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카주라호여행

기차안에서 만난 사람

Train No 21108 BSB KURJ LINK E : Khajuraho Railway Station


바라나시에서 어제 저녁 17시 45분에 출발한 기차가 오전이 7시가 다 되도록 도착하지 못했다. 차라리 기차안에서 연착이 되는게 다행인건가? 원래 도착시간이 새벽 5시 15분이었는데, 2시간째 기차는 계속 달리고 있다. 주변 여행객들도 다 잠에서깨서 지루한 기차안에서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와 H양은 어제 저녁 쉬밤이 가족들이 떠난 자리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하나둘씩 여행객들이 모이더니 대화를 하게 되었다. 그중 영어를 잘하는 인도인이 눈에 띄었는데, 이 사람들은 우리랑 안면이 있는 사이도 아니었고 H양의 옆자리 였던 이스라엘 여행객인 샤이가 만났던 사람들이었다. 나는 이 만남 이후로 관광지 근처에서 영어를 쓰며 먼저 접근하는 인도인은 주의를 해야함을 몸소 느끼게 되었다. 이 사람들은 바라나시에 일이있어 들렸다가 카주라호로 돌아가는 중이란다. 그리고 자기들이 잘 아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는데 여기 가보는게 어떠냐며 소개를 해주는 것이였다.





솔직히 카주라호에 대한 숙소 정보가 없었던 데다가, 워낙 악명높은 도시여서 여성여행객들은 특히나 조심하라는 이야길 많이 들어서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다. 이스라엘 여행객이었던 샤이오빠는 이들에게 되게 호의적이었던게 어제 우리처럼 바나라니 정션역 플랫폼에서 한참 헤매고 있었는데 이들의 도움을 받아서 기차에 올라탔다고 했다. H양과 나는 이 숙소를 갈까말까 고민을 했고, 우선 한번 방의 상태를 보고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우리가 사왔던 머핀을 나눠먹으며 친해지게 되어 사진도 찍었다. 사진은 무척이나 잘나와서 정말 놀람 ㅋㅋㅋㅋ

내가 사진을 찍어서 정작 사진속에 내 모습은 없다.



같이 앉았던 여행객중에 말레이시아 여행객이 있었는데, 이 여행객 여권을 구경하다가 놀랐다. 말레이시아 사람은 이스라엘에 입국이 금지 되어있음이 버젓이 여권 첫장에 쓰여있는거다. 이스라엘 사람이던 샤이는 이미 그 사실을 알 고 있었는데 엄청 흥미로웠다. 말레이시아 국교가 이슬람교라서 그런가? 진짜 몰랐던 사실에 화들짝 노랐다. 그리고 하얀색 담요를 두르고 있는 스페인 아저씨. 되게 에스파냐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성격이었다. 캐시미어 담요 네팔에서 사온건데 엄청 따뜻하다고 자랑했다. 부러웠다. 정말 따듯해보여서 ... 우린 이렇게 재미있는 인도여행의 추억을 한조각 만드는 듯 했다.





카주라호역에 도착했다. 


기차가 플랫폼옆에 멈춘게 아니라, 철로에 서서 반대편에 있는 기차로 건너가서 플랫폼으로 넘어가야했다. 기차 반대편으로 넘어가는게 어려웠는데, 저 인도인분이 손을 잡아주시며 여행객들을 옮겨주었다. 그들의 호의를 받는게 영 어색하긴했는데, 기차안에서 만큼은 우리는 세계 각국의 여행객들이 만난 친한사이(?)였기때문에 손을 잡고 기차를 넘어갔다.


사진속에 있는 동양인은 어제 내 윗층 침대를 쓴 일본인 여행객 이즈미 타이키. 고베 출신의 여행객이었다. 내가 만나는 일본이 여행객들 대부분이 간사이 지방 출신이라 신기했다. 이 여행객은 약간 아라시의 마츠모토준을 닮아서 잘생겼다. 무튼 이즈미도 우리와 같이 그 숙소를 보러 가기로 했다.





