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레 태국 왕궁과 패키지 급으로 방문하게 되는 왓 포 (Wat Pho). 왠지 당연하게 방문해야할 것 같은 이 사원엔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 3시간동안 습기가 가득한 날씨에 지쳐 터덜터덜 왓 포를 향해 걸어갔다. 이런... 지도를 제대로 보지 않고 걸어서 한참이나 돌아서 걸어왔다. 처음에 입구 인줄 알고 들어갔더니 아니라고 한다. 입구는 한참 더 걸어가야 한다고해서 터덜터덜 발길을 옮겼다. 왓포의 입구를 발견했다. 왓포도 매일 문을 여는 곳이다.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6시 30분까지. 내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를 향해 시계바늘이 달려갈 즈음이었다.





태국 방콕 왕궁에서 왓 포 가는 길


관광객을 위한 왕궁 입구에서 왓 포로 가기 위해선 왕궁 입구를 등지고 왼쪽으로 가는 것이 빠르다. 오른쪽 길로 돌아 나왔더니 한참이나 걸어 내려가야했다. 왕궁은 흰 벽으로 둘러 쌓여 있기때문에 벽을 따라 계속 따라 걸어내려가면 왓포를 발견 할 수 있다. 왓포 출구쪽이 입구 인줄 알고 들어가려하니 관리하시는 분이 길을 막아 선다. 태국인들은 출구로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것 같은데, 관광객들은 왓포 입구로 들어가야한다.





왓 포 입장료


왓포의 입장료는 100바트. 태국의 사원 입장료 치고는 조금 비싼가격이다. 방콕에서 가장 넓은 규모의 사원이라고 하니 100바트의 입장료가 안아까울 만큼 구경을 하고 가기로 했다. 이곳은 태국에서 최초의 대학이 건립되었던 곳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종교를 통해 교육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태국은 불교 사원에서 교육이 시작된것 같다. 예전엔 이 곳이 태국 교육의 중심가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전통의학센터와 안마연구소로 알려져있다.


왓 포 입장료 100 THB (2013.8.14 기준 환율 35 / 3500원)






가장 반가운건 물 1병을 무료로 나눠준다. 왕궁에서 지쳤던 몸을 이끌고, 입장하자마자 불을 받기 위해서 물을 나눠주는 곳을 찾아나섰다. 입장권을 들고 터덜터덜 돌아다니니 왓포에서 일하시는 직원분들이 저쪽이라며 안내를 해준다. 지금 당장 물을 마시고 싶어요... 으어. 왕궁 방문전에 물을 사가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물을 마시기 위해 왓 포에 갔다고 하는 말이 맞겠다.





딱봐도 시원해보이는 왓 포 물병을 받고 근처에 보이는 벤치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다. 왓 포 안에 돌아다니며 구경을 할 수 있을지... 물을 마시며 30분간 다리를 흔들며 쉬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빡빡한 여행을 하려고 온게 아닌데 괜히 사서 고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놈의 한국인 여행 마인드. '이왕 온김에 보고 가야지..' 라는 생각때문에 다리품을 팔아서 이곳 저곳 돌아다니고 있다.





왓 포는 곳곳에서 공사중인 분위기였으나 어수선하진 않았다. 하늘에 구름이 가득해서 조금 꼬물꼬물하고 습기가 가득해 더위에 지친 나의 어깨를 더욱 짓눌렀다. '혼자서 돌아다니니 조금 심심한데?' 라는 생각을 여행 첫날부터 느끼다니..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면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잘 도착했다고 안부 메세지를 보내다가 일어섰다. 100바트나 내고 들어왔는데 제대로 구경하고 가야지.





왕궁을 보고 나와서 그런지 왓포의 분위기는 조금 더 색달랐다. 태국의 스투파인 체디(chedi)들이 알록달록한 꽃모양을 하고 있다. 체디는 사리탑을 의미하는데, 왕이나 고승들의 유골을 모신 것도 포함한다. 알록달록한 꽃 모양의 체디 장식들을 보며, 이곳에서 즉석사진을 남겼어도 색이 이쁘게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더위에 지친 내 몰골이라도 알록달록한 체디 앞에선 잘 나올 것 같다.ㅋㅋ







나 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체디앞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거대한 와불상을 만나다.


왓 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거대한 와불상(Reclining Buddha)이다. 1832년 라마 3세가 누워있는 거대한 불상이 이곳에 있다. 길이 46m, 높이 15m의 거대한 이 와불상은 카메라 렌즈안에 쉽게 담기도 어렵다.  아유타야에도 거대한 와불상이 있는데, 가이드는 '슬리핑붓다(sleeping Buddha)'라며 재미있게 설명했다. 사실 이 불상은 잠을 자고 있는 형태는 아니다. 왜냐면 눈을 뜨고 있기때문이다. 람푼여행에서 만난 태국인 'Nana'에게 장난 스럽게 "이 불상 자고 있어." 라고 이야길 하니 깔깔 웃으며, 자는게 아니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 자세는 석가모니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러 열반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오른쪽 팔을 괴고 누워있는 자세의 불상은 석가모니가 80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열반에 올랐음을 의미하는 자세다. 이런 와불상은 거대하게 표현이 되는데 이는 열반이라는 이야기의 중요성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이 불상은 화요일을 나타내는 불상이라 화요일에 태어난 사람들은 사원에서 이 불상에 기도를 올리곤 한다.





와불상의 크기 만큼 발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발다닥은 진주조개로 세공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자개와 비슷하다. 발가락 지문 하나하나 표현했다는게 신기해서 너도나도 사진을 찍어댄다. 이 부처님 발바닥에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와불상을 구경하고 나왔는데, 태국 초등학교 학생들이 왓 포에 견학을 온것 같다. 외국인을 많이 본건지 흥미로워하진 않는 것 같았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들으며 따라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괜시리 흐뭇한 미소를 지었던것 같다.





왓포 본당 화랑엔 불상 박물관이라 부를 정도로 정말 많은 불상이 있다. 무려 394구에 달한다고 한다.  

지나가며 구경하는 동안 아까 만난 어린이들이 불상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무언가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지나가던 외국인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며 설문조사 같은 것을 하는데, 이 남자 외국인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ㅋㅋㅋ

애들아 나도 써줄수 있는데 나한테는 왜 부탁을 안하니?





왓포에서 처음 본 동전 기도 하는 모습. 동전을 바꿔서 길게 늘어있는 항아리에 동전을 하나하나 넣는다. 1바트부터 사땅 (0.5, 0.25바트)까지 다양한 크기의 동전을 항아리 하나하나 넣으며 기도를 하는 것 같은데, 외국인들도 많이 하더라.





거대한 불상 박물관을 보고 나온 느낌이다.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불상을 둘러보고 나왔다.

누군가를 닮은 듯한 불상도 발견하고... 



왓포가 마사지로 유명하다고 해서 받을까 하다가 별로 살 부대끼는 접촉을 안좋아해서 왓아룬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왓포에서 왓아룬으로 가는 타띠안(N8)은 정말 가깝다. 돌아와서 보니 왓포에선 물 마신 기억이 제일 오래 남는것 같다.ㅎㅎ




왓포에서 만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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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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