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게스트하우스 / 제주 숙소 / 성산읍 게스트하우스

슬로우트립 (slow trip)



제주도에서 잠못잔 이야기 2탄. 궁극의 슬로우트립. 처음으로 게스트하우스에서 코골이 때문에 싸움났던 곳이여서 내게는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이때의 경험으로 좀더 여행 레벨이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 지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건 너무 잘 알려진 게스트하우스는 가지 말라고 하고싶다. 음... 우선 수천개가 넘는다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슬로우트립을 방문하게 된 계기는 네이버 검색을 통해서 였다. [제주 게스트하우스]라고 검색을 하면, 매거진에 뜨는 기사를 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잡지인 에이비로드에 소개된 제주 게스트하우스들은 정말 전부 가보고싶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2인실 룸만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있고, 어찌저찌하다보니 내가 이 매거진에서 소개된 게스트하우스중에 골랐던 곳이 써니허니게스트하우스와 슬로우트립이었다. 슬로우트립은 성산일출봉 방문을 위한 여행객들에게 제격인 위치이긴한데, 성산읍 오조리의 조용한 골목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더욱이 추천할 만한 게스트하우스다.



슬로우트립

http://slowtrip.kr/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성산읍 오조리 741번지

연락처 010-3301-8793


요금 2만원 / 5만원

객실 4인 침대방 / 2인 온돌방

조식 8:30부터 별도 판매


입실 오후 4시

퇴실 오전 10시

환불 예약 3일전 100% 환불 / 2일전 환불 불가


기타 게스트동 전자렌지 사용가능 / 수건 미제공


올레 2코스

주변관광지 오조 해녀의 집,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후기 구름님 http://blog.naver.com/miseon8718?Redirect=Log&logNo=30182730004


(+) 아기자기한 카페에 반해서 선택. 





슬로우트립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는 그야말로 여성 여행객들의 취향 저격- 하지만 내가 방문했을때 카페의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그래서 숙소에 조심스레 들어갔더니, 방마다 이름표가 붙어있어서 내가 묵는 도미토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오니 그제서야 사장님을 뵐 수 있었는데 가방만 놓고 간다고 이야길하니 알았다고 하셨다.




전날 써니허니게스트하우스에서 코골이 올레꾼 여행객때문에 잠을 못잔터라 오늘은 이곳에서 꿀잠을 자야겠다 싶어서 일부러 무리한 여행스케쥴을 잡아 돌아다녔는데,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이게 왠걸? 대부분 여행자들이 렌트카를 대여해 방문을 하는 게스트하우스였다. 난 뚜벅이 올레꾼들이 많이 오는 게스트하우스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나보다.



밤 9시쯤 들어왔는데, 입구에 한 아주머니가 앉아계셔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슬로우트립 입구에 있는 2인실 룸을 사용하는 모자였다. 대전에서 여행을 오셨다고 해서 반갑에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주머니께서 굉장히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셔서 정말 재미있었다. 내일 우도에 가신다고 하시길래 나랑 어제 같이 잠을 못자고 이곳을 온 여행객 언니가 여러 여행 정보를 공유해드렸다. 이게 게스트하우스의 묘미이긴하지. 10시까지 떠들다가 "저희가 어제 잠을 못자서요. 잠자러 들어갈께요~" 하고 인사를 드리고 도미토리에 들어왔다.



내가 1층 침대, 바로 윗층을 여행객언니가 쓰게 되어서 "오늘은 꼭 자자!" 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이게 왠 날벼락... 

옆침대에 누우신 여성분이 진짜 엄청난 코골이파워를 보여주셨다. 진짜 왠만해서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될것 같아서 내가 그 여자분 침대곁으로 가서 흔들어서 깨웠다. "저기요... 저기요...." 손을 잡고 흔들었는데, 잠깐 잠이 깨신듯 했다. '오- 멈췄다! 이 틈에 자야지!' 싶어서 얼른 침대에 누웠는데.... 다시 이어진 코골이 소리에 절망했다. 한 30분 눈을 똘망똘망 뜨고 있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베개를 챙겨서 슬로우트립의 자랑...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나는 코골이 여행객에 대해서 회피를 선택한 것이다. 운전을 하며 여행을 하는데 2일째 잠을 못자게 되면 나는 남은 여행을 모두 망칠것 같았기때문이다.