아니 근데 분위기가 왜 이래? 우리와 같이 바라나시에서 왔던 인도인옆에 아는 사람들이 줄줄줄 생긴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한참 대화를 나누는거다. 





어쨌든 출발하자해서 카주라호역을 나섰다.





2014년 12월 28일 9시 15분 카주라호역


카주라호역에서 카주라호까지는 거리가 제법 있어서 오토릭샤를 타고 이동해야한다.






이렇게 오토릭샤들이 줄지어 서있는데, 내가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신나게 포즈를 취한다.





아니 근데... 같이 기차타고온 여행객들만 이동하면 되는데, 다른 인도인들과 합석을 하는거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이게 오토릭샤가 아니라 템포였던가? 무튼 여행수첩엔 템포 형식으로 돈을 냈다고 쓰여있다. 아마 합승 오토릭샤였던 모양이다. 근데 우리랑 같이 탄 현지인이 좀 이상했다. 되게 찝적 거린달까? 여자인 우리들에게 엄청 호의를 보이며, 이것저것 물어왔다. 정말 이것저것. 대략 너네둘은 무슨 사이냐, 남자친구는 있냐 이런것들이다. 역시 악명높은 껄떡도시 카주라호답게 우리에게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나와 H양은 서로 자매라고 하니 믿는다... 우리는 카주라호에서 진짜 우리의 이야기는 해주지 않기로 했다. 우리와 같이 오토릭샤를 탄 샤이는 우리의 거짓말에 깔깔 웃고 만다.



카주라호 합승오토릭샤 25루피 (2014.12.28기준/500원)





기차에서 만났던 여행객이 소개해준 숙소에 도착했다. 아니 근데 이게뭐야? 카주라호로 온 기차에서 만난 외국인들 전부가 이 숙소앞에 모이게 된것이다. 오토릭샤가 전부 사람들을 이곳으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되게 수상하게 숙소 주변에 현지인 남자들이 서성이며 우리를 유의깊게 살펴보는 것이다. 정말 정말 모든게 수상하고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데리고 온 숙소 이름은 플라워 밸리 게스트하우스 (Flower valley guesthouse). 인터넷에 후기도 없고, 새 단장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숙소 였다. 이곳에 들어서니 직원으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엄청나게 환대를 해준다. 방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괜찮지 않냐며 소개를 해준다. 





다른 어두운 방은 1박에 500루피였는데, 빛이 들어오는 사진속에 보이는 이 방은 800루피였던가? 이곳이 제일 밝은 분위기였고 시설도 나아보였지만 일찌감치 다른 객차에 탔던 브라질 여행객 커플이 골랐고 우리는 다른 방은 마음에 안들어서 이곳에 묵지 않기로 했다. 아니 솔직히 너무 삐끼(?)처럼 몰아가는 분위기에 질려버렸다. 바라나시에서 카주라호로 온 외국인들을 전부 이 숙소로 몰아 데리고 온것부터 이들의 속셈이 보이는것 같아 짜증이 났다. 


나와 H양은 이 숙소는 마음에 안들어 다른 곳으로 간다고하니 이스라엘 여행객인 샤이오빠도 이곳이 별로라며 다른곳으로 간다고 했다. 우리와 같이온 일본인 여행객은 어떻게 해야하나싶어서 찾아보니 안보이는거다. 벌써 어디로 갔나 싶었는데, 옥상에서 일본어를 잘하는 이곳 직원과 이야기중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숙박을 안한다고하니 그럼 자기도 다른 숙소를 둘러보고 오겠다는 거였다. 그렇게 우리는 이곳을 떠났다. 뭔가 카주라호에 들어서면서 부터 휘둘린 느낌에 짜증이 났다. 아... 이거뭐야!?! 싶은 기분. 시작부터 별로였던 카주라호 입성이였기때문에... 내 기억중에 제일 안좋았던 도시로 남게 된다. 카주라호는 다시 가고싶지 않은 곳. 일련의 카주라호 성폭행 사건들 때문에 외국인 여행객이 많이 줄어들어서 이들에겐 생계이기때문에 이런 방법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모양이었다.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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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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