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7시30분에 1등으로(?). 스크램블에그굿. 베이컨은 역시 짜다. 저 동그란 초록색 열매가 무엇인지 먹을때는 몰랐는데 깔라만시라고 레몬보다 비타민 C가 100배이상 들어있다는 상크미 열매였다. 이걸 뿌려서 먹으면 고기의 비릿맛을 없앨 수 있다고 하더라. 코코넛맛 요플레를 먹었는데 열매가 오돌도돌 씹힌다. 필리핀도 커피원산지로 유명한데, 블랙 커피맛을 도저히 못먹겠어서 우유를 탔더니 좀 낫더라.




9시부터 강의가 시작되었다. 커뮤니케이션스킬이 이어졌다. 역시 이론을 이야기할때는 지친다. 잠시 안듣고 딴청을 부릴즈음이면 용케 학생들을 부르셔서 시키신다. 다행이도 자리가 좋은건지 아직 걸리지는 않았지만...나를 위해서도 발표를 하는데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두렵웠다.
 

첫 이론은 한시간 반동안 언어와 몸짓표현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는데, 30분 쉬는 시간 후에 밖에서 단체로 실습을 하자고하신다. 쉬는 시간동안 방으로 돌아왔는데 청소하시다가 우리가 들어오니, 아주머니 3분께서 밖에서 기다리셨다. 30분을;; 죄송해유. 그리고 강의 들으러 다시 가니, 어제와는 다른 그룹을 만들어서 밖으로 나가자고 하셨다. 와... 덥다. 오전인데도 그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벌써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언어로 전달해서 문장을 외우는거였는데, 나는 단어 많이 암기하는건줄 알았다.
졸타와 크리스챤이 같은 팀이 되었는데, 마치 명절특집 외국인과 함께하는 퀴즈쇼같았다. 서로 의사소통이 잘 안맞아서 다르게 생각하고 전달하는게 굉장히 재밌는거다. 다른 팀들은 점수를 많이 얻어갔지만 우리는 웃음을 많이 얻어갔다.
 


 

두번째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거였는데 크리스챤이 나보고 맨 마지막에 맞추라는 거다. 이봐, 함정은 너희들이었다고! 분명 첫사람 하는걸 엿봤을땐 개와 고양이가 등장했는데 내 순서가 되었을땐 고양이가 쥐를 먹고 있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등장했다. 대체 뭐라고 설명이 지나간거지? 정답은 고양이가 쥐를 잡는 모습을 보고 창밖에 있던 강아지가 짖었다.였다. 우리조는... 어떤 문제가 있던 걸까?ㅋㅋㅋ




 

핫한 오전시간이 지나고 금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평소에 먹지도 않던 아침을 챙겨먹으니까 점심시간이 그리 배고프진 않다. 점심메뉴를 보자마자 느끼는건데 쌈싸먹으라고 상추와 쌈장, 그리고 김치가 등장했다. 아무래도 배려를 해준것 같다. 첫날 같이 점심먹을때 너희들 항상 쌀밥먹냐고 물었고 김치를 먹냐고 묻고 이런 내용들을 반영해준것 같다. 그냥 양식 좋아한다고 이야기할껄 그랬나 후회한다며 다들 ㅋㅋㅋ 떡볶이 비슷한 음식이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어묵볶이라 이야기 해야겠다. 떡볶이에서 닭볶음탕 맛이 느껴졌다. 고추장은 한국것이 최고다. 그리고 미역국인줄 알고 가져왔는데 나뭇잎이 동동 들어간 새로운 국이었다. 아.. 국은 역시 입맛에 안맞는다. 밥을 맛있게 먹어서 그런지 불편함이 없다.



 

밥먹고 여유시간을 많이 주어서 친구들은 '해를 품은 달 9화'를 보기 시작하고, 나는 오늘 저녁에 간다는 메가몰에 대해서 조사를 했다. 그리고 망고 썰어달라고 땡깡. 냉장고에 과일을 넣어주셨는데 그중 망고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서 망고가 첨가된 다른 제품만 먹어보았지 망고자체를 먹어본적이 없다. 친구 R양이 능숙하게 망고를 썰어주었다. 맛있긔~~ 저녁에 갈 메가몰은 블로그에 글을 정리해놓은 한국인이 많지 않다. 메가몰도 그 크기가 엄청 커서 둘러보기 어려워보이던데... 인터넷 서핑을 마치고 오후 강의 시간이 되었다.



