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준비중이라 아침에 캐리어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띵동-' 초인종이 울려서 밖에 나가보니 우체부아저씨가 등기 하나를 건네주셨다. 하마터면 기차타러 나가서 집에 아무도 없을뻔 했는데 뭐가온건가 싶었다. 이벤트 응모해놓고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뮤지컬 초대권이었다. 이 공연은 지난번 <보니앤클라이드> 공연과 마찬가지로 항공사에서 진행한 이벤트 응모를 해서 당첨이 되었던 티켓이었다. (후기가 보니앤클라이드보다 늦어진건... 사진파일이 없어져서 한참 찾다가 이제서야 발견했다. 이미 공연도 다 끝났는데...ㅠㅠ) 이스타항공은 가족끼리 여름휴가로 제주도 갈때 한번, 일본 오사카갈때 두번 그리고 동남아여행 2달간 갈때 한번... 이렇게 4번 탑승했었는데 모두 연착 및 지연없이 무사히 비행을 마쳤던터라 내게 가장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국내 저가항공사다.


태국 방콕행 탑승을 언급하며 이벤트 응모를 했더니, 당첨! 이런 이벤트는 항공사 홈페이지 신규가입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탑승이력이 있는 승객에게 우선권을 주는것 같아서 어필을 좀 했더니만 당첨되었다. 호호. 근데 재미있는건 뮤지컬 <삼총사>라고 동반 2인까지해서 총 3명이 관람할 수 있는 초대권을 보내주신거다. 



급 삼총사를 꾸려서 서울로 모여랏-





초대권교환은 1시간전부터 가능하다고 알고 있어서 시간 맞춰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이 진행되는 거였는데, 처음 가본 세종문화회관의 규모에 입이 떡 벌어진다. 공연장이 3층으로 되어있는데 정말 좌석이 컸다. 티켓을 교환하러 가서 바꿨더니 원래 A석이었던걸로 알고 있는데, R석으로 교환해주셔서 씨익 웃었고... R석이 11만원이니까 3장에 33만원. 헐... 나는 태국갈때 왕복으로 34만원을 주고탔는데 뮤지컬 티켓값과 맞먹는다면서 이스타항공을 친구들앞에서 내리 칭찬해야했다. 친구들에게 내 이미지는 이벤트녀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같이 공연을 보는 두 친구는 대학친구로 전날 모여서 강제 삼총사 으리이를 다졌다. 오랜만에 셋이모여서 떠들어 제껴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떠들다 잠들었고, 뮤지컬을 봐야한다며 힘겹게 일어나 광화문역에 도착했다. 두 친구들은 뮤지컬을 처음본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삼총사>에 대한 간략할 스토리 이야기를 해줘야만 했다. 





2014년 3월 3일 공연의 배우는 


달타냥 - 엄기준 / 아토스 - 유준상 / 아라미스 - 민영기 / 프로토스 - 김법래 / 

밀라디 - 김아선 / 콘스탄스 - 제이민 / 리슐리외 - 박성환 / 쥬사크 - 김상현


처음 뮤지컬을 보는 친구들에게 아이돌이 없는 배우구성이라 참 괜찮다고 생각했던 이날의 공연.




뮤지컬 삼총사- 의기투합 - 유준상,김법래, 민영기, 엄기준,김상현


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영화 <아이언마스크 : The Man In The Iron Mas (1998)>의 스토리로 뮤지컬 <삼총사>를 이해했기때문에 스토리가 생각보다 고지식하거나 어렵지 않았는데, 친구들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내 이야기를 들었다.


배경은 17세기 프랑스. 내가 별로 좋아하지않는 중세 유럽을 배경으로 한다. 시골 가스코뉴 출신의 달타냥(엄기준 역)은 왕의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는 총사가 되기위해 파리로 들어온다. "우리나라로 치면 충북 청원에서 서울로 상경한 것이야."라는 현실감 돋는 설명을 덧붙여서... 파리의 아름다운 거리를 거닐며 감탄하던 달타양은 소매치기를 당하고, 소매치기를 잡으려던 3명의 총사와 마주치게 된다.


