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04


 

6시 30분 알람이 울렸다. 도저히 지금일어나지 못하겠다. 늦장부리고 싶었다. 필리핀와서 처음으로 10분 연장을 했다. 6시 40분. 일어나서 씻으려고 수건과 물건을 챙기는데 아이들도 깨어났다. 씻고나와서 아침먹자고 애들을 졸라대서 겨우 대충 준비를 하고 아침도 간단히 먹고 밖에 나왔다.
 

8시 5분. 늦었다. 그런데 우리만 늦는게 아니라 25분을 버스안에서 기다리기까지 했다. 그래도 마음이 들떠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버스는 달리며 고속도로로 향했다.
 

달리는 차안에서 광고판들을 많이 봤는데 필리핀에서도 <시티헌터>를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민호가 아시아를 장악하는 스타가 될듯 싶다.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는데! 나도 꽃보다 남자때보다 시티헌터에서의 이민호에 많이 끌렸다. 괜히 흐뭇한걸.
 

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린다. 1시간쯤 지나서 휴게소에 들렀는데, 씨애틀커피가 있어서 텀블러를 구경했다. 750페소. 그냥 한국에 락앤락 텀블러가 좋을것 같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4개정도 지나서야 국도에 접어들었다. 길가에 있는 현지인들이 버스안에 있는 우리들을 보고 신기한듯 손인사를 건넨다. 마치 시골에 있는 한국 학생들이 외국인들을 보고 손인사를 하는 느낌이랄까? 버스안에서 조금 지루해져서 끝말잇기를 하고 있는데 호수? 바다? 인지 모르는것이 등장했다. 난 이때까지만 해도 호수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비만 아니었다면 따알화산과 말을 타고 가는 이 일정은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을것 같은데...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바다의 파도가 거세지는 바람에 배가 엄청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 배에 올랐을때 휘발유 냄새가 많이나서 뒷자리에 앉기 싫다며 앞자리에 앉았는데 파도가 치면서 물이 튀기는거다. 후룸라이드였다. 꺅꺅- 소리지르면서 산만하게 배를타고 오는데 내려야할 선착장에 다가오니까 잠잠해졌다. 하지만 보트안에서 입술텃다며 립밤바르다가 배에 떨기고 말았다. 아..입술 정말 아파죽겠는데 계속 신경쓰였다.

 

만신창이의 몸을 이끌고 버스에올라 타가타이 시내에서 점심을 먹었다. 데리야끼보이라는 일식집에서 볶음우동을 주문했는데 한국과 같은 맛을 기대한 내가 바보였다. 계란노른자를 풀어서 우동과 함께 먹었는데 굉장히 느끼했다. 식당안에 일본노래가 흘러나왔는데 갑자기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 노래가 나왔다. 알고보니 일본어 버젼이었지만.
 

점심을 먹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날씨도 쌀쌀한데 커피마시자며 스타벅스에 들어왔다. 여긴 놀랍게 벤티 사이즈의 커피가 있다. 와.. 실제로 벤티사이즈를 보게 될줄이야. 그란데도 충분히 많은데 말이다. 벤트사이즈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메뉴판에 일부러 숨겨놓았다는 Short 사이즈를 주문하니 컵에 이름을 써준다. Jina라고 말했지만 역시나 못알아 들어서 Tina라고 적어놔 구지 이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카페모카 S 110페소.

 

커피한잔 딱마시고 버스에 올라 다음 일정으로 이동했다. 짚라인이라는 한국에 도입된지 얼마안되는 이동수단이자 놀이시설을 타러간다고 하셨다. 우와.


 

짚라인은 자연풍경이 좋은곳에 있으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이동수단인데 우리가 타가타이에서 갔던 짚라인 타는 곳은 그 길이는 짧지만 충분히 필리핀의 산림과 바다의 매력을 느낄수 있는 곳이었다. 유원지 느낌이 강해서 먹을것을 사들고 피크닉을 온 현지인이 굉장히 많았다. 짚라인 왕복(400페소)으로 신청하고, 기념사진과 머그컵도 주문했다. 처음 탈때는 2명이서 앉아서 짚라인을 탔다. 오, 생각보다 전혀 무섭지 않아. 마지막에 사진을 찍어줘서 도착해서 사진주는 곳에서 기다리면 된다. 다시 되돌아올때는 누워서 탔다. 일부러 재미있게 베베꼬아주기도 한다.


