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바라나시여행 / 불교성지순례

바라나시에서 보드가야 가기


네팔 포카라에서 만났던 Y언니와 J오빠와 같이 불교성지순례를 떠나기로 한 날이다. 나는 종교가 따로 없지만, 인도에 온김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가보고 싶었던터라 함께 하기로했다. Y언니가 미얀마에서 수행을 했을 정도로 남방불교쪽에 이야기를 많이 알고 계셔서 내가 알고 있는 반쪽짜리 불교의 이야기보다 많은걸 알 수 있었다.또한 푼힐트래킹하다가 만난 한국스님들께서 9월에 성지순례를 하고 오셨던터라 우리에게 많은 정보를 알려주셨다. 불교성지들이 주로 있는 인도 비하르주가 위험하기도 하고, 교통편도 좋지않아서 인도관광청에서 운행하는 성지순례 상품에도 총을 갖춘 청원경찰이 보안으로 같이 따라다닐 정도라했다. 그래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찾아가는 방법은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렌트카를 빌리기로 했다.






2014년 12월 14일 9시 6분 바라나시 메인가트 야채시장


Y언니와 J오빠가 내가 도착하기 전날 사르나트 녹야원에 가셔서 렌트카를 예약하고 왔고, 오늘 아침 9시에 바라나시 고돌리아 쪽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예약하러 갔을때 녹야원에 한국 스님이 한국으로 잠시 귀국하시는 바람에 못만나 뵈었고, 대신 미얀마 스님 한분이 예약을 도와주셨다고 한다. 우리들이 걱정되어서 마중까지 나오셨다고해서, 스태프 한분이 우리를 숙소까지 데리러 왔고 구불구불한 벵갈리토라를 지나 야채시장쪽에서 스님을 뵈었다.





이분이 바로 미얀마 스님! 어찌나 친절하신지 우리와 8일간 함께할 드라이버 분을 소개해주시고, 계약서를 꼼꼼하게 챙겨주셨다. 20대의 청년들이 불교성지순례를 한다는게 기특하시고, 걱정이 되셨는지 무슨일이 생기면 연락하라고 전화번호까지 적어주시며 배웅해주셨다. 스님 감사합니다!






불교성지순례를 위해 렌트카를 빌리는 방법으로는

네팔 룸비니 대성석가사를 방문해 사무실에 문의하거나 인도 사르나트 녹야원, 쉬라바스티 천축선원에 계신 한국 스님께 여쭤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것 같다. 아무래도 인도다 보니 믿을만한 곳에서 차량을 대여하고, 그리고 불교성지순례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여야 좋지 않겠는가? 대여하는 차종류와 날짜 그리고 방문하는 지역에 따라 금액이 다르다. 


우리는 5인승 차량으로 7박8일을 대여하기로 했다. 그리고 계약서를 작성할때는 방문하려는 목적지를 정확히 써두는 것이 좋다고해서 보드가야-라즈기르-날란다-바이샬리-께사리야-쿠시나가르-카필라바스투(인도쪽)-스라바스티-사르나트-바라나시를 간다고 영수증에 기록을 했다. 3명이서 21000루피로 계약을 하고, 1인당 7000루피씩 내기로 했다.


우선 계약금을 21000루피내고, 7000루피는 마지막날 정산하기로 했는데... 성지순례 중간에 주유소에 들렸는데 드라이버가 달라고 해서 정산을 해서 줬다. 그리고 혹시나 우리를 버리고 갈까봐 불안했지만... 우리 드라이버는 정말 착한 분이셨다. 마지막에 그 정신없는 고돌리아 길바닥에서 같이 기념사진 찍고, 페이스북 아이디 교환하고 팁 개인당 1000루피씩 챙겨줬다. 정말 고마워했다.


차량 렌트비 지출금액 21000루피 (2014.12.14기준/38만원)



여기에 별도로 생각해야하는 금액이 숙소로 사원을 이용할 경우 보시할 금액과 별도의 숙소 이용료와 식비를 생각해야한다. 또한 성지순례 입장료와 따로 공양할 것이 있다면 그외 지출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기사님 팁을 줘야하는 것도 생각을 하자. 넉넉하게 우리는 20만원정도 쓴다고 생각을 했다. 내 배낭여행 1일 인도여행 경비가 2만원이었기때문에 렌트카로 경비를 쓰고, 나머지 추가금액으로 경비를 해결해야했다. 그래도 안전을 보장받고, 돈을 쓰고 편하게 이동하는거면 꽤나 합리적인 금액인것 같다.





내가 잠시 착각한게 있다면 차를 렌트하면 우리가 직접 운전해야하는걸로 알고 있던 것이였다. "어? 나 국제면허증 없는데..." 걱정 하지말자. 렌트카를 대여하면서 드라이버도 같이 고용을 하게 된다. 인도는 차량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다. 그리고 네비게이션도 없다. 드라이버아저씨는 신기하게 지도도 안보고,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서 찾아가더라. 엄청 신기했다.


