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인사이드 : 빛과 음악의 축제 in 문화역서울 284]


구) 서울역 건물인 문화역서울284에서 관람하게된 [반 고흐 인사이드 : 빛과 음악의 축제]는 전시내용이 생각보다 훨씬 훌륭했다. 음악과 함께 고흐의 작품들을 재조명하는 미디어아트 전시라는 점시 독특하다. 이번 전시에 고흐 작품의 진품은 단 한점도 없으며, 스크린을 통해 재구성된 영상과 음악으로 감상하는 전시인 것이다. 최근 전시트렌드가 홀로그램이나 미디어파사드 등을 활용한 시각적인 전시회가 자주 열리고 있다. 특히 미술작품을 들여다보는 관람이 아닌, 관람객의 행동에 반응하는 인터렉티브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전시였다.









사실 처음 와본 문화역서울284. 어릴적 이 역을 통해 기차를 타본 경험이 있긴한데, 그 모습이 또렷하게 기억나진 않았다. 서울역이 새로 생긴 이후로 구) 서울역에는 처음 와보게 되었다. 과연 이 건물을 어떻게 활용하여 전시를 할지 기대가 되었다. 전시 관람전에 화장실에 가고싶었는데 매표소를 지나서 옛 대합실을 지날때 까지 화장실을 갈 수 없었다. 2층 전시실로 올라가는 곳에 있어서 관람 도중에 갈 수 있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전시 관람료는 성인 15000원인데, 평일 12시 이전에 관람하게 되면 30% 할인된 금액으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어서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입을 했다. 미디어아트라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관계로 오디오가이드와 함께 들으면 감상이 불편하다는 후기를 보고 오디오가이드는 따로 빌리지 않기로 했다. 관람 안내 표지판으로도 충분하지만, 삼성 갤럭시 뮤직앱인 MILK를 통해 무료 오디오 가이드와 스페셜 전시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무료 오디오가이드는 총 12작품을 가수 이현우씨가 녹음한 음성으로 감상할 수 있기때문에 관람을 마치고 다시 돌아보는 느낌으로 들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소셜커머스 반 고흐 인사이드 성인 입장 티켓 10500원 (2016.3.1기준)



오늘의 전시의 주인공은 네덜란드 후기 인상주의 작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1853.3.30 ~ 1890.7.29)다. 37세의 나이로 권총을 쏘아 자살한 비운의 작가인데다 사후에 미술사에 한 획을 긋게 되었다. 운이 좋게 네덜란드 여행할때 고흐미술관을 가게 되었고,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는데서 이번 전시를 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전시 순서가 반 고흐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감상할 수 있도록 재구성되어있다. 관람객들은 뉘넨, 파리, 아를 생레미, 오베르를 거쳐가며 고흐가 남긴 빛과 색채를 쫓아갈 수 있다. 






1. 뉘넨의 또 다른 해돋이



구)서울역 대합실에서 시작하는 전시. 고흐의 초기시절 작품에 대한 소개로 시작된다. 





1860년대 파리에서는 근대화가 시작되었고, 철도와 튜브물감을 통해 풍경화가 발달 하고, 사진기술을 통해 빛과 구도, 새로운 피사체를 제시하게 되었다. 영국의 윌리엄 터너,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로 대표하는 화려한 인상주의가 시작된다.





네덜란드 남부 브라반트 지방에서 태어난 고흐는 목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신학자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한다. 하지만 교육과정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어릴적 취미였던 그림 그리기를 통해 노동자와 하층민의 실상을 그려내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그들을 구원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때가 그의 나이 27살이다.






2. 파리의 화창한 어느 날



고흐에게 있어서 힘이 되어준건 그의 동생 테오였다. 신학자의 길에서 갈등하는 고흐를 아버지는 정신병원으로 보내려고 했고, 테오는 고흐를 설득해 브뤼셀에 있는 로열 아케데미 오브 아트에 다닐 수 있도록 주선하기도 했다고 한다. 동생의 절대적 지지와 후원으로 그림을 그리던 고흐는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파리로 떠난다.





파리에 머물고 있던 동생 테오의 아파트에서 머물던 고흐는 초기의 어두운 색채로 그리던 화풍에서 인상주의 화풍을 수용하게 된다. 






