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207


 

8시에 출발한다고해서 부랴부랴 일어나서 씻고 조식을 먹고 알차에 내려갔더니 버스 1등이다. 역시. 그리고 역시나 9시에 출발한다고 알고있던 다른 일행들 덕분에 30분이 늦어져 출발을 하였다.


 

 
도요타 공장 두번째 방문하는 날인데 역시 가는데 1시간 걸렸다. 가는 동안 어제와는 달리 너무 피곤했다. 그래도 지루한 시간을 달래보겠다고 [사명과 영혼의 경계]라는 일본 토요드라마를 보았는데 금새 지루해져서 졸렸다. 눈을 감았다 떴더니 도요타공장에 도착해있었다. 모두들 조용히 잠들어서 온 모양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도요타 모자를쓰고 트레이닝 센터로 들어갔다. 서있는 순서대로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각자의 파트로 이동했다. 내가 배정받은 곳은 1층의 로지스틱파트였다. 도요타의 로지스틱체계에 대해서 배우는건데 역시 가장 중요한건 KANBAN 이다. 이론으로만 배웠지 실제 KANBAN 시스템에 대해서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실제로 KANBAN형식도 보고 실제로 자동차를 만드는 것 처럼 부품을 셋팅해볼 수 있는 체험을 하였다.

 

굉장히 체계적으로 설계가 되어있고 그 메뉴얼을 따라하게 되어있다. 우리가 트레이닝 받는 센터에도 실제로 공장에 투입될 분들이 교육중이었다. 같은 시스템을 우리는 웃으며 배웠지만, 그분들은 굉장히 진지하게 배우셨다. 그리고 가르치시는 분들도 우리에겐 친절하시지만, 엄하게 가르치시는것 같았다.






늦게 도착했는데, 11시가 되자 점심시간이라고 식당으로 향했다. 어제 한번 밥을 먹었더니 그다지 식욕이 땡기지 않았는데 간식으로 준비된 머핀과 사이다를 먹으라고 주셔서 그걸 대신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신나게 까만색 머핀을 골라서 한입 베어 물었는데 이게 왠걸. 페퍼민트.. 박하향이 나는 까만 머핀 본적이 있는가? 이곳은 보이는 비쥬얼과는 다른 맛이 나는 음식들이 참 많은것 같다. 그래도 꾸역꾸역 먹어보겠다고 입에 쑤셔넣다가 포기했다.




아침에 조식으로 나왔던 오렌지를 까먹는걸로 마무리 하려고 했다. 하지만 오렌지는 아니고 중국 귤이라고 하는데 과일 먹을때마다 씨가 장난아니게 들었다.





나온 씨앗을 한국으로 밀반입해서 키워보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살아있는 문익점이 이런것인가.




09아이들은 도요타 식당의 맛없음을 승화해서 빵집에서 빵을 사오기에 이르렀다. 브라우니 뺏어먹어보니 쫄긧하더군. 




다시 오후가 되자 로지스틱파트에 돌아갔는데 이미 오전에 체험한것으로 충분해서 2층으로 올라가라고 하셨다. 2층에서 페인팅 하는것을 배우라고 하셨는데 앞조에서 끝나지 않아 밖에서 기다리다가 안끝나서 다른 조 하는 것들을 구경했다. 다른 조에서는 웰딩, 퀄리티체크, 어셈블리 등을 하고 있었다. 우리조만 잉여잉여 수다떨고 있으니까 크리스챤이와서 한국어로 말하지말고 혀를 굴리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하셨다. 영어로 이야기하라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어만 쓰면 우린 분명 조용히 할것 같다고 농담을 건넸지만 정말 진지하게 충고한듯 싶었다. ^^: 어셈블리라인에서는 볼트를 조이거나 그런 일들을 해서 손가락 운동하는 워밍업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었는데, '미네소타'라고 하는 동그란것을 뒤집어 넣는 게임같은 도구를 이용했다. 생각 보다 어려웠다. 누가더 말을 빨리 뒤집나 하는 게임과 비슷했던것 같다. 그리고 골프공 2개를 한손에 잡아서 굴리는 연습을 하고 밧줄을 8번 감는 연습, 그리고 볼트를 5개를 감으로 집어내는 연습. 손가락을 움직이는 연습을 많이 했다. 공장에 바로 투입되는 노동자에게 필요한 연습 다웠다. 우리 옆에서 진지하게 배우던 트레이너는 1분안에 볼트와 너트를 박는 작업을 하는데 최고 기록이 30개였다. 1분안에 빠르게 작업해야하는거라 긴장을 많이 하시는것 같았다. 우리는 신나게 하다가 금새 지쳐서 페인팅 언제하는지 기다리다가 더워서 1층으로 내려왔다. 다른조들은 무언가 분주히 배우고 있는데 우리는 잉여가 된것 같았다. 데일리다이어리 작성하라고 해서 그거에 대해 토론하다가 다들 피곤해져서 누워버렸다.