우리 드라이버 안누는 바라나시에 사는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 힌두교를 믿는 분이셨다. 영어가 가능한 드라이버를 고용해주셨는데, 별로 이것저것 물어보지 않아서 그의 개인적인 다른 이야기는 잘 모르지만... 그는 엄청 세심하고, 깔끔한 사람이다. 인도사람도 결벽증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안누를 보면서 했다.






바라나시 근교에서 주유먼서 하고 출발. 아마 이 차량도 렌트회사 소속의 차인것 같았다. 기름이 없는 상태로 시작한걸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인도 주유소는 처음와본것 같아서 신기하게 두리번 거렸다. 오토바이 기름넣는 곳이 꽤나 붐볐다. 렌트카를 계약하면서 유류비 및 톨게이트 비용도 함께 계약이 되어있기때문에 따로 지불해야하는 금액은 없었다.





차안의 모습. 뭐가 대롱대롱 달려있는데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다. 

티벳불교의 마니차 모양도 있고, 오른쪽엔 힌두교의 시바신 사진도 있다. 



바라나시에서 보드가야로 가는길은 고속도로가 워낙 길이 잘되어있어서 불편함없이 달렸다. Y언니와 J오빠를 오랜만에 보는거라 나와 떨어져있던 5일간 바라나시에서 무얼 하셨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언니는 오래 머무는거 안좋아한다고 하셨는데, 바라나시는 마음에 드셨던 모양이었다. 다행이다. 나때문에 일정이 늦춰져서 괜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던 터였다.





2014년 12월 14일 11시 28분 휴게소


한참 달리다가 휴게소에 들렸다. 인도도 휴게소가 있구나. 대략 이런분위기? 점심시간이 가까워서 그런지 식사를 위해 앉아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우린 화장실만 들리고 바로 가자고 했다. 그랬더니 식당 스태프분이 따라나오셔서 무서운 눈빛으로 왜 식사 안하냐고 물어오셔서 쫄았다. 안누가 그냥 너희들 맘대로 해도 된다기에 바로 보드가야로 가자고 했다. 우리는 아침식사를 챙겨먹었기때문에 별로 배고프지 않았다.






그리고 밖에 나와 차를 타려고하는데, 옆에 차량에 서양인들이 꽤나 곤란하다는 표정이었다. 어린아이들이 달라붙어서 구걸을 하는 것이였다. 비하르주가 점차 다가옴을 느꼈다. 인도에서도 제일 못산다고 하는 비하르주. 옛날에는 번성했다는 왕국이 왜이리 쇠약해진걸까.


우리가 차에 잽싸게 올라타자, 아이들이 창문을 두들기며 말을 걸어온다. 솔직히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 안전한 방문이 될 수 있을까 싶었던거다.





2014년 12월 14일 13시53분 보드가야 도착


보드가야에 도착했다. 바라나시에서 보드가야까지 차를 타고 4시간이면 올 수 있다. 기차를 타고 올 경우에는 가야에서 내려서 뚝뚝으로 갈아타서 와야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확실히 렌트카가 편하긴 했다. 우리는 바로 숙소를 해결해야할 것 같아서 미리 추천을 받은 미얀마사원으로 찾아갔다. 미얀마사원은 규모가 엄청 큰데, 이 사원에 단체 순례객이 와서 내어줄 수 있는 방이 없다는 거다. 미얀마 스님이 굉장히 미안해 하셨다. 우리가 숙소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오자 안누가 티벳사원에 가보자고해서 대신 다녀왔는데... 티벳사원도 곧 법회가 있어서 내어줄 수 있는 방이 없다고 했다. 여기서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했다.


별다른 방법이 없어서 보드가야에 한국 사원이 있으니 가보기로 했다.





2014년 12월 14일 14시16분 고려사


그리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고려사는 우리를 반겨주셨다. 고려사 입구에 아무리 빵빵대도 문을 안열어줘서 결국 안누가 내려서 직접 문을열고 들어갔다. 고려사 대문 입구에서 한참을 차를 타고 들어가자 건물이 나왔다.





고려사에 계시는 인도인 쉐로스님께서 우리를 맞이해주셨다. 시설이 안좋은데 괜찮겠냐며 걱정스럽게 물어오셨다. 근래에 이렇게 젊은 한국인 학생들이 렌트카를 빌려서 온 일이 없었기때문에 많이 놀라셨다고했다. 도미토리 객실을 보고, 제법 안심을 했다. 트래킹하면서 봤던 롯지들보다 상태는 훌륭했다. 이걸 군대 내무반으로 표현했던 노란색 가이드북은 반성해야한다!!



우리가 방에 들어가 짐을 놓는 사이 안누는 옆 티벳사원에서 크리켓하러 놀러오신 스님들과 같이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놀라운 친화력에 깜짝 놀랐다. 사원안에 크리켓용 경기장이 있는것도 놀라웠고, 크리켓 포지션을 누구나 소화가능하다는 사실이 역시 국민 스포츠타웠다. 우리에게 사원을 소개해주셨던 쉐로스님도 바로 크리켓에 동참하셨다. 신기한 광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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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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