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엠립에서 3박 4일간 일정중 앙코르와트 투어의 첫째날. 앙코르톰을 둘러보고 뚝뚝이 기사 핀의 빅투어 코스대로 돌아보는 일정중 오늘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타프롬(Ta Phrom)이다. 이곳은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신비로운 사원이다. 커다란 스펑(Spoan)나무가 사원을 점령하고 뿌리를 내려 파괴한 모습으로 유명하다. 굉장한 설렘을 안고 타프롬의 서쪽 탑문에 내려준 뚝뚝이 기사는 반대쪽으로 나가면 된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 동안 우리는 관람을 하며 둘러보면 된다.


2013년 9월 4일 16시 40분





타프롬은 자야바르만7세때 지어진 불교식 사원으로 어머니를 기리기위해 브라흐마 신에게 헌납한 사당과 같은 사원이다. 그러나 왕이 죽은후 힌두교 사원으로 개조되었다고 한다. 앙코르지역의 사원중 규모가 크지만 나무에 의해 훼손된 그 모습이 압도적이다. 처음엔 책에 안내된 지도대로 둘러봐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나무들에 의해 무너지고 훼손되어 타프롬을 둘러볼 수 있게 곳곳에 진입로를 막아두었으니 길을 잃으면 잃는대로 이곳저곳 발길을 옮기며 구경하면 된다. 





내 카메라렌즈에 타프롬의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뭔가 눈으로 보는 웅장한 나무의 흡입력과 생명력을 담아낼 수 없다. 그저 나무 밑동을 찍으며 "이곳에 스펑나무가 있어!"라는 인증만 남길뿐이다. 신비로운 타프롬의 분위기는 오늘 일정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다. 그래서 함께온 일행들을 챙기지도 못하고 혼자서 휘적 휘적 걸음을 옮기며 돌아다녔다. 어차피 나가는 길에서 만나게 될 터였다.





전실, 통로, 별관을 들어가고 나가면서 아름다운 타프롬을 방황하기! 고개를 빼꼼히 내밀면 압사라(천녀)들이 우릴 반겨준다. 특히 나는 별관이 보이는 통로쪽을 좋았는데 이렇게 홀로 걸어가는 다른 관광객의 모습이 굉장히 멋있게 느껴져서 그랬던것 같다. 누군가 나의 모습을 이렇게 담아주었으면 하는 바람같은것도 있었고.ㅋㅋ





나무에 의한 훼손이 심해서 앙코르와트 유적관리하는 곳에서 나무의 뿌리를 잘라내기도 하고, 가지치기를 한다는데 이 나무의 신비로움때문에 많은 관광객들이 그대로 두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고 한다. 정신머리를 놓고 타프롬을 방황하다보면 기억에 남는건 오직 '나무 뿌리' 일 수 있으니 정신차리고 구경을 하자.






통곡의 방(가슴을 치며 통곡했다고 전해지는 방)이 있다고 해서 들어가려고 하니 마치 H투어를 통해 앙코르와트를 찾은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만날 수 있었다. 딱봐도 한국인임을 부정할 수 없는 패션스타일이 있다. 아웃도어브랜드의 향연 그리고 팔토시. 한국인 가이드아저씨가 안내중이어서 옆에서 통곡의 방의 설명을 들으며 구경할 수 있었다. 이 방은 소리를 지르거나, 손뼉을 치면 울리지 않는데 특이하게 주먹을 쥐고 가슴을 두드리면 그 소리가 크게 울리는 신기한 방이었다.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한 방이었기에 소리가 퍼졌던 것일까? 그래서 가이드아저씨는 다 함께 박수를 치고, 가슴을 치는걸 따라하게 했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신기해하시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잠시 ... 부끄러웠다.ㅋㅋ 





타프롬의 상징은 커다란 나무들이니 이렇게 기념 사진을 찍는 서양인 여행객들도 많이 볼 수 있다.




17시 5분

동쪽탑문으로 나와 뚝뚝이 기사를 만나러 가야했다. 다들 어디에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나가니 뚝뚝이들이 모여있는 공터가 나왔다. 아직 언니오빠들은 타프롬의 매력에 빠져 구경중인가보다. 나는 뚝뚝이에 올라 앉아서 핀과 함께 타프롬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툼레이더]에서 안젤리나졸리가 누비던 장면때문에 앙코르와트 유적지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며 떠들고 있는 사이에 아까 통곡의 방에서 만난 H투어 아줌마 아저씨들이 나왔다. 이분들이 미니버스를 타고 오신줄 알았는데 2명씩 짝지어서 뚝뚝이를 타고 오셨더라. 16대의 뚝뚝이가 줄지어 타프롬을 빠져나가는 모습 또한 장관이라면 장관이었다.





