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바라나시여행
판디가트 그림파는 청년
Pandey Ghat
아씨가트에서 점심을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돌아온 판디가트(Pandey Ghat). 전에 없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림을 늘어놓고 판매하는 젊은 청년을 만날 수 있었다. 나와 함께 있던 H양은 그림에 엄청난 관심을 보였다. "언니, 저 바라나시에서 꼭 그림 사갈꺼에요!" 그렇게 힘차게 이야기하더니 쪼르르르 달려가 그림 구경에 나섰다.
마음같아선 커다란 그림을 사고 싶었겠지만, 앞으로 H양의 여행이 한달이나 넘게 남아서 커다란 그림을 배낭 속에 가지고 다니는 것이 불편해서 적당한 크기의 그림을 찾았다. 이 청년의 그림은 거의 대부분 바라나시의 가트 모습을 담은 풍경이었다.
전부 혼자 그린거냐고 물었더니, 자기 친구와 함께 그린 그림들이라 한다. 자기들은 베나레스 힌두대학에서 그림을 그리는 학생이라고 했다. 묘하게 비슷하면서도 조금씩은 표현이 다른 바라나시의 모습이 담긴 그림들이 보였다. 원래 판매하는 그림은 사진을 찍는게 안되지만, H양이 그림을 구입한다고해서 사진촬영을 허락해줬다. 나도 마음같아선 그림을 구입해가고 싶을 정도로
그림을 그린 본인과 인증을 해야한다며, 자신이 고른 그림 누가 그린거냐며 찾아댔다. 계속 그림을 설명해주던 초록색 니트옷을 입은 청년이 그린 그림이였다. 밝은 분위기의 그림이 좋다며 골랐다. 이제 가장 중요한건 가격이었다. H양은 한참을 고민했다. "그림을 가격 매겨 평가하는건 아니잖아요."하면서 청년이 부른 가격 그대로 줄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여행경비도 빠듯한 대학생인데 그런 생각을 하니 참 기특했다. 그래도 내쪽이 아쉬워져서 "얘 학생인데 조금 저렴하게 줄 수 있어?" 라고 물었더니...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답변을 받았다. "나도 학생이야."
H양은 기분좋게 그림을 구입하는 쪽을 선택했다. 결코 그에게 쥐어준 가격이 아깝지 않다며, 분명 그는 더 좋은 캔버스와 물감을 구입해 멋진 그림을 그려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은 듯 했다. 그렇게 바라나시의 즐거운 추억들을 떠올 릴 수 있는 멋진 기념품을 구입한 거 하나만으로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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