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생각했던 스케쥴은 아니었지만 크리스마스는 바라나시, 새해는 아그라에서 보기로 결정했다. 인도에서 크리스마스는 고아에서 보내야하지만 무서운지 모르고 천정부지로 오를 숙박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남쪽은 천천히 가기로 했다. 뭐든 인도는 계획대로 흘러가는 곳이 아니니까. 2014년의 마지막 그리거 2015년의 시작은 인도에서도 악명높은 관광도시 아그라(Agra)에서 보내게 되었다.

오르차에서 나와 잔시에서 기차를 타는데 3시간이 연착되었고, 저녁에 아그라 칸트역에 도착했다. 혼자라면 굉장히 무서웠을텐데, 기차에서 만난 일행과 함께 움직여서 든든했다.

그리고 조촐한 우리들의 피자파티. 새해일출은 타지마할에서 보고싶다며 잠들었는데 아침 6시에 일어나서 확인하니 자욱한 안개가 끼었다. 일출은 포기하고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타지마할로 향했다. 보통 타지간즈에 위치한 숙소를 이용한다고 하는데 이스트게이트 쪽에서도 좀 떨어진 곳이여서 1km 정도 걸어가야했다. 그리고 충격적인건 매표소가 1km떨어진 쉴프그램옆에 있었다는 거다. 기껏 이스트게이트로 왔지만 사우스나 웨스트게이트로 다시 가야했다. 누구하나 불평없이 "This is India!"라며 놀랄 것 없이 다시 걸음을 옮긴다.

깐깐한 가방검사가 있다해서 카메라와 여권, 돈만 가지고 나왔더니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북적대는 사람들을 지나쳐 문으로 들어선 순간...

사진으로만 보던 타지마할(Taj Mahal)을 내 두눈에 담을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이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무덤이다. 무굴제국의 5대황제 샤자한이 사랑한 뭄따지. 그녀는 열다섯번째 아이를 출산하다가 죽게 되었고, 그녀를 위한 무덤이 22년간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었다고 한다. 심지어 완공후엔 이보다 아름다운 건축물은 지을 수 없다며 손을 잘라버렸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황제였음이 분명하다. 이런 스토리가 있어서 그런지 타지마할은 더욱 매혹적으로 보인다.
지금은 하얗던 타지마할이 누렇게 때가 끼었는데, 그래서 주변에 오토릭샤나 자동차가 들어올 수 없어서 전기템포같은 것을 운영한다. 앞으로 더 관리를 해야할텐데... 자연공해가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것이 안타깝다.

나의 2015년 새해를 인도를 대표하는 타지마할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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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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