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까타공항에서 공항버스타기


공항에서 노숙을 하는건 처음이였던터라 잠은 잘 잘수있을까 싶었는데 이게 왠걸? 맹렬하게 울리는 알람소리에 겨우 깼다. 인도 현지시간 7시. (한국시간 오전 10시 30분) 꿀잠... 이라할정도로 깊게 잤다가 깬 기분이었다. 그 순간 벌떡 일어나서 주변을 확인했다. 배낭가방과 신발 모두 있다. 그런데 샤오민언니가 안보인다. 담요는 그대로 있는데... 머엉- 하고 겨우 일어나 침낭을 정돈했다. 


새벽내내 공항이 엄청 시끄럽긴했다. 웃긴게 사람들이 그 많고 많은 자리가 있는데, 우리가 누워있는 옆자리로와서 엄청떠들고 가는거다. 그리고 공항에 있는 경찰분들이 기웃기웃 살피고 간다. 그래서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왜 자꾸 옆에와서 떠는거야.'이런 생각을 하다가 순식간에 잠이 들었다.


내가 일어나서 주섬주섬 가방정리를 하고 있자 샤오민언니가 돌아왔다. 이미 아침식사까지 했다는말에 뻥져서 언니를 바라보니까, 지금 자기는 인도돈이 없어서 ATM기를 찾고 있는데 공항에 있는 ATM기에서 카드인식을 못해서 돌아다니고 있다고 했다. 우선 상황은 알겠고, 우선 화장실에 들려서 세수라고 하고와야겠다며 들렸다나왔다. 그리고 배낭을 매고, ATM기가 왜 안되는지 확인부터하기로 했다. 언니가 들고 있는 카드를보니 유니온페이라고 쓰여있다. 카드를 넣고 눌러보니 작동을 안한다. "아마 비자나 마스터카드 로고가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이야기하니 언니는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이다. 


그래서 도착층이 아닌 탑승층쪽에 ATM기 마크가 있어서 쓸 수 있을까해서 올라가보니, 경찰분이 비행기탑승권이 없으면 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막았다. 이게바로 인도공항에서 한번 나가면 들어 올 수 없다는 그 길막인가! 1층에도 ATM기가 있으니 쓰라고 하시는데, 이미 그 기계에서 안된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어찌한담. 그래서 내가 서더스트릿까지 가는 차비를 빌려줄테니 먼저 이동하자고 했다.




꼴까타공항, 공항버스 어디서 타요?


1층으로 다시내려와 경찰에게 물어보았다. "공항버스 어디서타요?" "공항버스 그런거 없어."





이게 뭔소리래? "공항버스 분명이 있다고 들었어요." "공항버스 그런거 없어."

당황했다. 공항버스가 없다니. 경찰인 그분이 택시부스를 가리킨다. 택시를 타라는건가. 분명 공항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고 들었다. 혹시나해서 꼴까타공항에서 버스를 탔다는 분의 사진을 캡쳐해둔게 생각나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려서 갤러리에 있던 주황색버스사진을 보여줬다. "이 버스 어디서타요?"


"이거 공항버스가아니라 그냥 AC버스야. 저기로 가면돼."





그렇게 경찰아저씨가 이야기해준 방향으로 끝도 없이 걸었다. 공항은 왜이렇게 큰거야. 어쨌든 공항밖으로 함부로 나가면 다시 들어오지도 못하는 사태가 펼쳐지니까 공항내에서 오른편으로 쭉~~~ 올라갔다. 그리고 마지막 입구에서 나가기전에 경찰에서 물어보았다. 사진을 다시 보여주며 "이 버스 어디서타요?" 밖으로 나가서 오른쪽에 있다한다.


그렇게 공항밖으로 나가 걷으니 이렇게 버스정류장이 있었다. 오!! 여기인가보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 "이 버스 여기로 와요?" 아저씨들인 외국인을 보는게 신기한지 대답도 안하고 쳐다보기만한다. 여기가 아닌가. 그래서 주변을 청소하고있는 분이계셔서 "이 버스 여기와요?"라고 물으니 앉아서 기다리란다.





