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자이살메르여행

자이살메르에서 우다이푸르행 슬리핑버스 타기



자이살메르성 구경을 하고나서 숙소에 맡겨둔 짐을 찾아 슬리핑버스를 타러 가기로 했다. 어제 하누만초라하(Hanuman Choraha) 길가에 있는 Swagat Travel에서 우다이푸르행 슬리핑버스를 예약했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말로는 버스가 깨끗하고 좋다고 하길래 선택한건데 과연? 조드푸르에서 우다이푸르 올때 버스상태는 영 아니였는데... 아무튼 버스를 타는 위치는 에어포스서클(Air Force Circle) 이라고 하길래 오토릭샤 아저씨에게 "에어포스써클, 우다이푸르 슬리핑버스!"를 외치며 오토릭샤에 올라탔다.



Swagat Travel 우다이푸르행 슬리핑버스 2인 1400루피 (2015.1.14기준/28000원)





자이살메르 오토릭샤들은 다른 관광지보다는 쿨내나는 모습이다. 대부분의 여행객이 오토릭샤를 애써 탈 필요가 없기때문인가? 자이살메르의 숙소는 무료 픽업서비스를 하고 있기때문에 숙소를 찾을때도 미리 갈곳을 정하기만하면 그에 해당하는 숙소에서 나온 릭샤왈라가 데려다준다. 그래서인지 다른 도시들보다 오토릭샤 잡기는 수월했다.



오토릭샤 하누만초라하 -> 우다이푸르 슬리핑버스 타는 곳 40루피 (2015.1.14기준/흥정가/800원)





어... 근데 여이가 에어포스써클인데 버스 탈 곳이 보이지 않는다. 어리둥절. 릭샤에 앉아서 주변을 살펴보는데 버스탈만한 곳이 보이질 않는다. 아니... 에어포스써클에서 타는거라며!! 근데 오토릭샤는 좀 더 달려서 이동한다.




2015년 1월 14일 17시 25분


그리고 버스 2~3대쯤 서있는 곳에 우리를 내려주고 돈을 받고 가시는 오토릭샤 아저씨.

에어포스써클보다 조금 더 가야 우다이푸르행 슬리핑버스 타는 곳이 나온다. 에어포스써클에서 내렸으면 큰일날뻔했다. 근데 우리가 예약한 버스에 낙타사파리에서 만난 6명도 이곳에 있는게 아닌가!! 같은 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되었다. 뭔가 든든해졌다. 버스안에서 먹을 간식들을 구매하셨는데, 나는 자이살메르성 구경하면서 나올때 빵이랑 과자를 사와서 그냥 버스안에서 짐을 풀기로 했다.





아래층은 좌석으로 되어있다.




왼쪽은 1인 슬리핑침대 좌석이고, 오른쪽은 2인 슬리핑침대 좌석이다. 나와 H양은 각각 혼자서 쓰는 좌석이었는데, 6명의 일행분들이 남녀 구성이 안맞아서 좌석을 바꿔드렸다. 그래서 H양과 나는 둘이눕는 좌석으로 이동 ~





오~ 조드푸르에서 탔던 버스에 비하면 새거 냄새 나는 깨끗한 시트였다. 역시 배낭가방은 다리밑쪽에 두고, 몸을 구겨서 올라탔다. 조드푸르에서 올때 내가 창가자리에 누웠었는데, 이번에는 H양을 창가자리로 보내고 바깥쪽 자리에 내가 앉았다. 차장아저씨가 티켓검사를 하면 티켓 건네주고, 다시 문을 닫는 역할이다. 근데 문제는 이 버스 에어컨에서 물이 자꾸 뚝뚝 떨어지는 바람에 창가에 있던 H양은 에어컨 물맞고, 창문이 슬슬 열려서 바람이 마구 들어와서 잠을 제대로 못자서 힘들었다고 한다. 이게 버스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시련이 닥치곤 하는데... 이 버스가 새것임에도 불구하고 쾌적하진 않았다.



버스는 17시 45분 우다이푸르로 출발!




그런데 나에게 시련이 닥쳤다. 화장실이 엄청 가고싶어지는거다. 오후에 홍차를 마셨는데, 그게 이뇨작용을 촉진시킬 줄이야. 진짜 화장실 한번 안갈것 같은데 너무너무 가고싶어서 진짜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래서 타이밍만 노리고 있었는데 버스가 갑자기 멈추고 사람들이 우르르르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나도 허겁지겁 버스에서 내렸다.


