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 오르차여행

잔시역 : 아그라로 가는 기차





2014년 12월 31일 14시 47분 잔시역


오매불망 4번플랫폼에 주저 앉아 기다리던 기차가 왔다. 12시 5분에 도착 예정이었던 열차번호 18237 CHATTISGARH EXP 기차가 3시간 연착되어 플랫폼에 들어선 것이다. 인도 중부지역의 빌라스푸르에서 출발해 하루를 꼬박달려 잔시와 아그라를 지난뒤 암리차르까지 떠나는 긴 여정의 열차다. 앞으로 4시간 가량 달려 우리를 아그라에 떨궈줄 기차.






내가 타야하는 열차가 슬리퍼 10의 22번 좌석이었다. H양은 다른 슬리퍼 객차에 샤이는 제너럴티켓을 구입해서 각각 다른 칸에 올라타게 되었다. 아그라 칸트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져야했다.







내가 탄 기차칸. 기차가 연착되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먼저 올라탄 부부가 짐정리 중이라서 잠시 기다렸다가 이동.





헐. 내가 앉아야할 자리에 땅콩 폭격이 있었다. 뭐 이정도면 양호하지. 발로 슥슥 쓸고, 배낭을 잘 쑤셔넣고 자물쇠로 묶었다. 나말고 사람들이 안타는줄 알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빼곡히 올라타던 사람들. 결국 한가득 사람들과 함께 아그라로 향했다.





이건 기차 출발하기전에 짜이파는 청년이 지나가길래 주문했다. 이번에 짜이를 주문했더니 쿠키도 같이 주네?

하지만 직접 끓인 짜이가 아니라 티백짜이라 맛은 별로였다.



잔시역 짜이 + 쿠키 10루피 (2014.12.31기준/200원)





내 앞에 앉은 아주머니는 이렇게 누워서 한참을 가시다가 사람들이 올라타자 쭈구려 앉으셨다.




2014년 12월 31일 17시 34분 기차안 


기차안에서 영화 <카트>를 보았다. 마트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라 한참을 우울하게 영화를 보았다. 마지막에 소방차 물로 물뿌리는데 절정에 달해서 눈물이 차올랐는데, 나를 물끄러미 보닌 인도인 아저씨들때문에 눈물도 흘리지 못했다. 영화보고 기운빠져서 배가고팠는데, 마침 지나가던 사모사 판매하는 아저씨가 있어서 샀다.


기차안 사모사 2개 20루피 (2014.12.31기준/400원)



오르차에서 템플뷰게스트하우스 옆에서 팔던 상점의 사모사보다는 맛이 좋았다. 하지만 그림이 좀 오래된듯해서 겉이 너무 누렇다는게 좀 아쉽긴했다. 사모사랑 같이 찍어먹는 소스가 케찹같은 맛이 났다. 사모사 소스도 지역마다 다른모양이다. 이거 먹고나니 더 배고파졌다. 샤이는 잘 있을까... H양은 뭐하고 있을까...





결국 궁금해서 다른 객차에 있는 H양은 만나러 갔다. SONAGIR라는 역을 지날즘에 H양을 찾아갔다고 쓰여있는데, 가는 길에 신기한 객차가 있었다. 바로 도시락을 만드는 식당칸이었는데, 아저씨가 사진찍었다고 되게 뭐라했다. 찍으면 안되는 모양이었다. 미안하다고 이야길하고 머쓱해져서 지나쳤다. H양에게 잘있냐고 물어보니, 너무나 멀쩡하게 책읽고 있길래 인사만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거기도 엉덩이 비빌틈 없이 전부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현지인들때문에 눈치가 보였다.




2014년 12월 31일 20시 54분 아그라 칸트역


으아... 원래 16시 도착 예정이었던 아그라에 거의 밤 9시 다되어 도착했다. 딱 3시간 연착된 것 만큼 까먹고 기차는 달려왔다. 일부러 해지기전에 도착하는 시간대로 골라 기차예약을 했는데, 연착되는거 생각해서 기차 예매를 해야한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





정신없는 아그라칸트역. 배낭매고 지나가다가 바닥에 앉아서 동영상 보고있는 한국인 여행객이 있길래 "어~ 한국 분이시다."말했더니 고개를 휙 드셨다. 손에 프렌즈 인도책을 꼭 쥐고 계셔서 못알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스냅백에 뿔테안경. 삼성 스마트폰. 빼박 한국인이지뭐. 이분이 동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인도인분들이 둘러서서 같이 영상을 보고있길래 그 모습이 웃겼다.





아그라칸트역.

샤이가 내일 푸쉬카르로 가는 기차를 타야해서 지금 기차티켓을 사러 가자고했다. 아까 잔시역에서 구입할 수 있었는데, 나때문에 구입하지 못했으니 이정도는 양보해 줘야했다. 아그라포트역에서 아즈메르로 가는 기차티켓을 구입한다고 했다.





이 시간에도 기차티켓예약사무소가 열려있을 줄이야. 아그라칸트역을 정면으로 보고 왼쪽 끝으로 가면 있다.





H양과 나와의 일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샤이.





2014년 12월 31일 21시 25분 오토릭샤타고 숙소가기


솔직히 샤이와 이렇게 계속 같이 다니게 될줄 몰랐는데, 오늘이 함께하는 마지막밤이 되었다. 내일이면 우리와 함께하던 샤이는 푸쉬카르로 떠날테고, 나와 H양은 아직 다른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이날은 2014년의 마지막 밤이며, 우리는 행복한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이미 바라나시에서 아그라에 혼자 오게될줄 알았던 나는 미리 숙소를 예약했다. 아무래도 마지막날이니 숙소 구하기 힘들거란 생각에서였다. 이렇게 일행이 있을줄 몰랐으니 결정한 일이었는데, 샤이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자기는 가려던 숙소가 있었는데, 우리가 다른 숙소로 예약했다고 하니 난감해했다. 왜냐면 같이 오토릭샤를 쉐어할 생각에서 였겠지... 아무튼 우리는 이렇게 삐걱이기 시작했다.


아그라 오토릭샤 아그라 칸트역 - 조스텔 아그라 100루피 (2014.12.31기준/협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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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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