 것이다. 아 이게 바로...


그래서 침낭을 접고 일어나 앉았다. 이러고 밤을 새야하다니... 낮에 이동할때 많이 자둘껄 그랬다. 하하... 과연 보팔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블로그 이미지

silverly

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