한국 아주머니들이 떠나시기전에 비닐봉지에 넣어둔 빵봉지를 바닥에 버리셨는데, 지나가던 개가 물어와 허겁지겁 빵을 먹는다. 앙코르와트 내에서 만난 강아지들이 다 비쩍말랐는데 배가 고픈지 버려진 음식물을 곧잘 먹곤 했다. 뚝뚝이 기사 핀은 그렇다고 해서 개에게 먹을것을 던져주지 말라했다. 우리가 그냥 안먹는 빵 한조각도 앙코르와트에서 물건을 파는 아이들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나 과자일텐데 그걸 개에게 던져주는건 아니라고 했다. 




17시 21분


언니오빠들이 꽤 늦으셨다. 뚝뚝이에 올라앉아 기다리면서 주차장을 둘러보는데 베트맨 문양을한 뚝뚝이가 보여서 한참을 웃었다. 'Batman travel'이라는 여행사의 뚝뚝이 인데 사장이 유럽인이라고 한다. 많은 앙코르와트내 뚝뚝이들 사이에서 특색있는 아이디어인것 같다며 굉장히 신선했다. 핀에게 "스파이더맨은?" 이라고 물으니 굉장히 내가 재미있다는듯이 깔깔깔 웃었다.





그래서 핀의 뚝뚝이엔 뭐가 그려져있는지 보기로 했다. 뭐냐고 물었더니 전설속에 나오는 새라고 한다. 핀의 뚝뚝이를 찾을땐 이 하얀 새가 그려진 뚝뚝이를 찾으면 되었다. 여행중 느낀거지만 뚝뚝이를 항상 찾기이전에 핀이 먼저 손을 흔들며 부르곤했지만...






저녁 6시쯤되면 해가 질 즈음이라 유적지 관람이 제한된다. 

그래서 대부분 이시간에 돌아가는데 타프롬앞에서 관람을 마친 관광객들을 붙잡고,

물건을 팔기위해 애쓰는 어린이들이 정말 많았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돌아가고 남아있는 뚝뚝이가 한대뿐이었다. 내가 뚝뚝이에 앉아있자 팔찌를 팔던 아이들이 나에게 달려들어 "one Dollar"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날 어찌나 이 소리를 많이 들었는지 잠들적에 귓가에서 환청처럼 들리기까지했다. 아이들은 앞에 세워서 팔찌나 엽서, 장난감등을 파는데 부모들은 멀찌기 해먹에 누워서 크메르어로 아이들을 다그친다. 한 아이의 물건만 사줄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른 아이들도 똑같이 자신의 물건을 팔아야하기때문에 끝까지 붙잡고 늘어진다. 한국인 40~50대 아주머니들은 자신의 어릴때가 생각난다며 눈물을 훔치며 고사리같은 아이들 손에 1달러를 쥐어주는데, 그건 굉장히 안좋은 습관을 만드는 일이다. 이 아이들의 부모들은 또 구걸을 하기위해 아이를 낳고 일을 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될테니 말이다.


J언니가 학교에도 못가고 앙코르와트 유적지 앞에서 구걸하는 이 아이들을 위해 볼펜을 가져오신게 있어서 뚝뚝이 앞에서 한참이나 서서 물건을 팔던 아이들 손에 하나씩 쥐어주었다. 딸깍거리는 볼펜이 신기했던지 금방 물건을 팔기위해 징징대던 표정이 아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얼굴을 보여줬다. 뭔가 가슴이 찡했다. 그런데 이어 Y오빠가 하는 말이 "종이가 없어서 볼펜을 못쓰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해왔다. 가방안에 있던 자신의 무한도전 다이어리를 꺼내시더니 북- 찢어서 아이들에게 건네줬다. 이럴때보면 오빠도 그리 모질지 않다.


아이들에게 이름을 물어보고 각각 영어와 한국어로 써줬더니 굉장히 좋아했다. 캄보디아에서 만날 수 있는 2가지면을 타프롬을 다녀와서 많이 느꼈다. 아름다운 유적지... 그리고 현지인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뚝뚝이 기사 핀도 아이들이 측은하다는 듯 바라보며 이제 돌아가라며 인사를 했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손을 흔들며 잘가라 인사해주었다. 이날 하루는 뭔가 힘들고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크게 보기


블로그 이미지

silverly

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