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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힐트래킹 넷째날  : 따또파니-베니-나야풀-포카라


드디어 트래킹 일정의 마지막날이다. 따또파니에서 하룻밤을 자고, 베니로 이동한 뒤 베니에서 포카라행 버스를 타고 돌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또 내 인생이 기구하고, 파란만장 해질지 몰랐었는데 어쨌거나 무사귀환을 목표로 버스를 타러 가기로 했다. 어젯밤 숙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따또파니에서 베니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다. 버스시간은 정확히 모르겠고, 버스가 있다는것만 이야길 해줘서 아침에 일어나서 준비하자마 이동하기로 했다. 

스님들과 보살님들은 하루 더 쉰뒤에 따또파니에서 묵티나트에 다녀오신다고 해서 포카라에서 뵙기로 하고,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다.




트래킹을 시작한 넷째날. 이날 오전 날씨가 제일 안좋았던것 같다. 따또파니 온천을 지나 오른쪽으로 더 나가면 공터가 보인다.





이곳 뒷편으로 따또파니의 다른 숙소들이 보이고, 초록색 버스가 서있다.





이 버스가 따또파니에서 베니까지 태워다줄 차량이다. 이 버스가 베니까지 갔는게 맞냐고 주변에 있는 아저씨들에게 물어봤더니 택시타고 가라며 흥정을 해온다. 버스면 충분하다며 거절했더니 아저씨 표정이 썩 좋진 않았다. 오전 7시 40분쯤 나와서 버스 문이 열려져있어 올라타서 기다리기로했다.





오늘의 설산은 어제보다 덜 예쁜것 같다.







운전석에 꼬맹이가 앉아있어서, 서로 장난치며 놀고 있었는데 버스 아저씨가 아이를 데려가셨다. ^^;;;;;;





8시24분 지나가는 버스는 뭐지?


버스에 앉아서 한참을 앉아서 기다렸는데 출발할 기미가 안보인다. 기다리는 와중에 같은 숙소를 쓴 다른 서양인 트래커들도 버스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나에게 "이거 베니가는 버스야?"라고 물어보길래, "그런것 같아."라고 대충 얼버무렸더니 배낭을 들고 버스에 올라탔다. 그리고 버스에서 앉아서 기다리는데, 갑자기 옆으로 분홍색 버스 한대가 지나간다. 이 초록색 버스가 출발할 생각을 안하니 분홍색 버스를 타야하는건가 싶어서 고개를 뺴고 보니 이미 버스안에 앉을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분홍색 버스를 보면서 초조해하고 있는데, 드디어 출발할 생각이 있는건지 버스기사 아저씨가 올라탔다.





8시30분 따또파니 출발


드디어 초록색 버스가 출발했다. 8시30분에 출발하는 버스였던가? 대충 사람들이 많이 올라타면 출발하는 시스템인지, 시간에 맞춰 출발하는건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어쨌거나 버스는 출발하고 어제 보았던 따또파니 팀스 체크포스트에서 멈춰섰다. 앞서가던 분홍색 버스도 이곳에서 대기를 하고, 버스기사아저씨가 외국인 트래커들을 대상으로 팀스를 거두어갔다. 그리고 팀스에 도장을 찍어다 주셨다.


오... 이런식으로 팀스 아웃을 확인하는구나. 팀스없이 몰래 등산을 했다면 이런식으로 확인 당할 수 있으니 팀스를 발급받고 이동하시길. 베니에서 확인할 줄 알았는데, 따또파니에서 버스타고 가다가 확인당할 줄은 몰랐던터라 조금 어안이 벙벙해졌다. 


따도파니에서 조금 벗어나서 차장아저씨가 버스비를 걷기 시작하는데, 300루피를 달라고했다. 솔직히 외국인 요금인줄 알고 조금 당황했다. 현지인들하고 다르게 가격을 부르는건가 싶었다. 왜냐면 포카라에서 나야풀까지 버스요금도 110루피정도였는데, 따또파니에서 베니구간 버스요금이 비싼걸 이해를 하지 못해서였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나니 알았다. 300루피 정도를 받을만한 길이었다. 세상에 여기에 찻길을 만들어 놓았다는게 대단할 정도로 엄청난 흔들림을 자랑한다. 이 구간에 버스를 운행한다는 것만으로 다행인 일이었다.


