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우다이푸르여행

우다이푸르에서 아메다바드 버스타고 가기




2015년 1월 19일 13시 13분 


보다폰 데이터 충전도 하고, 간단히 점심도 먹었겠다 느긋하게 버스를 타러 가겠다는 우리에게 시련이 닥쳤다. 버스를 타러 가는 곳의 위치를 모르는거다. 우선 우다이푸르에 남아있기로한 H.주의 오토릭샤를 먼저 잡아서 랄가트로 보내고, 오토릭샤를 다시 잡는데... 이와중에 오토릭샤는 안오고 난리. 급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결국 우리가 점심 먹었던 카페로 들어가서 도움을 요청했다. 우리가 버스타러가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니, 오토릭샤를 잡아서 대신 설명을 해주셨다. 


오토릭샤 사헬리마그(Saheli Marg) - 버스스탠드 근처 자인트래블 100루피 (2015.1.19기준/2000원)





여행사에서 써준 종이를 보니 출발시간이 1시 30분으로 되어있는데, 이러다가 못가는거 아닌가 싶었다. 





수카디야 서클(Sukhadia Circle) 지나가는 중...






맙소사 교통체증이다. 우다이푸르에서 이런 교통체증을 겪으리란 생각을 못했는데, 시계바늘은 달리고 달려 30분이 다가왔다. 시간에 늦어서 버스를 못타게 되는거 아닌가 싶었다. 식은땀 나는 중이다. 이대로 랄가트로 돌아가 내일 떠나는 버스를 다시 예약해야하는건가.





2015년 1월 19일 13시 36분 자인트래블


어라? 어끄제 내가 혼자서 걸어왔었던 버스스탠드 앞에 내려주시는 친절한 오토릭샤 아저씨. 우리는 허겁지겁 배낭부터 챙겨들고 여행사로 달려가 예약했던 영수증을 내밀었다. 버스를 놓쳤을까봐 초조해하는 우리의 모습과는 달리 한껏 느긋한 직원 아저씨들의 모습에 맥이 빠진다.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란다. 다행히 버스가 출발 안한건가?







버스 한대가 오더니 우르르 타러 간다. 그래서 우리도 힐끗 고개를 내밀어 아메다바드 가는거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한참 배낭을 맨채로 초조하게 의자에 앉아있었는데, 갑자기 오토릭샤를 타고 나타난 또 다른 한국인 여행객. 굉장히 쿨하게 가벼운 배낭가방 하나 덜렁매고서 여행사에 들어가 버스를 확인한다. J.파사양이었다. 파란색 사리를 입고 아잔타 구경하다가 현지 신문에 기사가 났기때문에 그게 인상깊어서 파사라는 별명을 붙여본다. 이번이 인도 두번째 여행이라는 그녀는 정말 당차보였다. 아직 버스가 안온거라고 이야길 해주길래 안심이 들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목적지가 디우였다.





이건 자인트래블 여행사에 붙어있던 버스 좌석표. 

우리가 처음 받았던 영수증에 좌석이 19,20 으로 쓰여있길래 좌석이 떨어지겠구나 싶었다. 




2015년 1월 19일 14시 17분


한참 앉아서 멍때리고 있는데 앉아 계시던 직원아저씨 한분이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들을 이끌고 가기 시작했다.





기존에 여행사에서 줬던 영수증은 다시 가져가시고, 새로 버스티켓을 주셨다. 이 버스티켓에는 출발시간이 2시로 적혀있다. 근데 지금 시간도 2시가 넘었는데... 이거 제대로 출발하는거 맞나 싶었다. 만약 이보다 더 늦게 출발하게 된다면 아메다바드에서 디우행 버스를 탈 수 있을지도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RSRTC버스스탠드 맞은편에 있는 한 여행사앞으로 데려가더니 다른 아저씨랑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아저씨 우리는요?






2015년 1월 19일 14시 22분 


드디어 우리가 타야할 아메다바드행 버스가 도착했다. 1시 30분부터 엄청 쫄아서 기다렸는데, 정작 2시 30분쯤에 출발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이 버스는 우다이푸르 출발 버스가 아니라 다른 곳을 들렸다가 우다이푸르를 들렸다가 가는 버스인것 같았다. 앞으로 7시간동안 아메다바드까지 타고가야할 버스다.





우리의 배낭은 버스 짐칸에 넣어두고, 혹시몰라서 사진한장 찍는것도 잊지않는다. 이런 짐칸에 나뒹굴기때문에 배낭커버는 필수 아닌 필수가 된다. 그나저나 내 배낭만 터질것 같아 보이는건 기분탓이겠지?