오후에 시작한 강의는 악수하는 비지니스 예의를 배웠는데 꾸벅 꾸벅 졸았다. 아니.. 뭘했다고 피곤한거야. 비장의 과일음료도 마시면서 잠을 깨워보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P.TJ는 학생들을 일으켜 세워서 손수 악수를 하며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잠시 쉬는 시간에 간식으로 먹는 빵을 하나 가지고 올라왔다. Red Ribon 이라고 쓰여진 빵인데... 오후에 메가몰에 갔을때 똑같은 매장을 봤다. 알고보니 20~30p 정도의 프렌차이즈 빵이었다. 오... 맛있던데? 우리를 위해서 배려를 해주는구나 싶다.



 

오늘의 마지막 시간엔 영어 메모작성, 영어 이메일 작성, 영어 커버레터와 이력서를 작성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큰 시련을 주셨다. 4개를 내일까지 써오라는거다. 와, 그냥 쓰면 뚝딱 나오는것 처럼...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었다. 넷북을 가져와서 내 PC로 글을 쓰는데 굳이 컴퓨터실에서 사람들과 같이 쓸 필요가 없어 보이는거다. 그래서 냉큼 방으로 갔는데 나만 돌아온 상태였다. 그래도 모니터 화면을 끄적이고 있을때 친구들 등장. 







 
6시까지 모여서 메가몰로 이동한다고 한다. 처음으로 CPSC가 아닌 바깥을 밟아보는 순간이다.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한번도 다른 곳을 간적이 없다. 피곤하기도 했고, 덥기도하고 나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친절하게 첫날은 버스로 다같이 이동을 했다. 씨티은행에 가야하냐고 물어보더니 데려다 준다는거다. 와.. 대박 친절하다며!!! 내가 메가몰 근처에 씨티은행 ATM기 위치를 지도로 확인했는데, 실제로 도착해보니 메가몰 규모가 굉장히 커서 ATM기까지 걸어가는 길이 멀더라. 24시간 운영하는 씨티은행까지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이들도 퇴근시간이 되었는지 도로에 차들이 한가득이었다. 고가도로를 올라가는데 모습은 서울과 다를바 없었다.




 

씨티은행에 도착해서 ATM기에 버튼을 눌렀는데 계좌번호를 입력하라는거다. 헐. 계좌번호는 몰라. 카드만 가져왔다. 그래서 카드를 먼저 넣었는데... 한국어 안내 등장!!! 굉장히 친절한 ATM기였다. 카드를 넣고 당좌성예금에서 인출하기를 눌렀다. ATM기가 100,500페소가 나오는게 있고 500,1000페소가 나오는 ATM기가 따로 있다.

다행이 내가 선 ATM기가 그나마 소액권을 내뱉은 ATM기였다. 은행에 가드가 4명이나 있는데, 우리에게 사진찍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다. 이미 찍어버렸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블로그에 ATM기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올려놓지 않는 거였구나. 방법이 꽤 쉬워서 다행이다.

10000페소를 출금하는데 26만원 나왔다. 출금 수수료 1달러가 나오고 꽤... 만족스러운 출금이었다. 돈을 챙겨서 메가몰로 향하는데 로빈슨마트 등장에 여기가 더 좋아보인다고 ㅋㅋㅋ 나중에 택시타고 와봐야겠다. 그런데 마트마다 택시타는 줄이 굉장히 길어서 넉넉하게 생각해야 할것 같다.






메가몰 A입구에 도착해서 바로 관광객모드로 돌입. 1층에 토니모리가 있길래 놀랐다. 그래도 한국에서 수입하는 거라고 한국보다는 더 비싸더라. 그래도 피부에 안맞으면 여기서 사야겠다며 이야기를 나눴다. 메가몰 4층으로 올라갔는데 별반 소득이 없어서 가드에게 식당많은데 물어보니 푸드코트를 알려주더라. 그냥 엘레베이터 타고 1층 내려가는데 우리가 엘레베이터 끝에 타고 있는데 사람들이 다 우리를 피하고 공간을 남겨둔다. 우리가 무슨 병이 있는것처럼. 와...; 우리가 싫은 건가.ㅋㅋㅋㅋㅋㅋ  엘레베이터엔 갤럭시폰 광고가 그려져있고, 1층에서는 기아자동차 시승회가 열리고 있고, 정말 한국 같은 느낌이었다.





