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까타 남 파크스트리트 묘지 (South Park Street Cemetery)


가이드북을 따로 챙겨온 여행이 아니라 꼴까타 어디를 둘러봐야할지 감이안왔다. 어디를 가야하지, 어디를 구경해야하지? 인도에서는 그런걸 내려놓고 끌리는대로 가보고싶은 곳을 갈 수 있을줄 알았는데... 관광지도를 얻을만한 관광안내소도 보이지 않는 서더스트리트에서 내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두 손에 꼭 쥐어진 스마트폰뿐이었다. 숙소 로비에 앉아서 트립어드바이저로 들어가 여행객들이 꼴까타에서 무엇을 구경하는지 찾아보았다.



1위는 후글리강 건너편에 위치한 베루르마트(Belur Math Shrine). 힌두교 개혁의 성자라 불리우는 라마크리슈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원이다. 여긴 찾아가기 어려우니 패스. 2위는 마더테레사하우스 그리고 다크쉬네스와르 깔리사원, 빅토리아메모리얼과 인도의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경기장이 있는 에덴가든이 순위에 올랐다. (인디언뮤지엄은 32위에 올라와 있을정도로 평이 좋지 않았다. 알고보면 재미있고, 그냥 가면 쓰레기를 모아놓은 것처럼 보인다고해서 과감히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서더스트리트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다른 곳을 찾다가 눈에 띈 곳. 바로 남 파크스트리트 묘지 (South Park Street Cemetery). 여행객들은 이 묘지를 왜 찾게 된걸까? 신비로운 분위기라하는 평이 보이길래 가보기로 했다.





밤에가는건 위험할테니 이른 아침 산책할겸 돌아다니다가 가기로 했다. 파크스트리트. 꼴까타의 번화가. 아침인데도 클락션소리와 오고가는 행인들로 정신이 없다. 그래도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열지않아서 조금은 한적한 곳이다. 파크스트리트 끝과 끝이 생각보다 멀어서 한참을 걸었던것 같다.





공원 하나를 지났다. 파크스트리트에 있는 아일랜드 앨런공원 (Island Allen park).

공원입구에 마더테레사의 명언이 적힌 글귀가 보이는데... 힌디어로 쓰여진것 같다. 뱅...갈어인가?





서더스트리트에서 미자가립스트리트쪽으로 걸어왔으면 30분이면 되었을 남 파크스트리트묘지, 파크스트리트 끝에서 걸어와서 1시간쯤 걸려 도착했다. 도심속에 있는 묘지를 찾게 되다니 기분이 묘하다. 이른 아침찾으면 안개가 끼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길래 묘한 기대감까지 갖고 찾아온거였다.


입구가 닫혀있길래 들어갈 수 있나해서 기웃거리고 있으니 할아버지 한분이오셔서 문을 열어주셨다. 그리고 방명록을 남기는 곳에 들어가는 시간을 적으라고 하셨다. 오늘 들어간 사람들을 보니 아침 7시에도 왔다간 사람들이 있고, 지금 들어가서 아직 나오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이름과 간단한 정보만 적고서 가려고하니 기부금을 내달라고 하셨다. 둘러보고나서 낸다고 이야길하고 묘지로 들어섰다.







굉장히 관리가 잘되어 있는 묘지였다. 19세기때 돌아가신 분들의 묘지로 이렇게 관리가 잘되어있는 걸보면 굉장히 부자였던 사람들일거라는 추측이 된다. 이곳에서 책 한권 읽고, 조용히 쉬어갈 수 있을꺼라는 평이 있는 만큼 정말 생각보다 묘지라기 보다는 조용한 공원에 온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렇게 기둥으로 장식되어있는 묘지들은 그만큼 더 부유한 사람들이었으려나? 






묘비명을 보면 다양한 직업과 다양한 나이의 사람들이 잠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 20대의 나이로 잠들었는데, 처음엔 다들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구나 싶었다. 

아무래도 18~19세기의 사람들이다보니 평균 수명이 길지 않았을 꺼다. 





구불구불 돌아다니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 인기척이 느껴져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젊은이 4명이 묘비위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다. 정말 공원같은 분위기. 그들도 갑자기 등장한 외국인을 보고 놀라는듯 하다. 찰칵찰칵 사진이나 찍으며 구경을 하고 있으니 이상하게 보이는건 매한가지.





걷다보니 벤치도 있길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글을 남겼다. 꼴까타에 도착했던 첫날의 기억을... 메모장에 기록하고 업로드를 했다. 정말 조용히 뭔가 생각하고, 느긋함을 느낄 수 있었던 곳. 이런 묘지구경도 처음이었다. 묘지에서 편안함을 느끼다니... 뭐 이상한 표현인가.







한참을 글을 쓰느냐고 벤치에 앉아있다가 나왔더니 입구에서 만났던 할아버지가 아는체를 해오셨다. 

"아까 나간 사람들이 당신이 어디있다고 이야기를 해줘서 안심했어요." 내가 만났던 그 청년들이 벤치에 앉아있다고 알려주었나보다. 외국인이 그렇게 묘지에 오래 있을일이 없으니 안나오는게 이상했던 모양이다. 꼴까타에서 독특한 곳을 찾는다면 이곳에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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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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