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보게된 영화 [나의 산티아고 : Ich bin dann mal weg, I'm Off Then (2015)]. 산티아고 순례길을 소개하는 GV로 보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평일 저녁에 영화관가서 영화도 보고 설명도 듣는게 여간 체력으로 되는게 아니라서 그냥 영화만 보기로 했다. 아직 다음 목표는 남아메리카로 결정한지라 유럽쪽에 다시갈 생각이 없으므로 약간 버킷리스트의 하위정도로 생각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방문에 대한 로망이 한조각 정도 되었었는데, 생각보다 좀 현실적인 고민들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게된 건 얼마되지 않았다. 인도여행에서 만난 여행객들에게서 종종 등장하는 다음 여행지의 소재거리 정도로 이야기를 들어온게 많았다. 꼭 가보라고 추천하는 여행자도 더러있었다. 그 길위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찾아 오는 것이기에 그리도 추천을 하는 것일까. 



다즐링에서 만났던 J언니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만났던 한 스페인 커플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다시 스페인을 찾아가게 되었을때 이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에피소드를 들으며, 그래 여행이란 여행길에서 만난 여행자들과의 추억을 빼놓을 수 없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함피 하누만사원에서 만났던 흥넘치던 오토바이 여행을 하던 스페인 할아버지 3명이 문득 생각이 나는거다. 자신의 마을이 산티아고 순례길 가는 도중에 있다며, 정말 아름다운 곳이니 놀러오라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영화를 보았다.





영화 [나의 산티아고]는 독일의 유명한 개그맨 하페 케르켈링의 기행문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를 원작으로한 영화다. 이번에도 책을 원작으로한 영화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여러 길이 있지만 이 영화속에서는 남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을 최종 목적지로 걸어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발에 물집이 생기고, 순례자 숙소에서 정신없이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아침에 하루 20~30km를 걷는 여정을 담아내었다. 물론 실제로 원작의 하페 케르켈링이 여행을 할때는 2001년으로 더 열악한 환경에서 순례길을 떠났지만 지금은 더 나은 호스텔과 카페들이 갖춰져있다고 하는 것이 조금의 위로가 되는 걸까. 어쨌거나 끊임없이 펼쳐지는 지평선을 따라 생각없이 걷기도 하고, 갑자기 바뀐 날씨 탓에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르기도 한다.


 

 

 


사연이 있는 듯한 홀로 걷길 원하는 스텔라와 영국의 잡지 기자인 거침없는 성격의 레나 그리고 하페와 동행하게 된 이들이 함께 산티아고에 도착했을 때 감동은 직접 그 길을 걸어봐야 아는 것이겠지. 이 생애에 한번은 걸어가보고 싶은 길. 하페가 홀로 여행하는 초반동안에 그날 하루에 있었던 일을 모두 수첩에 적어가는 모습이 나같아서 웃고 말았다. 그렇게 혼자여행한다는 것. 다시 그리워졌다. 그리고 여행해서 만났던 사람들도 그리워졌다. 다들 뭐하고 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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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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