어쨌든 버스가 오긴 오는모양이다. 근데 언제오는지 모르잖아... 그래서 하염없이 앉아서 기다리기로한다. 샤오민언니가 가방을 뒤적이더니 과자를 건네준다. 중국어로 쓰여진 과자다. 우리나라 과자로 치면 아이비같은 거였다. 인도에서 처음 먹게된 음식이 언니가 건네준 하얀색 과자라니. 인도는 모르는 사람이 주는 음식을 먹으면 위험하다. 그래서 뜯지않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주머니에 넣었더니 옆에서 언니가 과자를 뜯어서 먹는거다. 어제 저녁식사도 못하고, 아침식사도 못한 시간이니 과자먹는 언니때문에 배가고파서 나도 과자를 뜯었다. 그냥 과자인데 맛있어...


언니에게 엄지척 내밀며 맛있다고하니, 가방에서 몇개 더꺼내서 주셨다. 고맙습니다.





그렇게 앉아서 과자를 우물우물 씹고있는데, 주황색 버스가 한대 들어온다. 내가 인터넷에서 봤던 그 버스였다. VS1이라고 쓰여진 버스를 타야한다고 알고있어서 봤더니 앞에온 차는 VS2였던가. 그래서 버스에 올라타기전에 "에스플레네이드역에 가요?"라고 물으니 안간다고 한다. 그래서 자리에 앉아서 좀더 기다리니 연두색 버스가 온다. 차문이 열려서 운전사아저씨에게 물었다. "에스플레네이드가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또 뭐라뭐라이야길한다. 대체 뭔소리야. 그래서 멀뚱히보자, 아저씨는 시계를 가리키며 또 뭐라뭐라한다. 결국엔 버스에 올라타던 다른 인도아저씨가 이야기를 해준다. "이 버스 8시15분에 출발한대." 





뭐 알겠다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오~~ 버스는 굉장히 좋은데?' 앞으로 인도에서 보기드문 쾌적함. 이게 바로 AC버스라는 거구나. (에어컨이 나온다는 버스다.) 버스가 출발할때까지 버스안에 앉아서 멍을 때렸다. 졸지에 나를 따라 서더스트릿으로 가게된 샤오민언니. 곰곰히 생각해보면 뭘 믿고 나를 따라 오는건지 의아했다. 인도에 첫 도착해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든다.


버스는 8시 15분쯤 되서 출발했다. 공항에서 타는 사람은 별로 없었는데, 공항밖으로 벗어나자마자 난장판이 펼쳐진다. 도로에서 정신없이 울리는 클락션소리. 도로에 차선이라는게 없이 마구 끼어드는 노란색 택시들. 길거리에서 노상방뇨를 하는 아저씨들. 짜이를 마시는 마시는 사람들. 버스에서 내다보는 풍경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진짜 인도에 왔구나.





버스는 한참을 달린다. 하품을 하면서 창밖구경을 하며 가만히 있었다. 샤오민언니는 굉장히 피곤해보였다. 괜찮냐며 물어오길래 괜찬하도 고개를 끄덕이니 "젊어서 좋겠다."라 하는거다. 빵터졌다. 언니랑 나랑 몇살 차이도 안나는데, 30대라 그런지 정말 피곤해하셨다. 공항노숙하루에 녹초가 되버린것 같았다. 오늘 바로 바라나시로 가는 야간열차를 타실껀데 괜찮을까 싶었다. 내가 숙소를 잡으면 가방을 맡아줄꺼라 이야길했더니 알았단다. 꼴까타 구경의 의지가 전혀 없어보이셨다.


차장아저씨가 뒤늦게 차비를 걷으러 돌아다니는데, 우리한테는 돈달라는 이야기를 안하는거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얼마정도를 내는지 보기위해 둘러보는데 잘 안보인다. 그리고 목적지가 다 다르니까 얼마를 내는지 안다해도 그 금액이이란 건 확실하지 않다. 거의 에스플레네이드역에 다오니까 맨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돈을 걷는다. 50루피를 달란다. 2013년 날짜에 글에 보면 40루피로 알고 있었기때문에 그 사이에 돈이 올랐나싶었다. (나중에 온 사람한테 물어보니 40루피를 냈다고 한다. 차장아저씨가 돈을 더 받아갔다.) 뭐 달란대로 줘야지 어쩌겠나. 그래서 샤오민언니가 루피가 없으니 내가 100루피를 냈다.


