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많이했던 영화 [고산자 - 대동여지도 : The Map Against the World (2016)]를 개봉날 보고왔다. 평일저녁의 CGV홍대는 원래 한가한건가. 주말에 득실거리던 영화관 분위기와는 달리 좀 차분하고 느긋해서 정말 좋았다. 종종 평일 영화는 이곳에서 볼까 싶을 정도로 맘에 들던 분위기. 2호선 지하철타고 한강건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특히 당산역에서 합정역 방향으로 보이는 여의도의 야경을 좋아한다. 취향뚜렷), 홍대로 영화보러 가는 기분에 좀 들떠있던것 같다.






저번에 CGV에서 VIP체험팩 이벤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영화를 무지막지하게 본 관계로 VIP 체험(?)으로 나온 팝콘(M) 무료쿠폰이랑 평일 특별관 무료관람권을 사용했다. 뭔가 공짜로 보는 기분. CGV에 영화비로 지출한 돈을 생각한다면 뭐. 돌아다니면서 느낀건데 홍대점 미소지기들 유니폼이 다르다. 뭔가 정비소느낌 나는 빨간색 정비복을 입고 있다. 뭐 그런점 말고는... 딱히... 사람득실거리는 홍대입구역 9번출구를 구경할 수 있다는 정도.












이번엔 ScreenX (스크린엑스)관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CGV홍대점은 1관이랑 2관 말고는 다른 상영관에 가본적이 없어서 으레 5층으로 가려고 보니, 7층 3관으로 가라고 하더라. 뭔가 더 특별한 상영관인줄 알았는데 기본 스크린에 양쪽 벽에 빔프로젝터처럼 생긴 영사기(?)가 설치되어있다는 정도에서 차이가 있을뿐 일반 상영관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관객들 선호 하는 자리는 맨 뒷쪽. 아무래도 전체적인 분위기 관람을 위해서 겠지.







CGV 홈페이지 설명을 보니 세계 최초 멀티 프로젝션 다면 상영관이라는 설명이 눈에 띈다. 내 눈에는 그냥 스크린 옆 벽면에 영상을 더 쏴서 보여준다는 것 말고는 차이를 잘 못 느끼겠는데... 영화를 보면서 어떤 차이가 있나해서 봤더니 이게 자연 풍광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올때 마다 와이드하게 펼쳐서 보여주니까 장대한 느낌을 살릴 수 있다. 특히 바다 모습을 비출때는 그야말로 망망대해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이 넓게 보여준다는 이야기. 인물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으면, 정면 스크린이 인물이 바라보는 시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때 옆 벽면에서는 인물의 얼굴 모습을 보여준다던지 뭐 그런 소소한 장면들이 더 추가가 되었다. 그래서 영화편집할때 스크린엑스 전용으로 재편집 과정이 필요한듯 보였다. 그래서 영화 오프닝 타이틀 뜰때도 스크린엑스판 이라고 떴던것 같다.



고산자가 특히 김정호가 돌아다닌 대한민국의 자연풍경들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기때문에 스크린엑스로 보는 장대한 멋은 있는데, 사실 내용 자체의 극적 재미가 좀 떨어지다보니 그것만으로 특별관이라고 가격을 더 받는 이런 상영관에서 꼭 볼 필요는 없어보였다. 좀 아쉬운 느낌.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조선시대 어린 고종과 그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이 섭정을 하였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왕보다 더한 권력을 쥐고 있었던 아버지 흥선대원군은 안동 김씨 가문의 세도정치를 견제하기 위해 정보를 얻고자 하여 지도를 탐내 하는 것으로 설정이 되었다. 


이 시대적 배경을 잘 이해하면 영화가 좀 재미있게 설정이 되어있는데, 국사책에서나 봤을 용어들이 곳곳에서 튀어 나온다. 김정호가 지도 목판을 만들기 위해 고리대를 빌려 썼다던지, 안동 김씨 가문이 휘어잡던 비변사의 기능을 축소하려고 견제하는 거라던지. 



이 영화를 기대했던건 김정호가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대한민국의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정말 많이 나올줄 알았던 것이다. 실제로 김정호가 전국 팔도를 다니며 지도를 그렸다기 보다는 기존에 있던 지도를 잘 정리한 분석가 쪽으로 보는 견해들이 있던데, 내가 기대한건 실제로 발로 돌아다니는 지도꾼의 모습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래서 영화 초반부분에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한국 팔도강산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4계절을 전부 준비했을 것이 아닌가. 특히 합천의 황매산은 봄에 못가본 것을 후회할 만큼.






백두산 천지에 올라 감동하는 김정호의 모습. 이건 약간 합성인줄 알았는데, 스틸샷보다 보니 실제로 촬영을 했다는거에 좀 놀랐다. 그만큼 백두산 천지의 모습이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워 보였다. 옛날에 천지에 괴물이 살고 있다면서 네스호의 괴물 이야기처럼 괴담이 있던적이 있는데 정말일까.





영화의 아쉬운 부분중에 하나는 유머코드가 좀 약하다는 점이다. 바우역으로 김인권 배우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뭔가 아쉬운 구석이 많다. 삼시세끼로 농을 치는 김정호의 모습이 유일한 피식- 웃을 수 있는 웃음거리 였던걸 생각하면 아쉽고도 아쉬웠다. 목판 조각하는 이 장면도 주요 유머 장면으로 꼽을 만한 것임에도 뭔가 대동여지도를 만드는 진지한 모습보다는 가벼움만 느껴지는 것 같아서 마지막에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서 발견되었다는 실제 대동여지도 목판을 보여줬을때의 감동에 누가 되는 장면이 되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보여줬던 실제 목판을 보니 정말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더라.





기대한게 많아서 아쉬움이 많이 드는 영화이긴 했지만, 역시 차승원의 연기는 인정. 다만 사극을 하기엔 키가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며 기록을 남기고 싶어하는데 내 작은 버킷리스트와도 같은데 그런점에서 김정호는 나의 선망의 대상중에 하나였다. 그런데 김정호는 양반이 아니었기에 제대로 남아있는 기록이 없어서 왜곡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래도 우산도(독도)에 가고싶어서 여러번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 정말 지도쟁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좀 공감되었다. 정말 가고싶은 곳이 있다면 몇번이라도 도전하고 싶다는 것. 요즘 내가 잊고 사는 무언가를 떠올리게 했다.





스크린엑스 보면 포스터준다기에 매표소에서 받아왔는데 가을버전 G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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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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