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뭐니해도 캄보디아에 방문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앙코르와트(angkor wat)를 보기 위함이다.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씨엠립에 방문했을때 앙코르와트를 보는데 7주일이나 할애를 할까 생각했는데, 첫날 앙코르톰만 둘러보는데도 하루가 꼬박 지나가는걸 보니 정말 거대한 유적이 아닐 수 없다. 그중에서도 앙코르와트의 새벽일출은 죽기전에 반드시 봐야하는 관광코스가 되어있었다.


뚝뚝이를 하루전세를 내야하기때문에 아예 첫날부터 3일치 일정을 이야기를 해놓았다. 그중 앙코르와트 새벽일출도 당연히 포함되어있었다. 4시 30분에일어나 5시에 앙코르와트로 출발을 했다. 새벽일출을 보고나서 다시 숙소로 돌아와 아침밥을 먹고, 또 다시 둘러보기로 했기때문에 몽롱한 상태로 겨우 잠에서 깨어 뚝뚝이에 올라탔다. 방문했던 시기가 우기라서 멋진 새벽일출을 기대하진 않았찌만 얼마나 황홀한 풍경이 펼쳐질까 내심 기대했다. 자, 아름다운 앙코르와트의 2013년 9월 5일 방문기를 따라가보자!





5시 24분

어제 일정이 제법 힘겨웠었던것 같다. 다들 아침에 일어나는게 굉장히 힘들어 보였다. 보통 앙코르와트투어의 첫날에 일몰코스를 넣곤 하는데 프놈바켕에서 보는 일몰을 씨엠립 도착한날에 봐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더위에 지쳤다. 5시 숙소를 출발하여 앙코르와트로 향하는 길에 수많은 뚝뚝이와 미니버스의 행렬이 이어진다. 모두들 앙코르와트의 새벽일출을 보기위함이다. 아직 주변이 어둑어둑한데 앙코르와트 앞에 주차장엔 수많은 뚝뚝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핀은 새벽 일출 보고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된다고 이야길했다. 몇시에 돌아오라는 말도 없이 우리가 편한대로 보고오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관광객들을 내려주고, 뚝뚝이 기사들은 자신의 뚝뚝이에서 쪽잠을 자며 기다린다. 핀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일출 포인트에 자리를 잡으러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긴 진입로를 따라 걸어가는데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앙코르와트는 하나의 인공섬처럼 보이는 거대한 사원으로 저수지를 건너게 된다. 인간계와 신계를 구분하기위해 해자를 지어놓았는데 이게 굉장히 멋있다. 탑문을 지나 내부 진입로에 들어서면 양쪽 좌우로 장서각 건물이 보이고, 왼쪽에 있는 장서각쪽으로 잽싸게 걸어간다. 실루엣만 보이는 앙코르와트, 뭔가 황홀하다.





앙코르와트 새벽일출을 담는 뷰포인트


왼편 장서각앞 연못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왼쪽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 간단히 식음료를 구입할 수 있는 매점도 왼편에 있다. 이미 이른 새벽시간부터 일출을 보러나온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장서각위에 올라가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제법많았다. 더 놀라운건 우기라 구름이 가득할 일출이 예상되는 날이었는데 기다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성수기엔 얼마나 더 많다는 말일까.




앙코르와트 새벽일출


5시 41분

구름이 가득한 틈새로 태양이 빛을 내며 떠오른다. 아무래도 햇님이 고개를 내밀것 같지 않아서 하늘을 물들이는 분위기만 바라보기로 했다. 구름없는 맑은 하늘에 일출을 보는건 굉장히 어려운일이라고 한다. 여행안내책자에서는 일출을 보고 잽싸게 3층 성소로 올라가 압사라 부조들을 보며 눈부신 앙코르와트의 유적을 감상하라고 추천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붐비기전에 내부를 관람하는게 나을꺼라는 생각을 했다. 




앙코르와트 일출을 기다리며 마시는 모닝커피!!!


J언니가 도저히 잠이 안깬다면서 매점에서 먹을거리를 사온다고 다녀오시더니 커피를 가져다주셨다.

앙코르와트를 디저트삼아 맛보는 시럽이 가득한 아이스커피지만 새벽의 단잠을 깨워준 소중한 커피였다.



