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오르차 맛집
오르차 길거리 노점 : 몽키짜이
바라나시에서는 오후에 인도 원두를 사용한 커피를 한잔씩 하곤 했는데, 그걸 안마셨다고 노곤해져서 오르차에 유일하게 기계로 내리는 커피머신이 있는 집이 있다고해서 찾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짜이덕후인 샤이가 '짜이 한잔 하지않을래?' 라고 이야기한 순간 그를 따라가줘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 혼자 돌아다녔으면, 또 H양과 둘이 다녔으면 절대로 가지 않았을것 같은 짜이 노점을 하나 골랐다.
내가 왜 혼자 돌아다니면 이 짜이노점에 오지 않을거라했냐면... 바로 짜이노점 옆에 현지인 아저씨들이 모여 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건 네팔 포카라에 있을때도 보긴 했는데, 오르차에 길거리에 제법 많이 놓여있는 기구였다. 생긴건 포켓볼 같기도 한데, 손으로 칩을 밀어서 하는걸로 보면 알까기같은 느낌도 든다. 룰은 모른다. 아저씨들이 신중히 칩을 쳐내려가는 모습만 슬쩍 구경을 했다. 나름 건전해 보이는 놀이였는데, 아저씨들은 되게 재미있어했다.
중요한건 그게 아니고... 이 집을 우리는 몽키 짜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이유는 짜이아저씨 옆에 원숭이 한마리가 앉아있는거다. 인도 원숭이 만나는건 정말 쉬운 일이긴 한데, 이 원숭이는 집에서 키우는 것 같았다. 진짜 뒷모습 씹덕이였다.ㅋㅋㅋ
시크한 짜이왈라. 담배를 피면서 휙휙 짜이를 끓이기 시작했다.
보통 짜이잔은 투명한 잔에 얇은 모습인데, 커다란 머그컵에 짜이를 담아주셨다. 오르차는 짜이 인심이 훈훈하구만. 그렇게 짜이를 후루룩 마시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샤이가 사진으로 찍어줬다. 샤이는 이 사진을 정말 마음에 들었는지 "내 페이스북에 올려도돼?" 하면서 눈을 반짝였다. 그래... 올려라. 태그는 하지 말고...ㅋㅋㅋ 그렇게해서 우리들의 몽키짜이가 탄생했다.
오르차 길거리노점 짜이 10루피 (2014.12.29기준/200원)
이 집에서 키우는 원숭이를 위해 아저씨가 간식을 던져줬는데, 갑자기 동네에있던 다른 원숭이가 나타나서 뺏어 먹기 시작했다. 아저씨가 원숭이를 때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앉아있는 자체가 되게 웃겼다. 이런거 한국에서는 못해볼 경험이잖아.
더 웃긴건 길가에 걸어가던 흰소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짜이노점 뒤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는거다. 이 집에서 키우는 소인가보다. 저녁때가 되니까 자기 집을 찾아 들어오는 것 같았다. 인도는 언제나 인크레더블이다. 소가 지나가니까 원숭이들 쫄아가지고 움추린 모습도 정말 귀여웠다.
씹덕 원숭이는 알고보니 남자였나보다. 나중에 새끼를 안고온 어미 원숭이가 있었는데, 쪼르르 오더니 같이 앉아있다.
짜이 마시고 나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오르차 우체국에 들렀다. 바라나시에서는 다 팔려서 없다는 우표를 여기는 판매를 하고 있었다. 늦었지만 한국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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