2015년 1월 14일 20시 30분 버스 1차 정차




바머(Barmer)라는 도시에서 사람들을 더 태우기 위해 버스가 정차한거였는데, 버스에 있던 인도아저씨들은 노상방뇨를 하러 버스에서 내렸던 것이다. 나도 화장실가고 싶어서 급하게 내렸는데, 나는 어떻게해!!! 진짜 차에서 내려서 둘러보니... 길가에 있는 간판은 전부 힌디어로 쓰여져있는지 꼬부랑 거리고 영어로 쓰여진 간판 하나없고... 화장실은 미친듯이 가고 싶고ㅠㅠㅠ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 나와 같이 버스에 내렸던 아저씨가 "저기 게스트하우스야. 화장실쓰러 왔다고해~" 하면서 눈앞에 보이는 한 건물을 알려줬다. 그래서 허겁지겁들어갔는데... 충격. 여기 게스트하우스 맞아? 



복도를 따라 들어가니 야전병동처럼 침대가 20개 정도 놓여진 방이 하나 나온다. 그야말로 잠시 누웠다가는 그런 숙소였던 것이다. 거기있는 직원에게 화장실을 쓰러왔다고 이야기하니 흔쾌히 화장실 위치를 알려준다. 으아 ㅠㅠ 그런데 밖에 버스가 출발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나는 아직 화장실에 있었다. 정신없이 정리하고, 화장실을 나오는데... 화장실앞에 인도인 아저씨들 4명 정도가 앉아있는거다. 



헐? 이 상황뭐야?



내가 당황해 하고있는데, 입구에 인도인 아저씨가 들어오더니 나를 잡아끌며 "버스 출발해~ 빨리와!"하며 밖으로 내보낸다. 화장실을 썼으니 사례라도 해야하나 싶다가도 버스가 출발하니까 허겁지겁 올라탔는데 버스에 서있는 아저씨들이 엄청 많은거다. 바머에서 버스에 올라탄 입석 사람들이었다. 내 슬리핑 좌석을 찾기위해 아저씨들을 뚫고, 겨우 침대칸에 올라왔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금방 차장아저씨가 오더니 티켓검사를 다시했다. 내 옆에 누워있던 H양은 잠들어 있었는데, 내가 버스에서 내렸다가 돌아오지 않자 "스탑!!! 마이 시스터 돈 컴백!!!" 하면서 버스를 붙잡았다고 한다. 진심 빵 터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없었으면 나는 이 도시에서 버스를 놓쳤을꺼야." 아까 오후에 마신 홍차때문에 화장실 엄청 가고싶었다며, 나는 여기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야했다. 그리고 진심 게스트하우스에 있는 나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면 어떤일이 벌어졌을지 상상하기도 싫었다. 어휴. 



나는 이 일 이후로 장시간 버스에 타기전에 물과 음료등 마실것을 절대 먹지 않았다.





2015년 1월 14일 21시 38분 버스 2차 정차


그리고 버스는 한참 달리다가 할리오 (Haliwaw) 라는 지역에 멈춰섰다. 이번에는 또 뭐지? 했더니 저녁식사하고 오란다. 그래서 버스에서 우르르르 내려서 화장실부터 갔다. 여자화장실은 따로 없어서 2층에 있는 화장실로 가라 했다. 여자여행객들 다같이 2층 화장실로 올라갔다. 아까 화장실을 갔었는데, 또 가고싶어서 화장실에 들렀다. 인도 현지인들은 저녁식사를 하고, 우리는 화장실만 갔다가 얌전히 침대칸에 다시 누웠다. 





2015년 1월 15일 05시 54



우다이푸르 도착. 아침 6시가 되기전이라 또 새벽같이 다른 도시에 떨궈졌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다행이 다른 한국인 여행객들이 있으니 조금 안심이긴했는데, 그래도 각자 찾아가려는 숙소가 달라서 다른 오토릭샤를 잡아야했다. 나와 H양은 가려던 숙소가 있어서 먼저 오토릭샤를 잡고 헤어졌다. 그 오토릭샤가 자기가 아는 숙소로 데려가려고 어찌나 우리를 설득하던지... 아무튼 무사히 우다이푸르에 도착했다.



이날의 교훈은 슬리핑버스는 여자 혼자 타지말자. 버스 타기전에 홍차를 마시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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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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