앙코르와트 아이스커피 1 USD (2013.9.5 기준 / 1119원)





많은 사람들이 구름에 모습을 감춘 햇님을 기다리며 사진을 찍는다. 

이럴때 잽싸게 앙코르와트 내부로 들어가 한가하게 관람을 하자!





서둘러 명예의 테라스 왼편으로 나있는 출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앙코르와트의 새벽일출을 열기구로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두둥실 띄워져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6시 3분

메인 입구는 훼손되어 복원중이라 관광객들은 출입할 수 없는데 하얀 옷을 입은 승려님이 슬그머니 나오시더니 기도를 하시는지 한참을 앉아 계셨다. 많은 관광객들의 사진모델이 되어 수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앙코르와트 내부는 하루종일 둘러봐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멋진 부조가 이어진다고하나 3층 성소에 있는 압사라 부조들을 만나기위해 과감히 1층 갤러리를 건너뛰기로 했다. 1층 갤러리 둘레만 804m로 그 장대한 부조의 내용을 둘러보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2층을 돌아 동쪽에 있는 계단으로 3층 성소로 올라가려는데 안내표지문과 함께 문이 닫혀있다. 



"Closing one day for cleaning" 



앙코르와트 3층 성소를 한달에 4번정도 청소를 명목으로 관광객 개방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오늘이 그 날인줄 알았다. 이게 왠 낭패람? 두번다시 앙코르와트를 와볼 기회가 없을 꺼라 생각해서 3층 성소만큼은 새벽에 둘러보고싶었는데 굉장히 아쉬움이 밀려왔다. 앞쪽에 경찰로 보이는 사람이 서서 지켜보고 있으니 무작정 기어올라가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냥 돌아가기도 아쉬워서 계단앞 통로에 앉아서 좀 쉬기로했다. 여기까지 얼마나 열심히 걸어왔는데...






6시 20분


앉아서 쉬면서 일출 사진을 찍은걸 돌려보고 있는 와중에 내가 화가 날만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바로 청소중이라는 3층 성소에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계단을 따라 내려오고 있는게 아닌가.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닫혀진 계단 입구를 가리키면서 경찰을 쳐다보았지만 청소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오는데, 어째서 저 사람들은 계단을 따라 내려오고 있는거냐는 말이다.


그래서 계단앞에서 사람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3층 성소를 둘러보고 내려오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청소중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돌아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앉아서 한참을 경찰을 쳐다보고 있는데 한 커플이 머뭇머뭇다가가니 경찰에게 "How much?"라고 묻는다. 경찰이 손을 들더니 다섯개 손가락을 펴든다. 5달러를 달라는 소리다. 그러더니 커플이 협상을 하기 시작했다. 1달러로 해달라고. 한참을 고개를 젓던 경찰이 1달러를 손에 쥐어주고는 계단 문을 열어준다.


이런 부패한 캄보디아 같으니!!! 



그러니까 이날은 청소날이 아닌게 맞았다. 앙코르와트 새벽일출을 보러온 사람들이 숙소에 돌아갔다가 다시 방문하는일이 많지 않으니 한꺼번에 새벽시간에 찾아올껄 알고 아예 문을 닫아두었던거다. 경찰과 앙코르와트 직원으로 보이는 2명. 이렇게 총 3명의 눈짓이 오고간다. 옆에있던 Y오빠가 "너도 1달러 주고 들어가서 봐봐. 새벽에 3층 성소 봐야한다며." 라고 이야기했지만 "나도 그럼 캄보디아가 여전히 이렇게 부정부패하게 살아가는데 일조하는거야."라며 포기해야했다. 


"그냥 숙소에서 쉬고 돌아와서 다시 앙코르와트에 오자."라고 나를 설득한 Y오빠를 따라 돌아나가면서 경찰욕을 끊임없이했다. 숙소에서 아침밥을 먹고 10시쯤 돌아왔을때 3층 성소로 올라가는 입구엔 청소한다는 표지판이 없이 개방되어있었다. 정말 속상하다. 이렇게 경찰을 욕하며 아까운 새벽시간을 보낼꺼였으면 1층 갤러리에 있는 부조나 더 둘러볼껄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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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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