 

짚라인을 신나게 타고서 이곳 산책 한바퀴를 하였다. 동그란 석정좌가 있는데 자릿세로 150페소를 지불해야해서 슬슬 산책하는겸 걸었더니, 짚라인 내리는 곳으로 지나가더라. 으잉? 산책로에서 필리핀 사람들 사진을 찍어줬는데, 갑자기 우리랑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는거다. 뜬금없이 같이 사진을 찍었다. 정말 모르는 사람이랑 대뜸 사진 찍어보는것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사진찍고나서 버스타는곳으로 돌아오는데 기념품 샵에서 한국인이 무언가를 왕창 사고 있는거다. 팔찌였는데 소녀가 페인트로 이름을 새겨주는 곳이다. 와, 그 글씨체가 남달라 구입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했다. 예쁜데? 그 왕창사는 여인은 친구들에게 모두 주려는지 30개를 골라서 하나하나 이니셜을 써놓았다. 대박이다.


 

나도 하나 구입했는데 글씨 잘쓰는 소녀가 왕창 사는 한국인것을 작업하느냐고 다른 사람이 해줬는데 조금..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버스에 일찍 돌아온 일행들에게 팔찌를 추천해줬는데 다들 안살듯 하더니 삼삼오오 구입해서 돌아왔다.
  

저녁은 마닐라에 돌아가 먹기로해서 6시에 모여서 버스에 올랐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버터쿠키를 주셨는데, 딱 버터링 맛이었다.

 

다들 버스안에서 피곤해 잠들었는데 나만 정신이 말똥말똥하다. 내게 미치는 커피의 위력은 정말 대단하다.


 

고속도로에서 10분만 쉰다고해서 화장실만 들렸다가 버스에 올랐는데 사람들이 10분이 지나도, 20분이 지나도 돌아오질 않는거다. 배고픈데 승질이 나기 시작했다. 볼멘 소리를 하면서 대체 왜 안오는가 했더니 고속도로 휴게소 안에 나이키 할인매장이 있어서 다들 쇼핑하느냐 정신이 팔려서 나오지 않는거였다. 원래 가격에 40%할인을 한다고 한다. 어휴... 40분정도 지나서 참다못해 사람들을 데려와서 떠날 수 있었다. 하도 버스안에서 짜증을 내서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버스안에서 종알종알 떠드느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친절하게 메가몰 앞에서 버스를 세워주셔서 이 근처에서 밥먹기로 했다. 어제 걸으며 봐두었던 Racks라는 식당에 들어왔다.


 


2층 구조인데 2층에서는 한창 생일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1층에 자리하고 앉아서 메뉴판을 보는데 내가 밖에서 가져온 메뉴판 종이와 가격이 달라서보니 밖에 메뉴판은 텍스가 포함된 가격이고 매장안에서 보여주는 안내판은 텍스를 제외하고 나중에 포함되어 나오는 식이었다. 메뉴판에 그림을 보고 메뉴를 고르고 계산은 밖에 놓여진 종이를 보고 계산을 했다. 

고기만 먹기뭐해서 샐러드가 먹고싶어 친구를 꼬셔서 시저샐러드와 베이비백립 Half사이즈로 주문했더니 사이드메뉴 2개 선택이 가능하대서 포테이토 튀김과 빈크림을 주문했다. 오!! 아웃백같아서 좋다. 입맛에 맞아서 좋다. 하아~~


 

신나는 저녁식사를 했더니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비록 종업원들이 자기 다른일 하느냐 바빠서 불러도 안오고 행동이 얄밉긴 했어도 저렴하게 맛있게 먹은것 같아 만족도 급 상승했다. 히힛.

 

맛난 밥을 먹고 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 앞에있는데 조금 늦은 타이밍에 길을 건너는 바람에 반대편에 있던 경찰관이 주의를 주었다. Sorry하면서 지나치는데 'korean?'이라고 묻는거다. 아, 이런일로 눈에띄면 좋지 않을것같아 조용히 가니까 'japaness?'라고 되묻는다. 괜히 쳐다봐주니 일본인이라 믿는 눈치였다.
길을 다시지나가는데 그 경찰이 있어서 '난데쓰까?' 막 이러면서 일본인 인척했다. 밖에 나가서 한국 욕먹게 할순 없지 ^^:;ㅎㅎ 미안해요 일본.
 
 

팍상한 폭포엑 가고싶었는데 다른 일행들이 오늘 흠뻑젓은 기억이 좋지 않아 그다지 가고싶어 하지 않는듯 하다. 내일은 그린힐즈와 몰오브아시아에 가볼까한다. R양은 소파에 뻗어있고, Y양도 나보다 일찍 잠들었다. 얼른 불끄고 나도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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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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