버스 따또파니 - 베니 300루피 (2014.11.26기준)




점점 날씨가 좋아진다. 원래 따또파니에서 베니까지 오전내내 걸어서 13시쯤 도착하는게 목표이긴했느나 이미 버스를 탔으니 편하게 이동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버스 승차감이 결코 편하지 않다. 엄청난 흔들림을 자랑한다. 덜컹덜컹...




9시 19분 버스에 탄 아이들


흙길이어서 버스나 차량이 지나갈때마다 엄청난 흙먼지가 휘날린다. 어제 따또파니까지 걸어올때도 차가 지나가기만 하면 흙먼지가 나서 모래를 다 들이마셨어야했는데, 따또파니에서 베니가는 길도 마찬가지다. 길에 열심히 학교까지 걸어가던 아이들이 있었는데, 차장아저씨가 아이들을 태우셨다. 금방 나올꺼란 생각과 다르게 학교가 엄청 멀리떨어져있어서 내심 놀랐다.





버스를 둘러보다보니 '저게 뭐야...'라고 생각한 것. 

구혜선 사진이 붙어있다. 네팔에 <꽃보다 남자>가 엄청 인기있었던 모양이다.






10시40분 걸리쉐르(Galeshwar)

내 옆자리에 앉아가시던 할머니가 이 마을에서 내렸다. 

여기도 트래커들이 많이 들리는지 주변 상점들에 악세사리를 파는 곳이 꽤 있었다.






10시49분 염소떼를 만나다.


마을을 지나고 다시 버스가 출발하는데, 염소떼를 만났다.

버스는 일부러 경적을 울리며 염소떼들이 빨리 지나갈 수 있게 부추긴다.








우르르르르르 몰려가는 염소들. 혹시 양은 아니겠지?








10시 57분 베니(Beni) 도착


2시간30분만에 베니에 도착했다. 버스만 타고 이동했는데 벌써 진이 빠진다.





따또파니에서 타고온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포카라행 버스를 찾아나섰는데, 바로 앞에 있는 흰색차가 포카라에 간다며 이야길 해줬다. 얼른 자리를 맡아야 한다며 배낭을 챙겨들고 버스에 올라탔다. 이곳에서 엄청난 현지인들이 버스에 올라타기때문에 자리를 잘 선택해 앉아야한다.





이 버스는 내가 탄 네팔 버스중에 제일 상태가 좋았던것 같다. (보기에는) 상단에 네팔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버스는 11시쯤 바로 출발을 했지만, 베니 버스파크를 나가서 베니마을을 벗어날때까지 곳곳에서 멈추며 현지인들을 엄청나게 태우기 시작한다. 





이제 포카라로 가겠구나 싶었다. 구비구비 흐르는 강을 따라 달린다.


버스 베니 - 포카라 220루피 (2014.11.26기준)







13시 52분 Dhimurpolehari-hagadanda


버스는 한참을 열심히 달렸다. 13시 20분쯤에 처음 트래킹을 시작했던 나야풀을 지났다. 이대로 포카라까지 열심히 버스가 달려나갈줄 알았다. 버스가 하가단다라는 곳에서 멈춰섰다. 난 이곳에서 버스가 쉬어가는 줄 알았다. 사람들도 버스에서 내려서 간식을 사먹기도 했다.