버스는 슬리핑버스 구조로 되어있다. 우리의 좌석은 앉아서 가는 의자였는데, 또 티켓에 적혀있는 좌석번호와 다르게 지정이 되는 것 같다. 맨 뒷자리에 앉으라는 차장아저씨의 손짓에 안쪽 창가부터 J.파사-나-H.후야-현지인-현지인 이렇게 앉게 되었다. 근데 이렇게 다섯명만 앉아갈리가 없지. H.후야 옆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계속 엉덩이를 밀어내고 자기 가족을 더 앉히려고해서 우리의 자리를 사수하기위해 내가 자리를 바꿔 앉아서 칼같이 우리의 영역을 지켜냈다. 결국 아주머니는 우리의 저항을 알아채고는 자신의 무릎에 가족을 앉혔다. 





위쪽에 있는 슬리핑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우리는 2명이 누워가던 칸에 가족 5~6명이 앉아서 가는 모습에 놀라기 직전이다. 그럼 도대체 티켓 값은 어떻게 받아내는거야? 밑에 자리에 앉아있을때 조심해야하는건 사람들이 이렇게 불쑥 내려올때 신발에 머리를 맞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버스를 같이타게된 J.파사양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바로 인도 카카오톡 채팅방의 정체에 관한 것이다. 이 채팅방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던 멤버중에 하나였던 것이다. 네이버카페 <인도여행을 그리며>를 통해 이번 겨울 인도여행을 할 여행객들이 모이는 정모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 단체 카톡방이 만들어졌고, 여행을 다니면서 만나는 여행객들이 추가되어 지금은 70여명정도가 떠드는 대규모 단톡방이 된것이였다. 그리고 그 정모에서 사귀게된 남자친구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지금 남자친구는 디우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만나러 가는거라고... 오 진짜 신기한 이야기였다. 우리가 이 이야기에 흠뻑 빠져 엄청 신나게 버스 뒤에서 떠들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2015년 1월 19일 16시56분 MARUTINANDAN 


한참 아메다바드를 향해 달리는 버스는 잠시 휴게소에 들리게 된다. 






여기가 화장실인데... 잠시 충격. 그야말로 칸막이 있는 화장실은 몇개 없고, 소변을 볼 수 있게 펼쳐진 공간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처음엔 당황했으나 조심스럽게 칸막이 있는 화장실에 줄서서 기다렸다. 사리를 입은 아주머니들이 능수능란하게 사리를 거둬 올리는 모습은 신기했다.






안에서 무엇을 파나 구경에 나섰는데 샌드위치도 팔고 짜이, 사모사 등 간단한 간식류를 구입할 수 있다.






인도 국기 색이 그려진 알같은 저 돌덩이가 무척 귀여웠다.





버스가 언제 출발할지 몰라서 출발 하기전까지 바깥공기좀 쐬면서 쉬기로 했다.





이건 H.후야가 사왔던 짜이맛 아이스크림. 세상에 인도에는 짜이맛 아이스크림도 있다. 이 아이스크림 30루피라고 하는데, 한입뺏어 먹고는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고개를 저었다. 비쥬얼은 살짝 구구콘 비슷하게 생겼는데 양이 그렇게 많은건 아니였다. 홍차밀크티맛이 짜이니까... 짜이맛이 난다고 하긴해야하는데 미묘한 맛이다. 이것도 인도에서나 먹어볼 수 있는 맛이다. 아메다바드행 버스를 탄 사람들이라면 휴게소에서 하나씩 드셔보시길.





다시 버스에 올라탔다. 이제 현지인 아저씨들은 그만 닥치고 우리보고 자라는 눈빛을 보내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강렬한 태양빛이 오른쪽 뺨을 강타하고 있다는 것이였다. 생각해보니 싯팅 좌석에는 커텐이 없구나. 결국 어디선가 신문지를 가져다가 창문틈에 끼워 햇빛을 피하기에 이르렀다.


피곤해져서 우리도 이제 대화가 줄어들었는데, 현지인들과 친화력이 쩌는 H.후야가 갑자기 아주머니의 손에 끼워진 악세사리 구경에 나섰다. 아주머니는 자랑하듯 손에 줄줄이 끼워진 반지를 빼내서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그래서 우리도 손에 끼워보면서 구경을 하며 재미있어했더니 아주머니가 하나 가지라는 듯이 우리에게 건네줘서 깜짝 놀랐다. 아니 이걸 우리한테 왜 줘요? 물론 그리 비싸보이지 않는 반지였지만 나중에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 거절했다. 아주머니가 했을때 제일 예뻐보이는거라고... 우리도 반지있으니까 걱정말라고 ㅋㅋㅋ 땀 삐질삐질. 





