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든 주말의 서울은 사람들로 득실거리는 것 같다. 어제는 인사동에 갔다가 사람들로 가득해 정신줄을 놓는 줄 알았고, 오늘은 뭣도 모르고 하늘공원에 가다가 억새축제 사람 대테러를 맞이했다. 친구 R양이 서울에서 가야할 명소를 캡쳐해두고 가봐야한다며 월드컵공원 메타세콰이어길을 보여줬다. 한 블로거의 여름 메타세콰이어길 포스팅은 그야말로 가보고픈 곳으로 비춰졌다. 서울 버스타기를 즐겨하는 R양의 검색으로 월드컵공원입구에 내렸는데... 



세상에. 이게 무슨 ㅋㅋㅋ 난리야?




옆에 평화의 공원엔 제 6회 새우젓축제가 열려서 어르신들은 그곳으로 향하고, 하늘공원에선 억새축제가 열린댄다. 하.. 수많은 인파를 따라 뜨거운 가을 햇살을 쬐며 개미군단이 되어 뒷사람 등짝만 따라 걸어올라가는데 언덕길에 당황했다. 이 길을 끊임없이 올라가야하는건가? 사진도 사람 없어 보이는 사진이다. 정말 끊임없는 행렬이 이어졌다.



2013년 10월 18일(금) ~ 2013년 10월 27일(일)
열두번째 2013 서울 억새 축제
매일밤 10시까지 하늘공원에서...



하늘공원 억새축제 가는 길



신촌오거리에서 7011번 버스를 타고 40분쯤 달려 월드컵공원 입구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길 건너에 알록달록 아웃도어 패션을 완성한 사람들을 따라 가면 하늘공원으로 향한다. 한참 사람들을 따라 길을 걷고 있는데... '잠시만... 우리의 목적지는 메타세콰이어길인데 이 길이 아닌것 같아.' 라는 설득을 제시했다. 지도 꽤나 봤다는 나님은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하늘공원이 나온다는 방향론을 제시했고, R양과 다시 올라오던 길을 내려와 대부분 가지않는 길로 가니... 우리가 찾던 메타세콰이어길을 찾았다.





숨통이 확 트이는 300m 남짓되는 메타세콰이어길. 이곳이 남이섬이라고 거짓말을 해도 될법한 비주얼(?). 어디서 빌려왔는지 2인용 자전거를 타는 커플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억새축제 뒷편엔 이렇게 한가한 곳이 있다는 사실을 아실랑가 몰라?





개미군단처럼 졸졸 따라가던 붐비는 곳을 벗어나 이제 가을 옷을 입기 시작한 메타세콰이어길 정말 좋았다.



좋다!





그러나 점심을 너무 짜게 먹었는지 금방 목이타기 시작해서 매점을 찾는데... 하늘공원 주변에 매점이 없다!!

노을공원 정상에 매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20분 걸어올라가면 있다더니.. 산 하나 타는줄 알았다. 성인 1인당 2000원인 맹꽁이열차에 사람들이 그렇게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알게되었다. 노을공원에서도 한강끝부분에 있는 캠핑장까지 걸어가야 '노을카페'라는 매점을 발견할 수 있다.



노을공원 입구에 있던 해치


이곳이 노을공원 정상인줄 알고 두리번 두리번 매점을 찾았는데, 캠핑장이 있는 한강 끝까지 걸어가야 매점이 있다고 했다. 600m 정도 더 걸어들어가야한다.





노을공원도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노을카페는 아메리카노(hot)가 3천원, 떡볶이 3천원.. 그리고 매점은 정말 비쌌다. TOP 아메리카노랑 프렌치카페 하나 그리고 물 하나 샀는데 5,500원이 나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물을 찾아 이곳에 올라온 R양과 나는... 구름에 가린 햇살아래 한강을 바라보며 거친숨을 내쉬어야했다. 



노을공원의 억새 풍경은 인증으로 남기고...




사람들도 많이 없고, 넓게 트여 있어서 좋았다.






기차시간때문에 노을공원에서 10분쯤 쉬다가 다시 걸음을 재촉해 버스타는 곳으로 내려왔다. R양은 다시 신촌역으로 돌아가고, 나는 서울역으로 가야하기때문에 둘이 함께 이동할 수 있는 7011번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노을공원에서 월드컵경기장역까지 도저히 못걸어 가겠다. 서울에서 지하철보다는 버스가 더 효율적이라는 R양의 의견에 따라 버스를 타기로 했다. 새우젓과 억새로 붐비는 인파로 인해 버스정류장 인도주변 길가가 주차장이 되었다. 



버스가 차선변경을 하지 못해 1차선에서 문을 열고 승객을 기다리고...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승객들을 위험한 도로를 가로질러가야했다. 버스기사분도 버스에 타던 승객들도 축제를 동시에 하니까 사람들로 인해 무질서한 교통체증이 발생하는 것에 한마디씩 하셨다.




억새의 전경은 못봤지만, 노을 공원에도 가을냄새 물씬 풍기는 억새들이 반겨준다는 사실을 안다면... 

나같으면 하늘공원에 가지 않을 것 같다. 사람들을 좋아한다면 가도 좋지만 말이다. 

그리고 물과 먹을 거리는 미리 챙겨 갈 것. (하늘공원 정상엔 매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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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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