그런데 30분쯤 지나도 버스가 출발을 안하는거다. 버스가 자리도 없이 꽉찬 만원버스였는데, 난 내자리를 지키며 얌전히 앉아있었다. 그리고 현지인아주머니들이 대화하는 분위기가 영 심상치 않은거다. 따또파니부터 같이 버스를 타고 이동했던 서양인 트래커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졌다. 버스에 내렸다가 올라탄 그들은 버스위에 올려두었던 배낭가방을 꺼내 내리기 시작하는거다. 나는 무슨 상황인지 파악이 안되서 어리둥절해 있었는데, 갑자기 내 주변에 앉은 아주머니들이 나에게 뭐라뭐라 이야길 하는거다. 마치 '너는 왜 안내려?' 라는 느낌이 들어서 가방은 자리에 두고 동태를 살피러 나갔다.





헐. 버스가 퍼진거였다. 

서양인 트래커들은 이 주변에 있던 택시들과 협상을 하더니 짐을 싣고 떠나버렸다. 택시아저씨가 나에게도 다가오더니 포카라 레이크사이드까지 1700루피를 달라고했다. 그럴돈이 어디있겠는가. 나는 돈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 버스에 타있던 외국인중에 나만 아직도 이곳을 벗어날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다. 아니 버스가 고장났으면 귀뜸이라도 해주지, 지들끼리 떠나버린거에 속상했지만 어쩌겠는가 그들과 대화도 잘 안통하는 동양인인 나는 어쩔 수가 없으니.


다시 버스에 올라타서 가방을 챙겼다. 그런데 웃긴건 현지인들은 버스안에서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거다. 이미 베니에서 포카라까지 가는 버스요금을 냈으니 버스가 고쳐질때까지 앉아서 기다리는게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리라. 나는 이곳에서 서서 다른 포카라행 버스가 올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14시38분 다시 포카라로-!


다행이도 포카라까지 가는 다른 버스가 금방 왔다. 아까 가방을 챙길때 다른 버스가 왔었는데, 그 버스도 자리가 없는 만원버스였던터라 올라탔으면 현지인들에게 낑겨갔을텐데 운이 좋게(?) 자리가 있는 버스를 타게 된거다. 


버스 하가단다 - 지로 110루피 (2014.11.26기준)





15시30분 지로 (제로킬로미터)


버스는 바그룽버스터미널을 지나서 지로까지 무사히 왔다. 

사실 바그룽버스터미널에서 내려야하나 고민했는데, 왠지 이 버스가 계속 갈 것 같아서 앉아서 기다린 보람이 있다.





지로에서 할란촉까지 가는 버스가 있으면 탈 생각이었는데,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걸어서 숙소까지 가기로 했다. 오늘 하루종일 버스타고만 이동했으니 30분쯤은 걸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숙소로 가는 길. 이렇게 깔끔하게 포장된 도로를 걷고 있다니. 





16시 4분 펭귄게스트하우스



포카라의 나의 숙소인 펭귄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트래킹을 다녀왔지만 여전히 공사중이었다. (2014.11 말 기준)

무사히 트래킹을 끝냈다는 안도감이 든다. 숙소에 맡겨두었던 배낭가방을 찾고, 도미토리에 들어갔더니 숙박하는 게스트가 나 혼자 뿐이라는 희소식(?)을 듣게 된다. 아싸.ㅋㅋ 6시에 산촌다람쥐에서 푼힐전망대에서 만났던 J언니랑 뒷풀이를 하기로해서 서둘러 씻고, 가방정리를 하기로 했다. 이렇게 3박4일의 다사다난했던 푼힐트래킹이 끝이 났다. 








네팔 여행기는 2015년 4월 25 일 네팔을 강타한 진도 7.9지진 이전인 2014년 11월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여행 기는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작성되어 예약글로 공개되고 있습니다. 글 전체를 수정 할 수 없어서 제가 아름다운 네팔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지진으로 고통 받는 네팔을 위해 포스팅마다 유니세프 네팔 어린이후원하기 배너를 넣습니 다. 저 또한 네팔여행기가 업로드되는 기간내의 구글애드센스 수익을 네팔을 위해 전달할 예정입니다. 제 글을 통해 네팔을 알게 되신 분들이 계시다면 위기에 처한 네팔을 위해 작은 희망을 전달해주세요. #Pray for Ne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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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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