방문이 미닫이라서 드르륵- 문을 열고 베개를 들고 나왔다. 밖에 혼자 앉아계시던 옆방 다른 여행객분이 계셨는데, 안주무시고 책을 읽고 계셨다. 내가 다락방으로 올라가는걸 보시곤 의아한 표정을 지으셨다. 어쨌든 나는 다락방에서 잠을 자려고 애썼다. 내가 방 밖으로 나온지 얼마안되어 방안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나중에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윗층을 쓰던 여행객 언니도 어제 잠을 못 잔 상태라 예민한 상태였는데 내가 방 밖으로 나가자 혼잣말로 "아... 짜증나."라고 하셨던 모양이다. 그걸 들은 2층침대 쓰시던 코고는 여자분 일행분이 "그럼 댁도 나가시던가요." 라고 대답했다고한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 내가 코고는 사람의 일행이라면 굉장히 다른 사람들 한테 미안했을것 같은데 아예 나가라고 이야기를 하는 여자가 굉장히 개념이 없는 소리를 한것 같다. 아무튼 내 윗층 침대를 쓰던 여행객 언니가 화가나서 "지금 누가 나가야하는 상황인데, 저보고 나가라는거에요?" 라고 화를 냈다고 한다. 그렇게 큰 대화소리가 오고가는 바람에 밖에 계시던 옆방 여행객분이 방문을 열고, "뭐때문에 그러시는건데요. 목소리는 낮춰주세요. 여기만 쓰는 게스트하우스가 아니잖아요. 다른분들은 다 주무시고 계신데 큰 소리를 내시면 안되죠." 라고 중재에 나섰다. 


이렇게 대화가 오고가는 사이에 코골던 그 여자분이 드디어 잠에서 깨어났다. 그 여자분은 깨어나 일어난 상황에 갑자기 자신의 일행이 싸우고 있으니 어쨌든 일행편을 들어주고 싶었나보다. "무슨일인데?" 라고 상황파악에 나서더니, 윗층 여행객 언니가 "지금 당신 코고는 소리에 전부 잠을 못자고 있어요." 라고 이야길 하니 자신의 일행한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응? 내가 코골았다고? 숨소리가 컸던게 아니야?"



내가 새벽에 도망쳤던 슬로우트립의 다락방



이 무슨 꽁트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괜히 내가 밖으로 나와서 싸움이 난것 같아서 다락방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전전긍긍 앉아 있었는데, 잠시뒤에 불이 꺼지고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밖에 계시던 여행객분이 다락방으로 올라오셔서, 이 상황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나도 억울해서 어제부터 잠을 못잔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하소연을 했더니, 자신의 침대로 가서 자라고 이야길 해주시는게 아닌가?!? "왜 안주무시고 깨어있으세요?" 라고 물으니 "제주도에 휴가 내고 여행을 오면, 잠자는 시간도 아까와서 잠을 잘 안자게 되요."라고 하시는거다. 이런 낭만있는 멘트는 뭐다?! 그래서 그분과 제주도에 대한 여행이야기를 나눴다. 새벽 3시까지 계속되는 다락방에서의 소근소근 대화. 


그러나 내가 체력적으로 한계가 와서 잠을 안자면 안될것 같다고 이야길 하고, 다락방을 내려왔다. 그리고 문을 열고 도미토리로 들어갔는데 모두 잠을 안자고 있는 듯한 이 분위기는 뭐지... 조심스레 이불속으로 들어가서 잠을 자려고 노력했다. 코골던 여자분은 자신때문에 싸움이 난걸 굉장히 미안해 하시더니 잠을 못자고 계셨던거였다. 그리고서는 3시간정도 눈을 붙이고 있다가 성산일출봉에 일출을 보려고 나왔다.




성산일출봉에 다녀오고나서 어차피 체크아웃은 10시까지니까 그분들이 일찍 나갔을꺼라 생각하고 들어가서 쪽잠이라도 더 자자! 하고 들어왔는데 이게 왠걸. 들어올때까지 주무시고 계셨다.ㅋㅋㅋㅋ 그래서 결국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늘어져서 좀 쉬다가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좀비처럼 걸어나왔다. 모두 어제 싸웠던건 일언반구 없이 서로 외면했다. 그분들은 오히려 내가 아침에도 침대에 누워있자, 눈치보면서 헤어드라이기를 쓰셔서 엄청 불편하셨을거다. 우리 4명모두 정말 불편한 하루가 되었다.







슬로우트립의 분위기는 정말 좋은데, 정말 코골이 하나로 서로 싸우게되었다. 더 웃겼던건 나중에 이곳을 방문한 그 대전 아주머니와 언니한테 물어보니 다 에이비로드 잡지를 보고, 이 게스트하우스를 알고 예약을 했다는거다. 어쩐지 비수기 평일인데도, 룸이 만실이더라니... 잡지의 위력이 엄청난가보다. 에이비로드에서 우리에게 코골이를 투척했다면서 욕을 어지간히 했다. 올레꾼들... 체력조절을 해서 게스트하우스에 방문하길 권한다. 코골이 폭탄은 서로에게 비매너잖아요?



이후에 여행객언니는 넙빌레하우스로 나는 오소록게스트하우스로 옮겼는데, 넙빌레하우스도 에이비로드에 잡지에 나왔던 곳. 그곳 도미토리에서도 코골이를 만난 언니는 3일간 잠을 못주무시고, 한라산 설산 등반을 하셨다는 엄청난 제주도의 추억을 만들고 서울로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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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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