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뮤지컬이란 장르는 나와 맞지 않는건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정말 오랜만에 내돈주고 예매하여 보러갔던 관람이었으나 잔혹한 이발사의 이야기는 역시나 이해하기 힘들었고,, 기대했던 화려함보다는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만족해야했던 뮤지컬 [스위니토드 : Sweeney Todd (2016)]을 본 후기다.


아무래도 뮤지컬이란 장르는 뮤덕내공이 부족한 관계로 잘 모르는 관계로 내 입장에서보면 '영화를 보는 편이 더 낫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다. 배우의 생생한 연기를 느끼기에는 극의 흐름에 몰입을 제대로 못한 부분도 있고. 어쨌거나 스위니토드의 생애를 이해하기엔 내용이 너무 난해하지 않은가? 


선량한 이발사였던 벤자민 파커는 자신의 아름다운 아내를 탐냈던 터핀판사에 의해 15년간 런던에서 추방당한다. 아내와 딸을 되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스위니 토드라는 이름으로  이발소를 운영하며 터핀 판사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이야기다. 그의 조력자로 이발소 아랫층에 사는 러빗부인이 등장하게 되고, 스위니토드의 이발소와 더불어 갑자기 맛있어진 파이가게는 손님들이 끓이질 않는데... 그 이유가 사람의 인육으로 만든거라니! 대략 이 내용을 알고 뮤지컬을 보았을때 준비된 반전은 그다지 충격적이진 않았다. 예상했던 그대로랄까... 다만 영화로 한번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뮤지컬 스위니토드의 공연장은 국내최초의 뮤지컬 전용극장인 샤롯데씨어터(charlottetheater)로 1200석 규모다. 처음가보는 길이라 롯데백화점안으로 가로질러 갈 수 있다고 하던데 길을 헤맬것 같아서 잠실역 3번출구로 나와서 너구리동상을 지나 오른쪽길로 찾아갔다. 현재 공사중이라 주변이 많이 어수선하다. 올해 4월쯤에 벚꽃보러 석촌호수 왔을때 이길을 지났던것 같은데... 이날의 날씨는 쾌청이다.







샤롯데씨어터 입구. 친절하게 직원분이 문을 열어주시더라;;

그냥 회전문으로 들어가려고했는데 친히 열어주시기에 입구로 총총...

 





티켓은 R석 직장인할인 20% 적용해서 구매를 했던터라 티켓 교환하는 곳에서 명함을 내밀어 확인한 뒤에 받았다. 뒤늦게 예매했던터라 겨우 비어있는 자리를 예매해서 그다지 좋은 좌석은 아니였다. 샤롯데씨어터는 모든 좌석이 다 괜찮다고 하던데 내가 앉은 R석의 오른쪽 사이드 끝에서는 러빗부인이 벤자민 파커의 은세공된 가위를 꺼내주는 장면에서 시야제한이 있었다. 대사는 들리는데, 갑자기 무대 오른쪽끝으로 사라졌다가 등장하는 것처럼 보였기때문이다. 실제로는 무대위에서 먼지에 쌓였던 가위가 든 상자를 꺼내는 모습을 연기를 했을텐데. 그리고 러빗부인의 오븐의 정체가 나오는 부분에서도 시야제한이 있었다. 대신 왼편에 드러난 붉은 조명과 그림자를 볼 수 있었지.



스위니토드 R석 120000원 - 20% 할인 = 96000원 (2016.6.21 예매기준)









티켓교환하고 남은 시간은 로비를 구경했다. 포토존으로 준비 된 곳에선 기념촬영 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MD구경을 했는데, 가장 많이 구매하는 상품은 프로그램북으로 준비된 레시피북이었다. 러빗부인의 파이가게의 레시피가 담겨있을 것 같은 디자인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2층에 올라가면 샘플북으로 준비된 내용을 살펴볼 수 있었는데, 넘버의 가사들이 적혀있어서 많이 구입을 하는것 같았다. 


 







내가 본 회차의 스위니토드는 조승우 배우였다. 2006년 지킬앤 하이드 하이라이트 영상을 본게 엊그제 같은데 그의 연기를 실제로 보게 되다니. 이게 서울라이프의 낛이구나. 언제 볼 기회가 있겠냐 싶어서 예매버튼을 눌렀을때 빈 자리가 있길래 구매했다. 역시 뮤지컬계의 스타답게 그의 공연의 VIP좌석을 예매하기란 정말 어렵다고 했다. 역시 나도 비어있는 빈자리를 예매했을뿐. 근데 그 자리가 왜 비어있는지는 납득이 되었다.


실제로 본 그의 연기는 훨씬 대단했다. 대사 전달이며, 노래까지 정말 흠잡을 곳이 없구나. 특히 러빗부인과 파이에 관한 대사를 나누는데, 신혼부부의 파이는 뭔가 부족하다고 들어가야하는 또 한가지 재료로 '아이러브유'를 꼽았을 때는 갑자기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능청능청.


들어는 봤나 스위니토드.






일부러 조승우 & 옥주현 회차로 골랐다. 아무래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졌기에 한번 봐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이가게 여주인 러빗부인 역인데, 야한농담도 서슴없이 내뱉는 여인의 모습이다. 스위니 토드의 사랑을 받기 위한 애정이라던지 토비아스의 엄마와 같은 마음을 전달 받는건 좀 어색한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사 전달 받는데엔 정말 또랑한 소리가 일품이었다. 마지막에 커튼콜 인사할때의 표정이 정말 멋져보였다. 진짜 내가 알던 핑클의 옥주현이 아니라 뮤지컬 배우였다.






터핀 판사역의 서영주 배우. 욕정으로 가득한 비열한 판사. 입양한 수양딸을 아내로 삼으려는 부도덕함의 정점. 상의 탈의를 한 채로 채찍을 때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경악이었다.





안소니와 조안나. 키스해~~ 밖에 생각이 안난다. 






토비아스역의 김성철 배우. 러빗부인과 어머니같은 마음을 느껴야하는데 뭔가 불륜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지하실에 갇혀서 파이만드는 법을 배우는 모습은 순진해도 저렇게 순진할까 싶고. 





실망스러웠던건 역시 단조로운 무대연출이었다. 극의 화려함을 기대했던 나에겐 배우의 연기로 커버치기엔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소름끼치는 칠판 긁는 소리같은게 공연 시작하자마자 들리는데 마음의 준비없이 시작되어서 너무 놀랐다. 그리고 3층짜리 무대구성에 어느곳에 시선을 줘야할지 모르는 방황하는 나의 동공. 결국 나중엔 스위니 토드를 계속 쫓고 있었다. 무대를 표현하면 미니멀하다고 하겠으나, 뭔가 답답해 보였다. 나중에 공연끝나고 화이트톤으로 보여지는 무대를 봤을때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너무 신경 안쓴거 아닌가 싶은....



인터미션때 화장실을 나가는데 여자화장실은 롯데월드 아틀란티스 대기줄급이다. 진짜 일찍 나가지 않으면 20분안에 화장실을 들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로비에서 계단까지 이어지는 여자화장실 대기줄을 보고 있노라니 이곳이 잠실이 맞구나 싶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공연끝나자마자 밖으로 뛰어나가는 여자들때문에 두번 놀랐다. 왜 뛰어가나 했더니 배우 퇴근길 보려고 그런거라나... 암튼 공연관람은 만족도는 쫌 부족했다. 아무래도 극내용이 감동포인트가 없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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