꼴까타버스 VS1 꼴까타공항 - 에스플레네이드 종점 50루피 (2014.11.6기준)



애스플레네이드 종점의 위치는 위의 지도에 표시된 곳이다. 공터같은 곳에 내려준다. 여길 빠져나와서 보면 길거너에 화려한 건물이 보이는데, 티푸술탄샤히모스크다. 그리고 에스플레네이드역이 보인다면 무사히 도착한것이 확실하다. 이제 에스플레네이드역을 기준으로 서더스트릿방향으로 내려오면 된다. 쭈우우우욱- 서더스트릿 길안내표지판이 나올때까지.





꼴까타 여행자거리, 서더스트릿 (Sudder street)



아침시간이라 서더스트릿으로 가는 초우링기(Chowringhee)거리는 오픈준비로 분주하다. 천막같은 걸 쳐놓은 곳에 물건을 진열하던 사람들이 배낭가방을 맨 나를 보며 "서더스트릿을 저쪽이에요~"라며 스스로 알려준다. 가는길에 사기꾼을 만날까봐 잔뜩 경계하며 구글맵을 보고 있는 나에게 생각외로 친절하게 방향을 알려준다. 더 내려가란다. 


그렇게 하얀색 인디안뮤지엄(Indian Museum)이 있는 곳까지 걸어내려오면, 서더스트릿 간판이 보인다.





2014년 11월 6일 서더스트릿 입구 9시 20분


드디어 첫 목적지인 서더스트릿이다. 무사히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휘적휘적 걷고 있는데, 샤오민언니는 잘 따라오고있나 돌아보았다. 같이 발걸음을 맞춰걸었어야했는데, 마음이 급해서 내가 먼저 길을 찾겠다고 먼저 걸어온거였다. 언니는 캐리어를 질질 끌며 열심히 쫓아오고 있었다. 


내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있자, 갑자기 길가에 천막에 있던 아이들이 우르르르 몰려와서 배낭과 옷자락을 붙잡고 돈을 달라고 하는거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그래서 언니를 기다리다말고, 냅다 다시 길을 걸었다. 아이들은 매몰차게 돌아서는 나를 쫓아오진 않았다.


이제 오늘 묵어야할 숙소를 찾아야한다. 인터넷으로 몇몇곳의 후기를 봤더니 꼴까타의 서더스트릿은 이미 여행자거리로는 망했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최악의 시설과 가격을 자랑한다는 이야기에 그나마 여자 혼자 있기에 괜찮다는 평이 있던 골든애플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굉장히 멀끔한 외관의 골든애플호텔 건물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려고 하니, 왠 길가에 있던 인도아저씨가 반가운척 따라 들어오는거다. 그래서 건물로 들어가려다 말고 다시 밖으로 나와버렸다. 이야기를 듣기론 자기가 호텔을 안내해주는 척하고 커미션을 뜯어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지도를 보는척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니까, 나를 쫓아서 호텔로 들어가려던 아저씨가 말을 걸어온다. "숙소 찾아요?"


아저씨한테는 대답도 안하고, 쓱 호텔로 들어가 리셉션 직원에게 물었다. "여기 도미토리 방있어요?"


고개를 끄덕인다. 가격을 물어보니 500루피란다. 미리 알고온거였지만,얼른 숙소를 잡는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방을 잡기로 했다. 애초계획은 유명하다는 숙소를 돌아보며 협상을 하는 것이였는데, 공항노숙을 하고와서 그냥 피곤했다. (인도여행중에 손에 꼽는 비싼 숙소였다.) 체크인은 12시부터 된다고해서 가방을 맡겨도 되냐 물으니 저쪽에 놓으라 손짓한다. 샤오민언니도 나를 쫓아 들어왔고, 가방을 내려놓았다. 휴... 드디어 꼴까타 서더스트릿 입성이다.







Golden Apple Boutique Hotel

9, Sudder Street, Park Street, Taltala New Market Area, Dharmatala, Taltala Kolkata, West Bengal, 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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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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