레스토랑 같은데 가도 되는데 일행과 함께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먹자며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푸드코트를 선택했다.
지하 1층에 푸드코트가 있는데 INASAK JOE라는 식당이 눈에 띄더라. Mang INASAL이라는 식당이 유명해서 가보려고 했는데 그런 비슷한 식당이 아닐까 생각했다.





BBQ SPECIAL이라고 쓰여진 음식을 주문했다. 89P.

 



맛있게 먹었으니 메가몰 구경! 이라하는데 다른 일행들을 곳곳에서 마주친다. 한국같다... 맥도날드 지나자 애들이 아이스크림먹자며 사는데, 어딜가나 같은 맛을 내는 역시 맥도날드. 





그렇게 남은 시간동안 메가몰A에서만 뱅글뱅글 돌면서 모자와 샌들, 머리끈을 사기로한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지만 그다지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어서 구입하지 않았는데 친구 Y양은 머리끈이 급하다고 결국 이곳에서 검정 머리끈을 구입했다. 필리핀에서 산 중국산 머리끈.ㅋㅋㅋㅋㅋ
모자는 도저히 못고르겠어서 슈퍼마켓에 들러 산미구엘이나 사가자며 고고.





메가몰 A쪽에 있는 슈퍼마켓 입구다. 1층 오른쪽 끝편에 위치해있다.




 

맥주코너에 다양한 술이 있지는 않았다. 산미구엘만 여러 종류로 있는데 가장 가벼워 보이는 LIGHT로 골랐다. (31.5P) 자세히 읽어보니 저칼로리더라. 5%.






 미리 사는게 좋을것 같다며 건망고 7D를 구입했는데 가격표에선 64P정도인줄 알고 집었더니 124.5P였다. 계산할때 금액이 갑자기 올라가길래 놀랐다.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하긴 하지만, 요샌 소셜커머스에서 건망고 팔때도 3000원대던데... 구지 여기서 살 필요가 있었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면세점에서 파는 건망고가 더 저렴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4개나 사버렸으니... 아몰라. 이미 사버린거 잊자.
(+ 면세점 가니 더 비싸더라. 히히. 슈퍼에서 사길 잘함.)

 

9시에 메가몰A입구에 모여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여기서 시련이 있었으니... 이력서 쓰는 과제에 정신이 팔려서 오자마자 씻고 컴퓨터로 타이핑하는 동안 까맣게 몰랐다. 나의 핸드폰이 어디로 갔는 지를. 대충 워드파일 저장해놓고 산미구엘 맥주와 과자를 씹어먹는데 핸드폰!!! 생각이 나는거다. 없다. 없다 없다. 캐리어를 다 뜯어서 짐을 찾아봐도 없다. 없다. 없다.

패닉.
 

바로 인터넷 접속해서 분실시 대처법등을 확인하는데, 내가 한국에서 발신수신 모두 정지를 하고 왔기 때문에 스마트폰키퍼(핸드폰보험)도 적용이 안될 뿐더러 지금 다른핸드폰으로 전화해서 울리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더군다가 와이파이 잡아서 연락하려고 해도,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해제된 곳에서만 울리는 상황이었다. 나는 잃어버렸다. 라고 단정 짓게 되었다. 어디 찾을 방법이 없는거다.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생각했다.
어디서 잃어버린거지?

 

메가몰에 나올때까지 환율계산하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잃어버린 시간이라면 버스를 타러갈때와 버스안. 그리고 내려서다. 버스안에 분명 있을 것 같다는데 중점을 두고 1층에있는 가드에게 상황을 알리기로 했다. 당황해서 영어를 못하니 친구가 이야기하는데 도와주었다. 가드 말로는 우리가 버스에서 내렸을때 자리 확인했을때 아무것도 나온게 없다고 했다. 그러냐며... 노란색 핸드폰이니까 나오면 연락달라고 부탁했다.

 

방에 돌아와서 또 다시 패닉. 내일까지 써야하는 과제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어디갔을까. 내 위약금은 얼마고 할부금은 얼마나왔지? 기기변경을 해서 임시방편으로 쓰다가 폰을 찾을 확률은?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 아.. 눈물한방울 나오지 않는다. 그냥 머리가 뱅글 뱅글.  떠나기전에 엄마가 너 분명 뭐하나 잃어버리고 올꺼야! 라고 했던 생각이 들더라. 아아아아ㅏㅇ아ㅏ아...

침대에서 생각하다가 지쳐 잠들었다.  흐엉. 둘째날의 핫한시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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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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