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들이 많던 카오산로드를 벗어나 룸피니쪽으로 숙소를 옮기고 나서의 아침은 조금 다른 방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카오산쪽은 아침 8시에도 그리 활기찬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다들 술마시고 늦게 일어나는 분위기랄까?) 룸피니공원에서 아침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8차선 큰 도로도 보기 어려워서 그랬던것 같다.
제일 눈여겨 보게되는건 길거리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반찬가게. 들은 이야기로는 방콕은 잘 사는 사람들만 집안에 주방을 갖고 있다고 한다. 서민들의 집은 주방이 없다고. 더운 나라다보니 주방이 있으면 열기가 많이 생겨서 그런걸까? 아니면 모계사회라서 여자들이 일을 해왔기때문에 집안일을 안해서 사먹는게 더 자연스럽게 자리잡은것 같았다. 그래서 아침을 사먹는 사람들이 많고, 길거리에 반찬가게들이 많다. 계란과 소지지반찬에 밥까지 얹어먹는 이 밥이 20바트 (700원).
그리고 얼기설기 엉켜있는 전깃줄도 굉장히 오랜만에 본것 같다.
일찍일어난 김에 딱히 할일도 없어서 버스타고 씨암 쇼핑몰 지역으로 가기로 했다.
아침 출근을 하려는 사람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헐.
한국에서도 이렇게 붐비는 만원버스는 안타본것 같은데 룸피니공원에서 씨암 마분콩앞까지 가는 47번 버스의 아침풍경이 정말 장관이었다. 내가 이 틈바구니에 끼여있는데 괜히 이사람들한테 미안해질정도로 서있기 민망한 상황이었는데, 이 사람많은 버스안에서도 차장은 버스비를 분주히 받아내기 위해 돌아다닌다.
방콕 47번 버스 7 THB (2013.8.14 기준환율 35 / 245원)
버스에서 재미있는걸 발견했는데, 바로 교복입은 학생들이다. 태국은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다니니까 대학생일지도 모르겠는데 아직은 고등학생 처럼 보이는 여학생이 창가자리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게 아닌가. 이 만원버스에서 여유롭게 라면을 먹을 생각을 했다면 자기는 자리에 앉아서 간다는 생각을 했다는게 아닌가? 이 버스가 팬버스라서 다행이지 에어컨버스였다면 밀폐된 공간안에서 음식을 먹는다는 이야긴데... 뭔가 충격적이었다.
컵라면을 먹던 여학생 앞에는 똑같은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길거리 노점에서 파는 테이크아웃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그래 누가 도시락을 사가나했더니 아침을 못먹는 사람들이 사가는거지... 근데 버스안에서 여유롭게 먹을줄은 상상도 못했다. 만원버스안에서 별 구경을 다하네 싶었다.
15분간 버스에 낑겨있다가 마분콩앞에서 내렸다. 아이고 힘들어. 근데 쇼핑몰은 아침 10시부터 문을 연다고한다. 응? 아침부터 너무 일찍 나온거였다. 이럴줄 알았다면 도시락사다가 게스트하우스 휴게실에서 먹고 쉬다가 나오는건데... 너무 빨리 나온것 같았다. 꼭 이럴때 부지런 떨어서 잉여로운 시간을 보낸다니까.
마분콩 육교는 태국 3대 통신사중에 하나인 True move의 모델인 소녀시대가 그려져있다.
이제 쇼핑몰 일대에서 난 뭘 해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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