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31일 일요일 날씨 흐림 
 
 
 


 
PM 4:00 혼자서 맛본 화려한 퐁듀 만찬!
생각지도 않게 루체른에서 저녁을 먹게되었다. 점심도 뭐 제대로 먹은게 없으니 오후 4시 미친듯이 배가고픈거다. 다시 루체른에 온김에 루체른의 상징인 무제크성벽을 볼까하다가 아무래도 밥부터 먹자는 생각이 들어 Kapell Platz를 지나 Kapell Gasse로 왔다. 루체른에 대해 미리 알고온게 없어서 여행책자에서 추천하는 퐁듀집에 가려고 하는데 1번지라면서 골목을 뱅글 뱅글 돌아도 내가 찾는 퐁듀집이 보이지 않는다.



루체른 곳곳의 건물들에 벽화가 그려져있어서 기분이 새롭다. 뭔가 에버랜드 유러피안쪽에 와있는 인위적인 느낌이랄까.




결국 골목길에서 발견한 퐁듀하우스라는 퐁듀 전문점일것 같은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메뉴판을 받았는데 이것저것 퐁듀들이 있는데 다 먹어보고싶은거다. 치즈퐁듀도 초콜릿퐁듀도 미트퐁듀도...!! 1인당 68프랑이 넘는 3개 퐁듀 코스가 있길래 과감히 지르기로 했다. 이거 안먹어보고는 못배기겠음. 이게 혼자여행하는 여행자의 허세인가. 한국인만 친해졌어도 내가 밥샀을텐데 혼자 먹는 패기. 유럽에서 가장 큰 지출의 식사였다.





퐁듀하우스 내부는 다양한 소품들로 인해 아기자기했다. 반대편에 내가 비치는 구만!




중국인 아르바이트생이 셋팅을 해주셨다. 이름이 Rechung. 영수증에 써있다. 루체른을 중국인이 많이 여행을 오는 듯 했다. 아침에도 빈사의 사자상갔을때도 단체관광객이 있더니 그래서 중국인 유학생을 아르바이트생으로 쓰는 듯 싶다. 하지만 난 한국인이라 의사소통은 안되고 영어로 주문을 받았는데 정말 코스를 먹겠냐고 묻는거다. "네, 그냥 주세요.ㅠ"


그리고 셋팅을 해주러 주섬주섬 이것들을 가져다 놓았다.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레스토랑 내부를 둘러보기.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샐러드와 빵이다.





먼저 치즈퐁듀 셋팅! Fondue Fromage (Cheese Fondue).

뜨거운 냄비에 치즈와 흰 포도주를 넣고 끓인뒤에 포크나 나무로 만든 꼬챙이를 이용해 음식을 찍어먹는 요리다. 치즈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약간 청국장비스무리하다. 혐오할 정도는 아님. 식전에 나눠준 빵을 치즈 퐁듀에 함께 찍어먹는다.




찍어먹을 음식으로 삶은 감자를 왕창주셨다. 저걸 혼자 다 어찌먹으라는겨. 웨지감자도 한가득.





더군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밥도 나온다. 부산오빠들이 봤다면 당장 달려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치즈퐁듀앞은 퐁듀 부르기뇽 Fondue Bourguignonne ( 미트퐁듀 Meat Fondue)

기름을 한가득 냄비에 부어져 나오고 끓인다. 그리고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주시는데 꼬챙이에 찍어 넣어 살짝 익혀 먹는 음식이다. 마치 샤브샤브인데 튀겨먹는 샤브샤브 같다. 




퐁듀 부르기뇽에 곁들여 먹을 6가지 소스를 주시고. 치즈 퐁듀에 찍어먹으라고 빵도 준다.

난 분명 혼자왔는데 4인용 테이블에 한가득 셋팅이 되고있다. 진심 주문한거 후회중이다.





퐁듀 부르기뇽에 튀겨먹을 생고기로 닭과 돼지 등장.





야채도 튀겨먹으라고 주셨다. 소스도 다양해서 마음에 든다.



미친듯이 폭풍흡입을 시도 했다. 점심을 안먹었으니 많이 먹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사람이 한계가 있지. 결국 방은 싸가기로 하고 미트퐁듀를 다 먹는걸로 시도했다. 감자는 어찌나 많이 줬는지 -_ㅠ 소스 하나하나 맛을 보며 먹어야 하는데 한쪽에서 치즈퐁듀를 끓고 있지 미트퐁듀안에 고기 넣어야지 밥먹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래, 밥이 나와서 다행이다. 오랜만에 씹는 쌀맛에 취해 탄수화물 과다 섭취를 하는 중이었다. 욕심으로 인해 ... 이런 정신없는 저녁식사가 될줄이야. 


더 웃긴건...ㅋㅋㅋㅋㅋ 내가 이렇게 호화로운 만찬을 즐기고 있는데 밖에서 지나가던 한국인들이 내 테이블을 보고 "야, 여기 되게 많이 준다. 여기서 먹자!" 그들은 내게 낚였다. 미안하다...ㅋㅋㅋ


하지만 미트퐁듀 맛있었음. 치즈퐁듀는 다 긁어먹지 못한게 아쉬웠다.





여기서 끝나는게 아니다. 나는 초콜릿퐁듀도 주문함. 진심 이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위스에서 제대로 못먹었던 식사를 여기서 풀코스로 먹는 느낌이다. 과일 하나하나를 달콤한 초콜릿에 찍어 먹는건데 올! 초콜릿이 좀 비싼건가보다. 맛이 좀 다르고 고소하다. 과일들도 내가 다 맛봤던 파인애플, 사과, 딸기, 키위, 바나나들이라 괜찮았구.




진심 배가 터질것 같았지만 나왔으니 다 먹구 가야지.





후덜덜 -_-... 결국 이 호화로운 만찬의 결과는 10만원이라는 페이로 돌아왔다. 이런 미친 대학생을 봤나. 평생 스위스에 못올 것 처럼 호화로운 퐁듀 디너를 즐겼다. 중국인 아르바이트생이 완전 나를 VIP급으로 챙겨줬다. 목이 마르냐고 계속 묻고 결국 아이스티를 하나 주문했는데 더 주문하라는 거였었나? 내가 빵을 도저히 못먹겠어서 함께나온 봉지에 탈탈 넣어 쌓아서 가방안에 넣어두었는데 그새 테이블에 비어있는 빵바구니를 보더니 더 준다는거다. 진심 나를 돼지로 아는게 분명한 눈빛이었다. 아니- 충분히 맛있었다고 진짜 울면서 나올뻔했다. 비록 후덜덜 비싼 저녁식사였지만 치즈+미트+초콜릿퐁듀 모두 섭렵. 이 이후로 나는 스위스 프랑 그지깽깽이가 되었지.




식비 퐁듀 SET + 아이스티  SFr.         73.80         101,522 


혼자하는 여행, 밥먹을때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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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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