오늘의 저녁은 어제 못간 이스트우드 또 가달라고 했는데, 누발리라는 곳에 간다고 하셨다. 여기는 왠 새로운 장소인가? 필리핀의 돈많은 사람들이 놀러가는 곳이라 하셨다. 가보니 호수에서 보트를 탈 수도 있고, 조깅코스와 자전거 코스가 잘 갖추어진 곳이었다. 그런데 식당가는 다 비싸서 메뉴고르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다. 바베큐요리와 일식집 둘중에서 고민하다가 주사위 던지기 어플로 숫자가 많이 나오는 사람 의견을 따르자고 했는데 R양이 제일 높은 숫자가 나와서 그녀가 주장하는 대로 TOMO TOMO라는 일식 레스토랑에 갔다.

 

저녁은 성공했다고 뿌듯하게 나왔다. 저 멀리서 오빠들 무리가 신이나 보여서 봤더니 이곳에 놀러온 대학생들에게 인기투표를 하셨다고 한다. 슈퍼주니어의 예성을 닮은 오빠가 1등을 했다는데 내가 봤을땐 전혀 닮지 않았는데, 눈매같은게 한국사람 다워서 매력이 있었나보다. 꼴등한 오빠가 모자 벗고 다시하자고 ㅋㅋㅋㅋ 어딜가나 인기투표하실 기세였다. 여자애들도 우리도 해볼까 했는데 갑자기 무섭다고...ㅋㅋㅋㅋㅋㅋ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지.

 

 

6시에 바로 마닐라로 향하는데 차가 엄청나게 밀리는거다. 여긴 도요타 가면서 맨날 보던곳인데 공동묘지였다. 두둥.  1시간걸리던 거리를 2시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 버스안에서 쫑알 쫑알 떠들고 낱말맞추기 퀴즈를 풀어제꼈다. 다들 피곤해서 자고 있는데 나는 쌩쌩하게 퀴즈나 풀고 있다니. *계 라는 낱말에서 풀지 못해서 기어코 기숙사에서 와서 검색해보니 핑계였다. 어찌나 생각이 안나는 단어였는지...  데일리다이어리 쓰는거에 스트레스 받아서 엄청 하기 싫어 죽는줄 알았다. 내가 개인적으로 쓰는 일기도 있고, 블로그용 파일도 있고, 또 영어로 쓰는 데일리다이어리는 내게 3중고를 주기 충분하다. 힘들다. 으헝헝.

 

아, 필리핀 세부에서 지진났다고 현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다. 나같으면 되게 걱정될텐데 다들 시큰둥한 반응이 의외였다.


 

그리고 내가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방에 있던 애들이 바퀴벌레가 나타났다고 난리가 난거다. 씻고 나와서 안경을 쓰고 보니 왕따시만한 바퀴벌레같은게 소파위를 막 기어다니는거다. 정말 놀래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어떻하냐고 하는데 R양이 주방에 계시던 MAMA를 불렀다. 그러다 손으로 덥썩 잡으시는거다. 으악!!!
정말 깜짝 놀랐다. 저렇게 큰 벌레를 덥썩 잡다니. 바퀴벌레가 아니라 여기에 사는 곤충같기도 한데 내 눈에는 바퀴벌레처럼 보여서 소파에 더이상 앉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자는 동안 방안에 기어다닐걸 생각하니 도저히 ;;; 아.. 필리핀 이상해. 우리방에서만 벌레가 나오는걸까?

 

내일 아침에도 왠지 목이 아플것 같다.

블로그 이미지

silverly

행복한 식도락가를 꿈꿉니다! By.silverly(실버리)

,