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본 연극 [킬 미 나우]. 배우들이 정말 생생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연극이다. 최근에 안락사의 내용을 다룬 영화 미 비포 유 : Me Before You (2016)를 보고, 기대한것보다 실망을 많이 했는데... 연극 [킬미나우]도 그와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고 해서 내심 걱정을 했다. 펑펑울면 어떡하지?


충무아트홀은 동대문 근처에 스타벅스 매장을 찾느냐고 와본적이 있던 곳이였는데, 이곳에서 공연을 보게 될줄은 몰랐다. 티켓교환을 하려고 매표소를 찾아가는데, 공연 1시간전에 오픈한다고 하더라. 1층 인포메이션에서 '킬 미 나우'라고 물어봐야 하는데, '킬미 힐미'라고 물어봤는데도 친절하게 지하2층으로 내려가라고 하시더라.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 들으신다.





내가 본 회차엔 제이크 스터디역의 이석준, 조이 스터디역엔 윤나무 배우가 연기하였다. 함께 관람한 친구와 이야기 나누면서 배수민, 오종혁을 못봐서 아쉽다고 이야길했는데 오히려 정통 배우니까 더 흡입력있는 연기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연극을 보면서 느낀건 라우디가 진짜 담배를 피네? 어라? 조이는 언제 담배를 배운거지? ㅋㅋ 라는 생각. 담배냄새에 킁킁킁. 



그리고 이들의 이름에서 느끼는 바와같이 우리나라에서 느낄 수 있는 장애와 죽음에 대한 편견과는 확실히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는 점이었다. 라우디의 솔직한 19금 성적발언들은 가끔 들을때마다 깜짝놀라곤 했으니까. 그래서 공연장 입구앞에 15세이상 관람가라고 쓰여있던 것이구나 싶었다. 언어가 솔직할뿐 행위들이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정신지체 장애가 있다고 하는 라우디는 전혀 그럴것 같지 않은 쾌활함을 보여주었다.



나는 주인공인 제이크와 조이보다는 트와일라에게 감정이입이 더 되었는데, 실제 장애를 가지게 된 이들의 입장을 헤아리기보다 그 주변인으로 이들을 보살피는 트와일라에게 더 맘이 쓰였던 모양이다. 회사도 다니고, 다친 오빠와 장애를 가진 조카를 돌본 다는 것. 감히 나는 상상할 수 없는 힘듦이었다.



마지막에 이석준배우가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와 이게 바로 연극이구나 싶었다. 연극 무대가 생각보다 가깝고, 가운데 좌석이 아니어도 사이드쪽에서도 배우들의 연기가 잘 보였다. 비록 내가 눈물을 펑펑흘릴 정도의 감정이입은 못했지만 안락사를 선택하게된 주인공의 생각을 읽는데 많은 고민이 생겼다. 과연 내가 그 상황이라면 나도 그런 선택을 하게 될까? 무언가 고민이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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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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