이 3명의 총사는 파리에서 유명한 아토스(유준상 역), 아라미스(민영기 역), 포르토스(김법래 역). 이들은 달타냥이 시골뜨기라 비웃고 서로의 명예를 건 결투를 약속한다. 그 약속의 장소는 정오의 시계탑앞. 달타냥과 3총사가 결투를 하려던 그 장소에 파리 최고의 권력가 리슐리외 추기경의 근위병들이 나타나 시비가 붙게 된다.



이 스토리에 대한 설명이 2011년자 내가 봤던 공연의 똑같은 배우 구성으로 된 유투브 영상이 있어서 첨부한다.




뮤지컬 삼총사 - 내 앞에 천사 - 엄기준,김아선-내 앞에 천사있어


내가 봤던 공연에서 김아선 배우가 밀라디역이었는데 콘스탄스로 노래하고 있어서 살짝 놀랐던 2011년 영상.



리슐리외 추기경의 근위병들과 함께 싸운 삼총사와 달타냥은 통쾌한 승리를 거두고, 승리를 자축하며 술판을 벌인다. 달타냥은 그곳에서 만난 천사와도 같은 여인 콘스탄스(제이민 역)와 사랑에 빠진다. 20살이라는 피도 안마른 녀석이...


술판이 무르익던 잠시후 콘스탄스가 의문의 납치를 당하게 된다. 또한 왕실에서 1주일후에 열리는 왕의 탄신일 준비로 바쁜 가운데 왕이 행방불명되고... 삼총사와 달타냥은 리슐리외 추기경의 여간첩 밀라디(김아선 역)와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고, 음모를 밝혀내기로 한다.





공연 시작전 삼총사 포토존은 인산인해. 먼저 스크린에 달라붙은 사람이 사진촬영을 하면 된다.





우리가 앉았던 2층 F열. 오우~ 생각보다 무대가 엄청 크고, 객석이 정말 많았다. 


앞쪽 스크린옆에 일본어랑 중국어 자막이 나와서 또 놀라고. 가끔 웅웅거려서 대사가 안들리는건 일본어 자막으로 보면서 이해해야했다. 더웃긴건 대사를 치지도 않았는데, 자막이 미리 나와있어서 내용을 대충 알고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 아마도 아이돌들이 뮤지컬 공연을 많이해서 해외팬들을 배려한 자막인것 같은데, 가끔 배우들이 던지는 애드립을 이들이 이해할 수 없는건 정말 안타까웠다. 이래서 같은 언어를 이해한다는것이 참 행복한 일인것이야...


달타냥과 아토스가 서로 나이를 이야기하면서 닮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1층에 앉은 팬들 '끼야야야약-' 반응이 정말 ㅋㅋㅋ 달타냥이 1층 앞쪽 객석에 앉은 관객에게 이마키스를 해주는데, 싫다고 고개를 내저어서 빵터지고 ㅋㅋㅋ 이마키스를 해야 극의 진행이 되니 이해해달라고 하는데 "왜 저걸 마다해...ㅠㅠㅠ" 라며 통곡을 할뻔했다. 


아! 그리고 공연시작전에 눈을 부비적거리다 오른쪽 눈에 끼고있던 렌즈가 없어지는 바람에 짝눈으로 공연을 봤다는게 함정. 공연이 끝나자 어지러워서 혼났네.





세종문화회관 시절이 참 좋다고 느낀게 앞에 스크린이 설치되어있어서, 이렇게 공연시간 안내도 해주고 광고도 나오고.

하지만 생각보다 조금 극의 내용이 지루해서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친구중에 한명은 "뮤지컬이 이런거였어? 난 오글거려서 도저히 못보겠더라." 라는 평을 했다. 아마도 내용이 현대극이 아니라 17세기 이야기여서 그럴껄세... 다음 뮤지컬은 더 재미있는걸로 초대할께 이녀석아. 내가 봤던 최악의 뮤지컬보다는 백배천만배 재미있었다고 <삼총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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