그리고 1867년에 열린 만국박람회를 통해 일본의 <우키요에>를 접하고, 단순 평면적인 형태와 강렬한 색채대비에 큰 영향을 받게 된다. 




▶ AR(증강현실)을 이용해 액자 속 풍경사진이 실제 고흐작품으로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북패드를 통해 다양하 디지털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데, '고흐의 자화상 색칠공부'나 '고흐의 방 꾸미기' 같은 체험이 있다.







3.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



고흐는 파리에서 다른 작가들과 교류를 하였는데, 특히 폴 고갱과의 만남은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고흐는 음주와 흡연 그리고 매춘으로 몸이 쇠약해졌고, 아를에서 휴식을 가지기로 한다. 이곳에서 15프랑에 라마르틴의 노란집을 빌린다. 그리고 고갱을 초대해 함께 지내고자 한다. 






고갱이 오길 기다리며 그린 <해바라기> 연작은 고흐의 노란색을 가장 잘 표현한 대표작품이 된다. 고흐의 열렬한 요청에 의해 고갱이 찾아왔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갈등이 생기는 법! 예술에 관한 격렬한 논쟁이 이어지자 고흐는 고갱이 자신을 버리고 떠날 것 같은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고갱과 싸우고 난 뒤 고흐는 자신의 왼쪽 귀를 잘라 창녀에게 전해주는 사건이 발생한다. 고갱은 이런 방황하는 고흐의 광기와 정신병을 참지 못하고 떠난다. 고흐는 결국 환각과 망상을 앉고 노란집으로 돌아오고, 마을 사람들은 빨간머리의 정신병자를 내쫓기위해 탄원서를 제출한다.



결국 생레미 지방의 정신병원에 입원하였고, 이 기간에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과 같은 소용돌이 치는 작품을 그려낸다. 외부와의 단절을 통해 그림 소재가 부족해 지고 결국 오베르로 옮기게 된다.



이 전시실에서 꽃피는 아몬드 나무가 별이 빛나는 밤의 작품으로 바뀌는 영상이 정말 멋졌다. 가운데 있는 기둥으로 꽃잎이 모이고, 영상이 바뀌는 모습. 그리고 음악까지 더해져 기분이 뭉클해졌다. 이게 바로 작품에 대한 재해석이구나 싶은...





▶ 삼성 Gear VR을 통해 <아를의 밤의 카페(The Night Café in Arles)> 작품 속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다.





제법 오랜시간을 기다렸지만 한번쯤 체험해보면 좋은 작품이다. 기어를 쓰고, 시력에 맞게 초점을 맞춘뒤에 확대버튼을 통해 작품 속을 거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테이블에 놓여진 잔과 전등의 불빛, 그리고 당구대 옆에 서있는 사람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 처음 체험해보는 VR이라 무척이나 신기했는데, 끝나고 나니 약간의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아쉬운건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 (Café Terrace, Place du Forum, Arles)> 작품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면 더 좋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고흐의 작품 중에 좋아하는 작품이라서...ㅎㅎ







4. 오베르의 푸른 밀밭에서


파리 근교의 오베르에서 화가 출신의 의사 가셰와 상담을 통해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지만 병원에서 나온 뒤 우울증이 점점 심해져 1890년 7월 27일, 37세의 나이로 권총자살을 하게 된다. 그는 테오가 지켜보는 가운데 "고통은 영원하다."는 말을 남긴다.






마지막에 <까마귀가 있는 밀밭> 작품에서 총소리가 나고, 까마귀들이 날아가는 모습이 또한 뭉클...






관람하고 밖으로 나오면 굿즈샵이 나오는데, 고흐미술관에서 사고싶었던 해바라기 우산이 있어서 한참 고민했다. 가격은 3만3천원. 같이 관람하러 갔던 E양은 꽃이 피는 아몬드나무 마그넷을 구입하고 싶어했는데, 이미 매진되어 구입할 수 없었다. 컬러링북도 가지고 싶었는데, 감히... 도전할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한것도 내심 아쉽다. 고흐의 작품을 꽤나 많이 알고 있었다는 데에서 새삼 다시 감상에 젖었다.






생각 이상으로 즐거운 관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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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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