2015년 1월 19일 20시 5분 아메다바드 공항 근처


생각보다 일찍 아메다바드(Ahmedabad,암다바드)에 도착했다. 적어도 아메다바드역 근처에서 떨궈주었을거란 생각과 다르게 GPS가 가리키고 있는 위치는 아메다바드 공항 근처의 길가였다. 원래 사설버스들의 종착지가 이곳인지 버스에서 내리면 몰려든 오토릭샤들이 한가득이다. 버스 맨뒷자리에 낑겨있던 우리가 가장 늦게 버스에서 내리니 현지인들과 흥정을 하던 릭샤왈라들의 타깃이 바뀌었다. 바로 호갱 포리너! 다들 우리를 태우기위해 올려든다. 또 혼란과 멘붕.


J.파사양의 남자친구가 며칠전 디우로 떠났기때문에 미리 정보를 제공했다며 우리가 디우 슬리핑버스를 타러가야하는 팔디버스스탠드까지 제법 거리가 있으니 150~200루피 정도 주면 잘 타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흥정을 시도. 오토릭샤들 기가차다는 듯이 콧방귀를 낀다. 그럼 우리에게 몰려든 오토릭샤들은 제끼고, 지나가는 오토릭샤중 한대를 잡아 흥정한다. 뭔가 J.파사양이 든든해졌다.



오토릭샤 아메다바드 사설버스 하차 위치 - 팔디버스스탠드 (Paldi Bus Station) 약 13km 정도 150루피

(2015.1.19기준/흥정가/3000원)





올라탄 오토릭샤에 배낭가방을 벗어서 두었는데, 갑자기 아저씨가 기름을 넣어야한다고 주유소에 들리자고 한다. 뭐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우리는 내려서 주유소 입구에 앉아있으란다. 이게 무슨소리야? 가방을 두고 내려도 되는데, 혹시나 이 오토릭샤가 그냥 떠나버릴 수 있기에 다시 주섬주섬 가방을 내리니 릭샤아저씨도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갸우뚱한다. 서로를 믿지못하는 의심많은 세상. 아저씨는 우리가 안타고 다른 릭샤를 타고 떠날것을 생각하는 거고, 우리는 아저씨가 가방을 가져갈까 의심하는거고. 어쨌거나 주유소에서 줄줄이 오토릭샤들이 주유하는 모습은 처음보는거라 뭔가 웃겼다.





일명 헬리콥터라고 불리는 오토릭샤다.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의 오토릭샤는 대부분 이 색상으로 되어있다는데 사실 북인도에서 오토릭샤가 규격화된 모습을 보진 못했었다. 그런데 아메다바드는 오토릭샤들이 전부 색이 똑같다. 뭔가 귀여워.





다시 오토릭샤를 타고 달리는 중. 도시의 매캐한 매연이 느껴지는 듯 했다. 아메다바드는 현지인들이 암다바드라고 발음하기 때문에 도시명을 잘 말해야한다. 놀라운건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인구가 500만이 살고 있는 도시 답게 성장한 모습이었는데, 특히 서울의 버스 시스템처럼 도로 중앙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역시 전 구자라트장관이 지금의 인도 총리인 나렌드라모디였다고 하니... 이미 구자라트주는 그 이상 발전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2015년 1월 19일 20시 30분 팔디버스스탠드 H.K Travels


팔디 버스스탠드(Paldi Bus Station)에 도착했다. 사설 여행자 버스가 밀집되어있어서 버스스탠드처럼 불리는 곳이다. 우리가 오토릭샤를 잡을때 여행사 이름을 보여줘서 그런지 오토릭샤 아저씨가 여행사 앞까지 잘 데려다 주셨다. 그냥 아메다바드로 찾아온 사람들은 팔디에서 아무 여행사나 들어가 비교해서 버스티켓을 구입하면 되지만, 우리는 우다이푸르에서 미리 버스 예약을 하고왔기때문에 지정된 여행사를 찾아가야했다. 예상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는데? 디우로 가는 버스는 10시 20분. 여행사에 들어가서 우리가 예약한 버스가 맞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디우로 가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긴 여정이다. 오로지 해산물을 위해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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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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